AI 훈풍에 첨단기술분야 호황…내년도 핵심동력 R.E.D

[더팩트ㅣ유연석 기자] 내년 한국 산업계 기상도는 인공지능(AI) 열풍에 올라탄 첨단기술 분야는 호황을 누리는 반면 중국의 저가 공세와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장벽에 막힌 기초 소재 산업은 불황이 전망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4일 11개 주요 업종별 협회와 공동으로 분석해 발표한 2026년 산업기상도 전망을 조사한 결과를 밝혔다. 반도체·디스플레이는 '맑음', 배터리·자동차·바이오·조선·섬유패션은 '대체로 맑음', 기계·석유화학·철강·건설은 흐림으로 분류됐다.
대한상의는 2026년 병오년(붉은 말의 해)을 이끌 핵심 동력으로 램(Ram), 에너지저장장치(ESS), 디스플레이(Display)의 앞 글자를 딴 'R.E.D' 업종을 꼽았다.
반도체 수출은 올해보다 9.1% 증가한 1800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추산됐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AI 인프라 투자 경쟁이 격화되면서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 등 주요 기업들이 2026년에만 1000억달러 이상을 쏟아부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부가가치 메모리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다.
디스플레이도 AI 기능이 탑재된 전자기기의 사양 고급화와 전력 효율이 높은 OLED 패널 수요 증가로 수출이 3.9% 늘어날 것으로 관측됐다. 특히 확장현실(XR) 시장 확대에 따라 내년도 글로벌 OLED 출하량이 각각 83.3%, 238.5%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배터리 업계는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 급증에 따른 ESS 수요가 늘며 대체로 긍정적인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중국 배터리 기업들이 비중국 시장에서도 점유율 46.5%를 기록하며 한국(38.7%)을 처음으로 추월하는 등 중국의 거센 추격은 최대 위협 요인으로 지목됐다.
자동차 산업도 긍정적인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는 현대차와 기아의 국내 전기차 전용 공장이 본격 가동되며 생산과 수출 모두 소폭 상승할 전망이다. 조선업 또한 친환경 선박 교체 수요와 미국발 LNG 프로젝트에 힘입어 수출이 8.6%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바이오업종은 최근 국내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대규모 설비 가동 본격화와 미국 생물보안법 반사이익이 맞물려 대형 위탁계약 체결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조선산업은 LNG운반선, 컨테이너선을 중심으로 한 수출 지속에 힘입어 내년 수출은 올해 대비 8.6% 증가한 339.2억 달러로 잠정 집계됐다.
반면 석유화학은 중국발 공급 과잉과 저유가 직격탄을 맞아 수출이 6.1% 감소할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최근 사업구조 재편 확대에 따른 가동률 회복세 전환, 글로벌 석유화학 설비 폐쇄 움직임으로 공급과잉이 다소 완화될 전망이다.
철강은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수입 규제 강화로 수출 감소가 불가피하며 기계 산업 역시 관세 폭탄 우려로 수출이 3.7% 하락할 것으로 예측됐다. 건설업은 고금리 기조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로 인한 사업성 악화로 여전히 침체 국면을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분석됐다.
이종명 대한상의 산업혁신본부장은 "중국 제조업의 경쟁력이 날로 상승하고 있어 국내 전 업종이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AI를 중심으로 한 기업들의 과감한 혁신 실험이 지속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파격적인 규제 철폐와 인센티브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ccbb@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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