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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신세계 빠진 인천공항 면세점, '눈치 싸움' 시작…해외도 '눈독'
인천공항 DF1·DF2 면세점 입찰 공고 제시
관광객 급증에 해외 면세점도 참전 가능성


호텔신라와 신세계디에프가 반납한 인천국제공항 DF1, DF2 면세점 사업권을 놓고 면세업체 간 눈치 싸움이 시작됐다. 사진은 올해 8월 여름 휴가철로 북적이는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점 모습. /남용희 기자
호텔신라와 신세계디에프가 반납한 인천국제공항 DF1, DF2 면세점 사업권을 놓고 면세업체 간 눈치 싸움이 시작됐다. 사진은 올해 8월 여름 휴가철로 북적이는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점 모습. /남용희 기자

[더팩트 | 손원태 기자] 임대료 부담으로 사업권을 반납했던 호텔신라와 신세계디에프의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구역이 입찰을 재개했다. 인천공항은 2년 전과 같이 이번에도 객당 임대료 방식을 적용했지만, 최저수용금액은 소폭 낮춰 조정했다. 최근에는 중국인 무비자 입국 정책으로 유커(단체관광객)가 급증하고 있어 국내는 물론 해외 면세업계도 눈치 싸움에 들어간 모습이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인천공항은 전날 여객터미널 3층 출국장 면세점의 향수·화장품(DF1)과 주류·담배(DF2) 사업권에 대한 입찰 공고를 냈다. 두 사업권 모두 제1여객터미널(T1)과 제2여객터미널(T2)을 걸쳐 매장 권역을 운영한다. 입찰은 내년 1월 20일까지로, 입찰 참가 등록 및 제안서 제출 이후 제안서 평가와 관세청 특허심사 등의 일정으로 진행된다.

계약 기간은 오는 2026년 7월 1일부터 2033년 6월 30일까지 7년이다. 낙찰자는 계약 이후에도 갱신을 청구해 최대 10년까지 영업을 이어갈 수 있다. 임대료는 2년 전과 같이 인천공항 여객 수에 따라 사업자가 제안한 여객당 단가를 곱해 산정하는 '객당 임대료' 방식 그대로다.

다만 이번 입찰에서는 여객당 단가의 최저수용금액이 2년 전에 비해 소폭 낮아졌다. 사업권별 최저수용금액은 DF1(15개 매장·4094㎡)이 5346원에서 5031원으로 5.9%, DF2(14개 매장·4571㎡)가 5616원에서 4994원으로 9.3% 하향 조정됐다. DF1이 DF2보다 최저수용금액이 높게 책정된 점도 특징이다.

이는 T2 구역에 아시아나항공이 합류하면서 여객 수 증가가 예상됨에 따라 나타난 현상이다. 면세점 DF1 사업권에 T2 매장 비율이 높은 만큼 최저수용금액이 DF2보다 소폭 오르게 된 것이다.

인천공항 면세점 배치도. /인천국제공항공사
인천공항 면세점 배치도. /인천국제공항공사

앞서 호텔신라와 신세계디에프는 지난 2023년 면세점 본입찰에서 각각 DF1과 DF2 사업권을 취득했다. 당시 호텔신라는 여객 1인당 DF1 임대료를 8987원, 신세계디에프는 DF2 임대료를 9020원으로 제시해 최종 낙찰받았다. 그러나 두 기업은 중국 보따리상(다이궁)이 크게 감소하면서 면세점 소비 패턴이 달라져 실적 부진을 맞닥뜨렸다.

실제로 호텔신라와 신세계디에프는 올해 3분기 면세점 사업 누계 영업손실을 각각 315억원, 94억원을 기록하면서 지난해에 이어 계속해서 적자를 썼다.

호텔신라와 신세계디에프는 올해 상반기 면세점 운영 적자 등을 이유로 임대료 40% 인하를 요구하며, 법원에 조정 신청을 냈다. 이에 법원은 호텔신라에 객당 임대료를 8987원에서 25% 낮춘 6717원을, 신세계디에프에 9020원에서 27.2% 인하한 6568원을 조정안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인천공항은 다른 면세업체들과의 형평성, 공정성 등을 거론하며 해당 조정안을 거부했다. 임대료 조정안이 무산되면서 호텔신라와 신세계디에프는 각각 1900억원의 위약금을 내며 사업권을 반납했다. 이에 호텔신라는 DF1을 오는 2026년 3월 17일, 신세계디에프는 DF2를 2026년 4월 27일까지 운영한 뒤 철수한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 수는 △2022년 320만명 △2023년 1103만명 △2024년 1637만명 △2025년(1월~10월) 1582만명으로 해마다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 9월부터 시작된 중국인 무비자 입국 정책으로, 외국인 관광객은 더욱 크게 늘아날 전망이다.

이를 토대로 호텔신라와 신세계디에프가 반납한 면세점 사업권을 놓고, 국내외 면세업체 간 치열한 눈치 싸움이 펼쳐질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인천공항은 국내 최대 규모의 국제공항으로, 아시아 중심에서 허브공항으로서의 역할을 한다. 유동 인구는 물론 상징성, 홍보 효과 등을 모두 갖췄다는 평가다. 또한 DF1과 DF2가 취급하는 상품군도 향수·화장품·주류·담배 등으로 마진율이 높은 편이다.

현재까지 입찰 참여 가능성이 높은 곳은 롯데면세점과 현대면세점 등이 있다. 기존 사업권을 반납한 호텔신라와 신세계디에프도 입찰 참여 가능성을 열어두는 모습이다. 해외에서는 2년 전 본입찰에 도전해 고배를 마셨던 중국국영면세점그룹(CDFG)이 유력하다. 이밖에 태국 킹파워와 스위스 아볼타 등 글로벌 면세점들의 참전 가능성도 점쳐진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입찰 공고가 이제 막 나온 만큼 내용을 면밀하게 검토해 참여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tellm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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