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ACT

검색
경제
[소외된 종목들①] '포장재 1위' 동원시스템즈의 굴욕…밸류업에도 주가 역행
수익성 악화·신사업 성과 지연에 주가 '부진'
밸류업 동참에도 오너 중심 지배구조에 투심 '위축'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동원시스템즈는 전 거래일 대비 1.32% 내린 2만6100원에 장을 마감하면서 52주 최저가(2만5700원) 수준에 머물고 있다. /더팩트 DB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동원시스템즈는 전 거래일 대비 1.32% 내린 2만6100원에 장을 마감하면서 52주 최저가(2만5700원) 수준에 머물고 있다. /더팩트 DB

올해 증시가 고공행진을 이어갔지만 모든 종목이 그 흐름을 타진 못했다. 상승장에도 주가가 반대로 움직인 기업들이 있다. <더팩트>는 시가총액 규모와 하락폭을 기준으로 다섯 종목을 선정해, 이른바 소외된 종목들이 하락 곡선을 그릴 수밖에 없었던 배경과 요인을 짚어본다.

[더팩트|이한림 기자] 모기업의 전폭적인 지원과 수차례 인수합병(M&A)을 통해 국내 최대 규모의 포장재 공급업체로 성장한 동원시스템즈가 시장 지위에 걸맞지 않은 주가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다양한 포장재 분야 전반에서 수위권의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고, 낮은 주가를 끌어 올리기 위한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공시도 이행했으나 시장 반응은 여전히 미온적이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동원시스템즈는 전 거래일 대비 1.32% 내린 2만6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기준 52주 최고가는 4만2450원(2024년 12월 24일), 최저가는 2만5700원(2025년 11월 25일)인 시점임을 감안하면 연중 최저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한 수치다.

코스피 상장사로서 범위 내 역행은 체감률이 두드러진다. 연초 이후 코스피 지수가 꾸준히 우상향하면서 최고 4200선까지 돌파한 것과 달리, 동원시스템즈는 2024년 고점 대비 30% 넘게 하락하며 '나 홀로 역주행'하는 모습을 보였다.

시장에서는 동원시스템즈의 주가 부진 배경으로 수익성 악화, 신사업 성과 지연 등과 함께 오너 중심의 지배구조 리스크가 투자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지표에서 주가 하락에 대한 요인을 찾아볼 수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동원시스템즈의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이하 잠정치)은 356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소폭 올랐으나,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8% 감소한 202억원에 그쳤다. 수출 호조로 매출 증대를 이뤘으나 비용 증가 요인이 있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주요 원자재를 해외에서 수입하는 비중이 높은 포장재 사업 특성 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비롯된 글로벌 경기 둔화가 원자재 가격 상승을 부추겼고, 연말까지 고환율 기조가 지속되면서 수익성이 발목을 잡혔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래 성장 동력으로 점찍은 신사업 성과가 아직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주가에 하방압력을 가하는 요소 중 하나로 풀이된다. 동원시스템즈는 2차전지 원통형 배터리 캔과 양극박 등 첨단 소재 사업에 진출해 성장 가능성을 제시했으나, 대규모 투자가 이어지는 기간 동안 가시적 성과가 나오지 않으면서 진출 당시 기대감에 오른 주가에 대한 거품이 다시 걷혔다는 시각도 공존한다.

동원시스템즈 주가는 올해 꾸준히 우하향하면서 고점 대비 36.32%가량 떨어져 있다. /구글 증권 갈무리
동원시스템즈 주가는 올해 꾸준히 우하향하면서 고점 대비 36.32%가량 떨어져 있다. /구글 증권 갈무리

주가순자산비율(PBR)도 3분기 들어 올해 처음으로 1배 밑으로 떨어지면서 우려를 더한다. PBR은 지난해 3분기 1.59배, 올해 2분기 1.11배를 기록해 삼양패키징, 롯데알미늄, 태림포장 등 경쟁사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으나 3분기 0.93배로 급락하면서 주가가 우하향하는 현상을 지표로 입증했다.

이렇다 보니 수직적 지배구조도 시장이 주가를 낮게 평가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동원시스템즈 최대주주는 동원그룹의 사업 지주사이자 김남정 동원그룹 회장과 김재철 명예회장 등 오너 일가가 최대주주인 동원산업이다. 동원산업은 지분율 71.04%(이하 8일 기준)으로 압도적 지배력을 갖추고 있고, 동원산업의 100% 미국 자회사 스타키스트(12.31%)와 조정근 동원시스템즈 소재사업부문 대표이사(0.02%) 가 뒤를 받힌다. 최대주주 관계지분이 무려 80%를 넘는 셈이다.

나머지 지분 16.33%은 일반 소액주주와 기타 기관투자자들이 들고 있다. 최대주주 집단의 지분이 높아 사업 추진이나 경영에 대한 안정성은 확보되지만 대주주 중심의 의사결정 구조가 소액주주들의 목소리를 반영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나온다. 실적과 신사업이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하는 와중에 편향된 지배구조가 투자 심리를 위축하는 요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동원시스템즈도 코스피와 역행하는 주가 흐름을 손놓고 바라보진 않는 모양새다. 지난 4월 11일 밸류업 공시를 통해 자기자본이익률(ROE)를 지난해 8.7%에서 중장기적으로 15% 이상으로 확대하고, 배당 성향을 30% 이상을 확대, 보통주 기준 최저 배당금 600원 유지 등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시 이후 8개월이 지나도 투심이 회복되지 않은 것이 오히려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지적으로 번진다. 단순한 정책 발표만으로 투자자 신뢰를 얻기 어렵고, 구체적인 성과와 실질적인 지배구조 개선 등이 동반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2kuns@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인기기사
회사소개 로그인 PC화면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