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AI 기업까지 '우주 인프라' 진입…기대감 확대

[더팩트ㅣ박지웅 기자]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4차 발사에 실린 큐브위성 12기가 모두 궤도에 진입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우주·항공 관련 종목이 일제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샘 올트먼 오픈AI CEO가 최근 우주 공간에 데이터센터를 짓기 위해 로켓 회사 인수를 검토한 사실까지 알려지자, 국내 기술 성과와 글로벌 기술기업의 우주 투자 확대 기대가 겹치며 우주항공주 전반에 매수세가 유입되는 모습이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우주 테마 대표주로 꼽히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오전 9시 33분 현재 전날보다 2.13% 오른 95만7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달에만 약 18% 오르며 상승 흐름을 이끌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누리호 체계종합기업으로 전체 제작과 조립을 맡고 있으며,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이 기술 검증과 발사 운용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협력했다.
우주·위성 산업 전반의 주가도 동반 상승했다. 인텔리안테크(12.02%), LIG넥스원(7.37%), 한화시스템(6.62%), 쎄트렉아이(6.25%), 아이쓰리시스템(5.26%), 한국항공우주(2.06%) 등이 이달 들어 모두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우주항공청은 "지난 11월 27일 새벽 발사된 부탑재 위성 12기 모두와 교신이 이뤄졌다"며 "정상적으로 궤도에 안착한 것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발사 성공과 교신 안정성은 국내 우주 기술의 신뢰도를 높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정환 LS증권 연구원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누리호 발사를 계기로 국내 민간 우주 사업의 핵심 기업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며 "현재 수익성이 낮은 항공우주 부문도 2030년 기어드 터보팬 엔진 국제 공동 개발사업이 수익 구간에 진입하고, 우주 사업 비중이 확대되면 장기 성장성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올트먼 CEO가 미국의 재사용 로켓 기업 '스토크 스페이스' 인수를 검토한 사실도 우주항공 관련주의 기대를 높이고 있다. 올트먼은 우주 환경에서 태양광을 활용해 새로운 형태의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수 있다는 구상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으며,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스토크 스페이스에 대한 지분 투자와 경영 참여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AI 기업이 실제로 우주 기반 인프라 확보에 나서기 시작하면서, 국내 발사체·위성·부품 기업이 글로벌 공급망에 들어갈 수 있는 가능성도 한층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올트먼의 구상이 현실화될 경우 발사체, 위성통신, 전력 반도체, 열 관리 소재 등 한국 기업이 강점을 가진 분야에서 구조적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수혜 예상 종목으로는 발사체 개발 경험을 가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위성 탑재 기술을 갖춘 LIG넥스원, 저궤도(LEO) 위성통신 사업을 추진 중인 한화시스템 등이 꼽힌다. 또한 우주 환경에서 활용 가능한 전력·소재 기술을 보유한 두산퓨얼셀, LX세미콘, 효성첨단소재, 솔브레인 등도 재평가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누리호 발사 성공으로 국내 기술력이 한 단계 올라섰다는 점이 확인된 데다, 글로벌 AI 기업이 실제로 우주 인프라 확보에 나서기 시작하면서 국내 기업의 참여 기회도 커지고 있다"며 "우주항공 산업은 단기 이벤트가 아니라 중장기 성장 산업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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