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권자 1276명 표심 향방…경험과 네트워크 분수령

[더팩트ㅣ김정산 기자] 차기 새마을금고중앙회장를 뽑는 선거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후보자들을 향한 전국 이사장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4년 임기를 모두 수행할 후보자를 뽑기 위해 처음으로 치르는 직선제 선거인 만큼 업계 내 잔뼈가 굵은 전·현직 이사장들도 후보자들에 관한 진단과 함께 선거의 흐름과 변수를 짚고 있다.
10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오는 17일 제20대 새마을금고중앙회장을 뽑는 선거가 천안시에 있는 MG 인재개발원 실내체육관에서 치러진다. 유권자는 전국 새마을금고 이사장 1276명으로 현직인 김인 새마을금고중앙회장을 포함해 장재곤 종로광장새마을금고 이사장, 유재춘 서울축산새마을금고 이사장 등이 출사표를 던졌다.
◆ 안정 찾아야 하는 시기, '구관이 명관'
전·현직 이사장들 사이에선 이번 선거가 김 회장에게 유리하게 흐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직 안정을 되찾는 것이 우선 과제라는 진단이 나오는 가운데, 김 회장이 임기 동안 성과로 입증했다는 여론에 힘이 실리면서다.
올 9월말 기준 새마을금고의 평균 연체율은 6.78%로 직전분기 대비 1.59%포인트(p) 감소했고 지난해 말과 비교해도 0.03%p 떨어졌다. 하반기 새마을금고자산관리회사가 출범하면서 기존에 있던 손자회사인 MCI대부와 함께 부실채권 매각에 속도를 높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중앙회는 연내 연체율을 5%선까지 낮추겠다는 계획이다.
전국 단위의 인지도 또한 승패를 결정짓는 요소다. 한 전직 새마을금고 이사장은 "현재 전국적으로 이름이 알려진 인물은 김 회장과 전국 협의회장을 역임한 장 이사장 정도다"라면서도 "현직 이사장들 사이에서 김 회장을 향한 여론이 긍정적이고, 안정을 택하려는 움직임이 강한 만큼 다른 후보자를 선택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경쟁자들이 직면한 현실적 한계도 언급했다. 전국에 투표권을 가진 이사장이 1300명에 육박하지만, 그중 절반인 638명도 소통하기 어렵다는 의견이다. 조직망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후보의 경우 표심을 끌어모으는 데 한계가 선명하다는 평가다.
최근 불거진 김 회장의 성희롬 혐의를 두곤 상황을 지켜봐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재 경찰에서 수사 중인 사안인 만큼 결과를 기다려본 뒤 내부규정이나 정관에 따라 해결할 문제라는 것이다.
새마을금고 관계자는 "김 회장이 처음 당선됐을 때만 하더라도 결과를 알기 어렵다는 여론이 우세했다. 실제로 2등과 격차가 크지 않았고 임기 초반에는 부정적인 여론도 적지 않았지만, 이제는 인정받는 분위기도 있다"고 했다.
◆ 40년 '업계통' 대항마 될까?
장 이사장을 두곤 업계 내부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과거 장 이사장은 새마을금고 종로구 협의회장과 서울시 협의회장, 전국 실무책임자협의회장까지 역임한 인물로 전국적 인지도와 네트워크를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전국에 포진한 전무 출신 이사장들과도 두터운 친분을 유지해 영향력 역시 적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특히 40년 가까이 새마을금고에서 근무 경력은 강점으로 통한다. 일선 금고의 구조와 운영 환경에 관한 이해도가 높은 인물이라는 점은 부정하기 어렵다는 시각이다. 이번 중앙회장 선거에서도 그동안 축적한 경험과 네트워크가 강점으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장 이사장이 내세운 주요 공약은 새마을금고의 홈플러스 인수다. 금융과 유통의 시너지를 높이겠다는 청사진을 내놨지만 업계 내부의 시각은 곱지 않다. 중앙회가 역대급 실적을 거두면서 여전히 회복이 필요한 일선 금고와의 경영 실태가 엇갈리는 만큼 수조 단위의 자금을 유통회사 인수에 투입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시선이다.
소통 능력에서 아쉬움을 보였다는 평가도 제기된다. 지난 종로구협의회장 선거에서 구의원 출신인 안재홍 새검정새마을금고 이사장에게 고배를 마셨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안 이사장은 지역 내 금고를 하루에도 2~3곳씩 방문하며 의견을 청취하는 등 표심 관리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반면 장 이사장은 전국적으로 형성된 인지도와 경력을 기반으로 선거에 임하면서 접촉이나 소통 활동에 상대적으로 힘을 뺐다는 후문이다.
한 새마을금고 이사장은 "선거전에 유권자와 후보자가 실제로 대면을 하면 느낌이 틀려진다. 장 이사장이 워낙 인지도가 있다 보니 방심하신 것 같다는 의견도 있다"라고 귀띔했다.
◆ 공격적인 영업능력, 장단 '뚜렷'
유재춘 이사장의 공격적인 영업을 두곤 회의적인 시선이 지배적이다. △고금리 예적금 출시 △조합원 모집 △기업대출 확대 등의 전략을 취하면서 외형 확장에서는 성공했지만 인근 금고의 부담을 키웠다는 지적이 나오면서다. 특히 서울축산새마을금고의 지리적 특성상 성동구과 광진구 모두 부담이 확대됐다는 분석도 있다.
또 다른 현직 이사장은 유 이사장이 평소 중앙회 체질개선에 관심이 높았하고 설명함. 최근에는 국회에 방문해 법정적립금과 충당금 규제 완화에 목소리를 높임. 유 이사장측은 신정훈 행안위원장이 취지에 동감했다며 중앙회가 역할을 하지 않아 직접 나섰다는 입장임
영업력에 강점을 가진 만큼 축소된 배당금을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새마을금고는 매년 배당률을 책정하고 조합원이 예치한 출자금 규모에 따라 배당을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공동대출 부실 여파로 일선 금고들의 실적이 악화하면서 임의적립금 등 배당 재원마저 고갈된 금고가 속출하고 있다. 배당금이 영업 확대의 주요 유인책으로 활용돼 온 만큼, 배당 문제를 해결할 공약을 제시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일각에선 이번 행보가 차기 중앙회장 선거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된다. 해당 인물이 광진구와 성동구에서 두터운 입지를 갖고 있지만 전국적 지지 기반은 약한 편이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선거를 치르며 전국적으로 이름을 알린 만큼 새로운 지지층을 확보했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새마을금고 관계자는 "영업에 능통한 인물임은 맞다 본다. 특유의 기조로 시장에서 자금을 흡수하면 연체 등의 지표를 개선할 수 있고 추후 자금운용에도 성공하면 일선 금고의 개선효과도 이룰 수 있을 것이다"라며 "단 리스크가 큰 만큼 부실을 키울 수도 있는 전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kimsam11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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