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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 서비스 조직 재편 공식화했지만…'내우외환' 골머리
직영정비 폐쇄 후 협력센터 전환 발표
판매 급감·노조 반발 속 실효성 논란


헥터 비자레알 한국GM 사장이 9일 인천 부평구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전국 협력 서비스·판매 네트워크 대표자 콘퍼런스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한국GM
헥터 비자레알 한국GM 사장이 9일 인천 부평구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전국 협력 서비스·판매 네트워크 대표자 콘퍼런스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한국GM

[더팩트ㅣ황지향 기자] 제너럴 모터스 한국사업장(한국GM)이 직영정비센터 폐쇄 방침에 이어 협력 서비스 네트워크 중심의 운영체계 전환을 공식화하며 내수 시장 재건 의지를 강조했지만, 판매 급감과 노동계 반발이 겹치며 내우외환에 놓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GM은 최근 인천 부평구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협력 서비스 네트워크 관계자 약 400명을 대상으로 '2025 한국지엠 협력 서비스 네트워크 대표자 컨퍼런스'를 열고 내년부터 서비스 운영을 협력 서비스 네트워크 중심으로 전환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한국GM은 내년 1월 1일부터 국내 직영 서비스센터 9곳의 정비 접수를 중단하고, 2월 15일부터는 운영을 전면 중단한다. 회사는 직영정비센터 폐쇄 이후에도 협력센터 기반으로 "품질 공백 없는 안정적 운영이 가능하다"며 내수 시장 재건 의지를 강조했다.

행사에서 구스타보 콜로시 한국GM 영업·서비스·마케팅 부문 부사장은 2026년 판매 계획과 서비스 통합 전략을 설명하며 네트워크 강화, 고객 케어 향상, 기술 지원 체계 개선, 부품 공급 안정성 확보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헥터 비자레알 한국GM 사장도 "협력센터와의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고객 신뢰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한국GM은 전체 서비스 물량의 약 92%를 협력센터가 담당하고 있으며 한국산업 서비스품질지수(KSQI) 자동차 A/S 부문 7년 연속 1위를 근거로 협력센터 운영의 안정성을 설명했다. 기존 직영센터가 처리해온 약 8%의 물량도 협력센터가 충분히 흡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품질 높은 고객 서비스를 바탕으로 내수 회복 의지를 재확인했지만 업계에서는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특히 직영정비센터 폐쇄와 맞물린 이번 발표가 서비스 역량 강화로 이어질지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노동계도 즉각 반박하고 나섰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지엠지부는 이번 발표가 "사실 왜곡이며 직영정비센터 폐쇄를 정당화하기 위한 면피성 쇼"라고 반발했다. 노조는 행사에 직접 참석했다며 "화려한 무대와 달리 비전·투자·서비스 대책 모두 비어 있었고, 직영정비 폐쇄를 합리화하기 위한 PR 쇼에 불과했다"고 주장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지엠지부는 이번 발표가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지엠지부는 이번 발표가 "사실 왜곡이며 직영정비센터 폐쇄를 정당화하기 위한 면피성 쇼"라고 반발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지엠지부

노조는 헥터 비자레알 사장이 밝힌 고객 경험 혁신, 콜로시 부사장의 국내 2위 도약 비전 역시 구체적 투자 규모·실행 시점·로드맵 없이 제시된 것이라며 실체가 없는 발표라고 비판했다. 사측의 3년 계획에 대해서도 노조는 "실제 내용은 두 차종 중심의 단기 생산 계획에 불과한데도 이를 중장기 판매 전략처럼 포장했다"며 "'연간 3~5만대 판매' 목표 역시 근거가 없는 숫자놀음"이라고 비판했다.

협력센터 전환과 관련해서는 "협력업체는 고난도 정비, 보증 클레임, 품질 결함 대응 능력을 갖추지 못했다"며 "하이테크 정비 난이도 증가, 부품 공급 지연, 숙련 인력 부족, 책임 분산 문제 등이 예상되지만 사측은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직영센터 폐쇄 이후 정비 품질 저하와 대기시간 증가도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한국GM이 내부 지표를 근거로 '직영 대비 더 높은 만족도'를 주장한 것에 대해서도 "비공개 자체 지표로 객관적 검증이 없다"고 반박했다.

노조는 또 직영센터 폐쇄, 정비 인력 감축, 판매·정비 거점 축소 등 현실과 달리 사측이 내수 강화를 주장하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한국GM의 내수 판매 실적은 최근 몇 년 중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GM의 국내 판매량은 974대로 출범 이후 처음으로 월 1000대 아래로 떨어졌다. 전년 동월 대비 46.6% 감소했으며, 2018년 군산공장 폐쇄나 2022년 반도체난 때도 유지됐던 '월 1000대' 선이 처음 무너졌다. 같은 달 르노코리아(3575대), KG모빌리티(3121대), 국내 진출 첫해인 BYD(1164대)보다도 적었다.

국내 판매 라인업의 한계도 판매 부진을 심화시키고 있다. 현재 한국GM이 국내에서 판매 중인 차종은 트랙스 크로스오버, 트레일블레이저, 콜로라도, GMC 시에라 등 4종뿐이다. 가장 최근 출시된 신차 역시 지난 2023년 3월 출시된 트랙스 크로스오버가 마지막이다. 경차 스파크와 중형 세단 말리부 단종으로 세단 라인업이 사라졌고, 하이브리드·전기차 등 전동화 모델도 없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GM이 서비스 품질 강화를 내세웠지만 내수 회복의 핵심은 결국 제품 경쟁력"이라며 "신차 공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서비스 조직 재편만으로 판매 반등을 기대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hya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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