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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금융, 통합앱 모니모 강화…금융권 '원앱 전쟁' 시동
우선 과제 '기반 확대'…핀테크 선점 시장서 차별화 숙제
록인효과 강화 전략…성과는 '중장기 관전포인트'


삼성금융이 모니모를 필두로 디지털전환에 재시동을 걸었다. /삼성금융네트웍스
삼성금융이 모니모를 필두로 디지털전환에 재시동을 걸었다. /삼성금융네트웍스

[더팩트ㅣ김정산 기자] 삼성금융네트웍스가 금융 플랫폼 '모니모'를 필두로 디지털전환에 재시동을 걸었다. 이달 기존 모니모를 전면 개편한 '뉴 모니모'를 출시하면서다. 이달 삼성카드가 조직개편을 통해 모니모본부를 신설한 것도 디지털전환 속도를 높이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카드는 지난 10일 자체 앱에서 발송하던 '앱 명세서'를 내년 1월부터 모니모 앱으로 일원화해 제공하겠다고 고지했다. 삼성금융 계열 서비스를 단계적으로 모니모로 모으는 조치로 해석된다. 앞서 지난 9월 삼성생명은 오직 모니모에서만 가입할 수 있는 '삼성 시그널 건강보험' 등을 출시하기도 했다.

모니모는 지난 2022년 4월 출시된 삼성금융의 통합 금융 플랫폼이다. 삼성카드·삼성생명·삼성화재·삼성증권 등 주요 서비스를 한곳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든 앱이다. 출시 이후 마이데이터, 주식투자, 모니모페이, 모니모통장 등 기능을 잇달아 탑재하며 서비스 범위를 넓혀왔다.

성장세도 뚜렷하다. 출시 2년 4개월 만에 누적 회원 1000만명을 넘어섰다. 모바일인덱스 기준 올해 11월 말 MAU는 761만명이다. 이 밖에도 앱·결제 데이터 분석업체 와이즈앱·리테일 조사에서는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사용자 수가 28.1%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모니모 중심 재편은 향후 서비스 확장 전략과도 맞물려 있다. 삼성금융은 AI·스테이블코인 등 신기술을 반영해 모니모 기능을 고도화하고, 정부의 공공 개방 서비스 연계, KTX 예매 등 생활밀착형 기능을 추가해 통합 금융생활 플랫폼으로의 입지를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모니모 강화를 위한 조직개편도 주목되는 지점이다. 삼성카드는 이달 조직개편을 통해 기존에 디지털혁신실 산하 조직으로 운영되던 모니모 관련 조직을 본부로 격상했다. 본부장은 디지털역신실장인 황성원 삼성카드 부사장이 겸직하는 형태다. 황 부사장은 지난 2002년 삼성카드에 입사해 20년 이상 카드업에 몸담은 인물로 경영지원 업무 등을 역임하면서 조직에 관한 이해도가 높은 인물로 손꼽힌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인공지능과 스테이블 코인 등 신기술을 접목해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 계획중에 있다"라며 "정부의 공공 개방 서비스 등과 제휴를 통해 기능을 강화할 것이다"라고 했다.

업계에서는 모니모의 성과에 따라 업권 간 앱 경쟁이 본격화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삼성금융뿐 아니라 주요 금융지주사들도 앞다퉈 원앱 전략을 추진하면서다. 계열사별로 흩어진 은행·카드·보험 서비스를 하나의 앱 안에 모으려는 시도는 금융권 전반에서 공통적으로 진전되고 있다.

다만 이들 금융지주 계열 앱 전반이 빅테크 수준의 이용자 충성도와 체류 시간을 확보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토스·카카오 등은 '간편 금융 생활'을 앞세워 핀테크 시장에서 생활 인프라급 지위를 구축한 상태다. 사용자 경험이 굳건히 고착된 만큼, 후발주자인 금융지주 앱들이 단기간에 주도권을 가져오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차별화도 금융지주사 공통의 고민이다. 빅테크 앱은 결제·투자·보험·커머스까지 생활동선을 통째로 흡수하며 금융을 자연스럽게 녹여냈지만, 금융지주 앱은 규제 환경 안에서 제공 가능한 서비스가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더욱이 금융지주사들은 빅테크 플랫폼 의존도도 상당하다. 이미 주요 판매 채널로 자리 잡은 만큼, 일시에 접점을 끊기에는 리스크가 크다는 것이다.

이들 금융지주사는 금융상품을 직접 생산·공급하는 만큼 단계적으로 '록인효과'를 높여 점유율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 자체 앱 경쟁력을 키우는 동시에 빅테크 의존도를 서서히 낮추는 전략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우선 다양한 서비스를 시도하면서 점유율이나 이용객을 끌어올리고 은행, 카드, 보험 등으로 흩어져 있는 고객을 한 곳에 응집하는 것이 목표다"라며 "업계 전반적으로 지금 당장 토스나 카카오만큼의 시장지배력을 갖추기는 어렵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kimsam11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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