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체 아파트 가격 상승폭 웃돌아
[더팩트｜이중삼 기자] 지하철역이 단지 지하로 바로 이어지는 이른바 '직통 역세권' 아파트 몸값이 치솟고 있다.
9일 부동산시장 분석업체 부동산인포가 서울 시내 직통 역세권 아파트 19곳을 조사한 결과, 최근 5년간(2020년 11월~2025년 11월) 평균 매매가격이 48.01%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기간 서울 전체 아파트 가격 상승폭인 37.03%를 웃도는 수치다.
가격을 밀어 올린 핵심 요인은 '동선 경쟁력'이다. 외부 날씨나 미세먼지 영향을 받지 않는 동선, 현관에서 플랫폼까지 이어지는 원스톱 접근성은 다른 입지와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다. 단순히 역 근처에 있는 역세권을 넘어, 역 내부와 사실상 일체형 구조를 이루는 주거 모델이면서 생활 만족도가 극대화된다.
직통 통로가 백화점·대형마트 등 상업시설과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곳이 많아 '슬세권'의 정점으로 불리는 점도 매력 요인이다. 슬리퍼 차림으로 지하 공간을 통해 쇼핑·여가·출퇴근까지 해결되는 환경은 수요자에게 '시간 절약' 이상의 프리미엄을 안긴다.
희소성도 집값 상승 요인이다. 지하철역과 건물을 직접 연결하려면 초기 설계 단계부터 역사와 연계해야 하고, 공사비와 기술 난도가 높아 아무 단지나 시도할 수 없다. 공급 자체가 제한되는 구조다 보니, 희소 프리미엄이 고스란히 자산 가치로 이어진다.
이런 직통 단지들은 대부분 지역을 대표하는 부촌이자 랜드마크라는 공통점을 가진다.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3·7·9호선 고속터미널역 연결), '래미안 원베일리'(9호선 신반포역),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2차'(3호선·수인분당선 도곡역)는 해당 지역 시세를 리딩하는 대장 단지들이다. 강동구 '올림픽파크 포레온'도 9호선 중앙보훈병원역과 직통 연결되며 입주 전부터 기대가 쏠린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지하철역과 건물을 연결하는 공사는 주상복합이나 대단지 재건축 사업에서 주로 이뤄진다"며 "자연스럽게 땅값이 비싸고 교통 요지인 곳에 고급 주거 시설이 들어서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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