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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U+, AI 통화앱 유출에 신뢰도 타격…신사업 제동 걸리나
'익시오' 보안 사고…통화 요약·키워드 타인 노출
회사 측 "직원 단순 실수" 해명…내부 정비 약속


LG유플러스가 AI 통화앱 '익시오'의 글로벌·수익화 전략을 펼치는 가운데 최근 발생한 정보 유출 사고가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더팩트 DB
LG유플러스가 AI 통화앱 '익시오'의 글로벌·수익화 전략을 펼치는 가운데 최근 발생한 정보 유출 사고가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더팩트 DB

[더팩트|우지수 기자] LG유플러스의 인공지능(AI) 통화 비서 '익시오'에서 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했다. 신뢰도에 금이 간 가운데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AI 사업 확장에 제동이 걸릴지 주목된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지난 2일부터 3일 오전까지 익시오 애플리케이션(앱)을 신규 설치하거나 재설치한 이용자 101명에게 타인 36명의 통화 정보를 노출했다. 유출된 정보에는 상대방 전화번호, 통화 시각 등 기초적인 수발신 기록뿐만 아니라 AI가 대화 맥락을 정리한 통화 내용 요약본까지 포함됐다.

유출 사고는 회사의 자체 모니터링 시스템이 아닌, 타인의 통화 내역이 노출됐다는 고객 신고로 인지됐다. LG유플러스는 사태 파악 직후 조치에 나섰으며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관련 사실을 자진 신고했다. 해킹 등 외부 침입 흔적은 없어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침해 사고 신고 대상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이번 사고의 원인은 외부 공격이 아닌 내부 직원의 '설정 오류'에서 비롯된 것으로 파악됐다. LG유플러스는 서비스 운영 개선 작업을 진행하던 중 임시 저장 공간인 '캐시' 설정을 잘못 적용했다. 이로 인해 특정 이용자의 단말기에서 불러와야 할 데이터가 엉뚱한 이용자의 앱 화면에 표출되는 현상이 발생했다.

LG유플러스가 강조해 온 익시오의 '온디바이스 AI' 마케팅과 실제 운영 방식이 다르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11월 익시오 출시 당시 통화 내용을 서버가 아닌 기기 내에서 처리하는 온디바이스 기술을 적용해 데이터 유출 우려가 없다는 점을 경쟁사 대비 차별점으로 강조했다.

LG유플러스는 지난달 구글과 협력해 실시간 AI 호출 기능을 탑재한 '익시오 2.0'을 공개하고 동남아시아 시장 등 글로벌 진출을 계획 중이다. /이성락 기자
LG유플러스는 지난달 구글과 협력해 실시간 AI 호출 기능을 탑재한 '익시오 2.0'을 공개하고 동남아시아 시장 등 글로벌 진출을 계획 중이다. /이성락 기자

하지만 익시오의 서비스 연속성을 위해 통화 요약 내용과 키워드 등을 기기뿐만 아니라 서버에도 저장한 사실이 확인됐다. 서버 저장 기간은 6개월이다. 회사 측은 이용자가 기기를 변경하거나 앱을 재설치할 경우 기존 기록을 복원하기 위한 백업 목적이며 이 점은 개인정보 처리 방침에서 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태로 LG유플러스 AI 사업 확장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익시오는 출시 1년 만에 가입자 100만명을 돌파하고 통화 요약 건수 2억건을 넘어서는 등 LG유플러스의 핵심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LG유플러스는 이러한 성장세를 바탕으로 지난달 구글과 협력해 실시간 AI 호출 기능을 탑재한 '익시오 2.0'을 공개했다. 구글의 거대언어모델(LLM) '제미나이'를 접목해 통화 중 실시간 정보 검색과 비서 기능을 강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동남아 등 글로벌 시장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또한 수익성 확보를 위한 유료화 모델 도입도 검토하고 있었으나, 이번 보안 사고로 이용자 신뢰 회복이 선결 과제로 떠오르며 관련 일정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통신 3사가 AI 산업에 역량을 쏟으며 데이터 수집 범위가 점차 넓어지는 가운데 보안 우려가 다시금 확산하는 모양새다. SK텔레콤의 '에이닷' 등 경쟁 서비스 역시 통화 요약 기능을 제공하고 있어, 이번 사고가 업계 전반의 AI 신뢰도 문제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대해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정부 관계 기관의 조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며 "이번 건은 휴먼 에러(인재)로 발생한 만큼 향후 유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내부 프로세스를 정비하겠다"고 말했다. 익시오의 청사진에 대해서는 "글로벌 진출과 유료화 등은 장기적 비전에 따라 추진 중인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index@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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