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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도 꽃길 아닌 '가시밭길'…재계 잇단 회의로 '생존 전략' 짠다
삼성전자, 이달 중순 글로벌 전략회의
내년도 위기 극복·도약 위한 전략 고심
LG·롯데·현대차 등도 잇달아 경영진 회의


삼성전자가 이달 중순쯤 노태문·전영현 부문장 주재 글로벌 전략회의를 열고 내년도 사업 계획을 수립한다. /더팩트 DB
삼성전자가 이달 중순쯤 노태문·전영현 부문장 주재 글로벌 전략회의를 열고 내년도 사업 계획을 수립한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재계가 사업 계획 수립을 위한 경영진 회의를 연다. 경영 불확실성이 이어지며 내년에도 가시밭길이 예상되는 가운데, 이를 극복하고 도약을 이뤄내기 위한 생존 전략 모색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12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달 중순 국내외 임원 약 300명이 참석하는 글로벌 전략회의를 개최한다. 이 회의는 매년 6월과 12월 두 차례 임원들이 모여 사업 부문별·지역별 현안을 공유하고, 내년도 사업 목표·전략 등을 논의하는 자리다. 노태문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사장)이 주재하는 DX부문 회의는 16~17일,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부회장)이 여는 DS부문 회의는 18일 열릴 것으로 점쳐진다.

회의 분위기는 다소 엄숙할 전망이다. 반도체와 스마트폰 등 주축 사업이 회복세에 들어섰으나, 불안정한 공급망과 환율, 경기 침체 장기화 등 글로벌 경영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어 신경이 곤두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평가다. 특히 인공지능(AI) 전환 등 급변하는 산업 환경과 관련한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게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요 기업들의 공통된 진단이다. 주요 기업들은 시장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차원에서 연말 정기 인사를 앞당겨 실시, 이미 조직 재정비 작업을 마친 상태다.

앞서 전 부회장도 지난 10월 31일 창립 56주년 기념식에서 "대내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삼성전자는 지금 중대한 변곡점에 서 있다. 초심으로 돌아가 기술의 본질과 품질의 완성도에 집중해 근원적 경쟁력을 회복해야 한다"며 "AI는 이미 산업의 경계를 허물어 세상을 새롭게 만들어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그 변화를 뒤따르는 기업이 아니라 AI 혁신을 이끌어가는 기업이 돼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번 전략회의의 핵심 키워드는 AI가 될 것으로 보인다. AI 확산에 따른 사업별 대응 전략이 집중 논의될 전망이다. DX부문은 '갤럭시S26' 시리즈 등 내년 초 출시되는 AI폰 판매 전략 등이 중점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메모리 개발 조직을 개편한 DS부문은 D램 경쟁력 강화 방안, 고대역폭메모리(HBM) 주도권 탈환 계획 등을 놓고 고심이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기·삼성디스플레이·삼성SDI 등 다른 계열사들도 17~19일쯤 전략회의를 열고 내년도 사업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달 열린 'CEO 세미나'에서 클로징 멘트를 하고 있다. /SK그룹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달 열린 'CEO 세미나'에서 클로징 멘트를 하고 있다. /SK그룹

조만간 삼성 외 다른 기업들 역시 내년도 사업 목표와 영업 전략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는 경영진 회의를 열 계획이다. 재계는 LG그룹이 이달 중순쯤 구광모 회장 주재 사장단 회의를 열어 인공지능·바이오·클린테크(ABC) 등 신성장 사업 육성 전략을 짤 것으로 보고 있다. 위기 극복 차원의 AX(인공지능 전환) 가속화 방안도 회의의 핵심 주제로 꼽힌다. 류재철 LG전자 사장과 김동춘 LG화학 사장 등 각각 4년, 7년 만에 주력 계열사의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한 만큼, 새로운 리더십을 바탕으로 한 사업 추진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가 계열사 별도로 마련될 가능성도 크다.

롯데그룹은 연초에 사장단 회의를 연다. 매년 1월 상반기 밸류크리에이션미팅(VCM)을 열고 새해 목표와 글로벌 전략을 수립해 왔다. 최근 정기 인사를 통해 CEO 20명을 교체하는 등 고강도 인적 쇄신에 나섰다는 점을 고려하면, 회의에서 현 상황을 냉정히 평가한 뒤 실행력을 중시하는 도전적인 목표가 제시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밖에 현대차그룹도 예년과 같이 12월 중 글로벌 권역본부장 회의를 열어 관세 부담을 덜어내고 지역별 수익성을 높일 방안과 관련해 머리를 맞댈 전망이다.

이미 내년도 사업 전략을 구체화한 기업들도 있다. SK그룹은 사장단 인사를 빠르게 마무리한 뒤 지난달 CEO 세미나를 열고 향후 중점적으로 추진해 나갈 경영 과제를 논의했다. 회의를 통해 각 계열사 CEO들은 운영 효율 개선(O/I), 본원적 경쟁력 강화, AI 시대 주도권 확보 등의 작업을 적극 전개해 나가기로 뜻을 모았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SK는 AI 시대를 맞아 고성능 메모리반도체 제품을 공급하는 것을 넘어 AI 데이터센터 등 AI 인프라를 기반으로 고객들에게 가장 효율적인 솔루션을 제공하는 사업자로 진화해야 한다"고 방향성을 제시했다.

HD현대는 지난 3~4일 그룹 경영 전략회의를 개최했다. 조선 발주 사이클 둔화, 경쟁 기업 추격 등 위기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지속 성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경영진 회의다. 회사는 미래 전략과 실행 로드맵을 수립하며 '5년 내 그룹 매출 100조원 달성'이라는 성장 목표를 공개하기도 했다. 정기선 회장은 "지금이 그룹의 변화와 도약에 있어 매우 중요한 시기"라며 "직면한 엄중한 현실을 냉철하게 직시해 미래를 준비해 달라"고 당부했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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