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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 키우세요?"…집주인·세입자 상호 검증 시대 열린다
대한주택임대인협회, 내년 초 '스크리닝 서비스' 출시
정보 비대칭성 해소 기대하지만…추가 갈등 우려


대한주택임대인협회는 대기업 계열 프롭테크 기업·신용평과기관과 함께 '임대인·임대차 스크리닝 서비스'를 내년 1분기 중 출시할 계획이다. /더팩트 DB
대한주택임대인협회는 대기업 계열 프롭테크 기업·신용평과기관과 함께 '임대인·임대차 스크리닝 서비스'를 내년 1분기 중 출시할 계획이다. /더팩트 DB

[더팩트 | 공미나 기자] 내년부터 집주인과 세입자가 서로의 신용정보, 흡연 여부, 반려동물 보유 여부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가 출시된다. 최근 임대차 시장이 임대인 우위로 재편되면서 임차인을 가려받으려는 수요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흐름이 관련 서비스 도입을 앞당긴 것으로 분석된다.

9일 대한주택임대인협회에 따르면 협회는 대기업 계열 프롭테크 기업·신용평과기관과 함께 '임대인·임대차 스크리닝 서비스'를 내년 1분기 중 출시할 계획이다. 해당 서비스는 집주인과 세입자가 서로의 정보를 미리 공유하고 잠재적 갈등 요소를 미리 파악하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 서비스를 통해 세입자는 임대주택의 안전성을 검토할 수 있다. 등기부등본 기반 권리분석, 임대인의 보증금 반환 이력, 국세·지방세 체납 여부, 선순위 보증금 예측 등 기존에는 쉽게 확인하기 어려웠던 정보를 한 번에 볼 수 있게 된다.

집주인은 세입자의 생활·신용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최근 3년간 임대료·공과금 체납 이력, 계약 갱신 여부, 직업군, 주요 거주 시간대 등이 포함된다. 분쟁 요소로 꼽히는 반려동물 보유, 차량 유무, 흡연 여부, 동거인 여부도 표시된다.

◆ "우리도 세입자 정보가 알고싶다"…'역차별' 호소한 집주인

이 서비스 등장 배경 중 하나는 집주인과 세입자 간 정보 비대칭성 확대가 거론된다. 2021년 전세 사기 확산 이후 세입자는 집주인의 보유 주택 수나 보증 사고 이력 등을 확인할 수 있게 됐지만, 집주인은 세입자의 생활패턴이나 신용도를 파악할 방법이 사실상 없었다.

여기에 최근 국회에서 계약 갱신 기간을 최대 9년으로 늘리는 법안까지 발의되며 일부 집주인들 사이에서 불만이 터져나왔다. 온라인에서는 "현재 깜깜이 임차 계약 시스템으로는 내 집에 전과자가 들어오는지 신용 불량자가 들어오는지 알 길이 없다"며 '임차인 면접제'를 도입하자는 청원까지 등장했다.

◆ "비(非)아파트 임대차 시장 건전성 회복기대"

무너진 비(非)아파트 임대차 시장의 회복을 위해서도 서비스 도입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전세 사기, 역전세 문제 등으로 인해 보증금을 최소화 하는 형태의 계약 선호가 높아지고 있으나 집주인 입장에서 세입자의 체납 불안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 서비스를 약 1년 넘게 준비해 왔다는 협회는 스크리닝 서비스가 임대차 시장의 불안정성을 완화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성창엽 대한주택임대인협회 회장은 "스크리닝 서비스를 통해 조금더 신뢰할 수 있는 계약이 늘어나면 임대차 시장이 회복되지 않을까라는 기대감이 있다"며 "우선 저렴한 비용으로 이 서비스를 제공해 접근성을 높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 서비스가 정보 비대칭성을 해소할 것으로 기대하면서도 추가적인 갈등을 발생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뉴시스
전문가들은 이 서비스가 정보 비대칭성을 해소할 것으로 기대하면서도 추가적인 갈등을 발생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뉴시스

◆ 서비스 필요성은 공감…정보 공개 범위는 신중히 논의돼야

정부의 대출 규제와 공급 부족 여파로 전월세 물량이 줄어들면서 임대차 시장에서 임대인 중심의 환경이 형성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시장 구조 변화로 스크리닝 서비스 활용도가 높아질 것으로 내다보면서도, 개인정보 처리 범위와 기준에 대해선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실 랩장은 "해당 서비스는 정보의 비대칭 줄이고 계약 전후단계 분쟁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며 "다만 개인정보 활용 범위, 임차인 선별 과정에서의 차별 가능성, 평가 기능의 객관성을 어떻게 담보할지가 제도 설계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심형석 우대빵부동산연구소 소장은 "전세의 월세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현재 시장 상황 기준으로 이 같은 서비스의 도입은 적기"라며 "특히 가격이 높은 임대주택을 중심으로 스크리닝 서비스 수요가 많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서비스를 민간에서 운영할 텐데 개인정보보호법 내에서 어느 수준까지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mnm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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