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일레븐 명동, 이마트24 성수동
주춤한 시장 속 '큰손' 외국인 공략

[더팩트 | 손원태 기자] 편의점 업계가 K-푸드에 주력했던 기존 매대에서 K-뷰티와 K-패션 등을 아우르는 상품군을 꾸리며 종합몰로 변신하고 있다. K-콘텐츠 열풍과 함께 외국인 관광객들이 급격하게 늘면서 쇼핑 성지인 '올다무(올리브영·다이소·무신사)' 열풍을 편의점으로도 잇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CU는 뷰티 전용 매대를 꾸리면서 스킨, 로션, 세럼, 리들샷, 마스크팩 등 최대 300여종의 화장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전 세계로 K-뷰티가 확산하면서 이에 착안한 차별화된 상품으로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CU는 대학가와 유흥가, 오피스가 등 가성비 화장품 수요가 높은 지역들을 선택해 뷰티 전용 매장을 출점했다. 최근에는 화장품 구매처가 상대적으로 열악한 지방 권역으로도 출점을 넓혔다. 현재 CU가 운영 중인 K-뷰티 전용 매장은 500여곳으로, 내년까지 두 배인 1000여곳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CU는 최근 3년간 화장품 매출 신장률이 지전년도 대비 △2023년 28.3% △2024년 16.5% △2025년(1~11월) 21.4%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화장품 매출의 약 70%가 1020세대인 점을 눈여겨봤다.
CU 측은 "화장품 시장이 나날이 커지면서 차별화된 제품 운영이 중요한 편의점 경쟁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편의점 GS25는 K-패션에 주목했다. 갑자기 추워진 영하권 날씨로 '무신사 스탠다드'와 협업해 겨울 의류를 매대에 진열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GS25는 △무신사 스탠다드 '힛탠다드' 맨즈 크루 넥 티셔츠 이너웨어 1종(블랙) △무신사 스탠다드 크루 넥 긴팔 티셔츠 2종(화이트, 블랙) 등 겨울철 방한용품을 선보였다.
GS25는 전국 5000여곳의 매장에서 '무신사 스탠다드 익스프레스'를 운영하고 있다. 그 결과 올해 3~11월 무신사 의류, 양말, 속옷 카테고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3.4%, 15.8%, 23.2% 성장했다.
GS25 관계자는 "편의점에서도 간편하게 의류를 구매할 수 있도록 무신사 스탠다드와 협업을 맺었다"며 "겨울철 방한용품을 마련해 차별화된 쇼핑 경험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는 차세대 미래형 점포를 구현한 특화매장으로 맞불을 놓았다.
세븐일레븐은 외국인 관광객 집결지인 서울 명동 한복판에 110평(364.63㎡) 규모로, 차세대 콘셉트 가맹모델 '뉴웨이브' 매장을 조성했다. 이곳은 기존 K-푸드, K-뷰티, K-패션을 한곳에 담아낸 것에서 나아가 K-팝까지 아우른다. 인기 아이돌 세븐틴, NCT WISH 등과 콜라보하며 굿즈도 판매한다. 또한 '후즈팬 스토어' 팝업존을 꾸리면서 외국인 관광객들을 겨냥했다.
국내 소비자를 상대로는 최근 뽑기 열풍이 부는 점에 맞춰 '가챠존'을 들여놨다. 뽑기에서 나온 피규어나 아이템을 취향에 맞게 꾸미는 'D.I.Y(Do It Yourself, 개인이 스스로 하는 것)' 공간도 별도로 마련했다.
세븐일레븐 측은 "뉴웨이브명동점은 세븐일레븐의 차세대 쇼핑 모델이자 대표적인 플래그십 스토어"라며 "내외국인을 아우르는 생활밀착형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진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마트24는 외국인 관광객 성지로 새롭게 부상 중인 서울 성수동으로 향했다. 이마트24 역시 브랜드의 미래 방샹성을 담은 '트렌드랩 성수점'을 론칭해 유행의 중심인 10·20·30대 세대를 타깃으로 삼았다.
여성들에 인기가 높은 '어뮤즈'와 'W컨셉' 등 K-뷰티와 K-패션을 한곳으로 담아냈다. 또 브랜드 팝업존이나 이벤트존 등을 만들어 애니메이션, 게임 속 캐릭터들을 현실로 만나볼 수 있도록 공간을 꾸몄다. 현재 트렌드랩 성수는 '귀멸의 칼날'과 '스파이 패밀리' 등 캐릭터 굿즈 40여종을 진열하고 있다.
이처럼 편의점 업계가 기존 매장에서 벗어나 종합몰로 진화하는 배경에는 시장이 주춤해진 영향이다. 또한 K-콘텐츠 열풍과 함께 외국인 관광객이 기하급수적으로 느는 만큼 '올다무(올리브영·다이소·무신사)'에 잇는 신흥 쇼핑 성지로 거듭나기 위한 포석이기도 하다.
최근 3년간 편의점 시장 규모는 △2022년 31조3575억원 △2023년 32조8250억원 △2024년 33조5672억원으로 나타났다. 2022년까지 전년 대비 9.7%의 성장률을 보였던 편의점 시장은 2023년 들어 4.7%, 2024년 2.3%로 낮아지는 추세다.
전국 편의점 점포 현황도 △2022년 5만3837개 △2023년 5만4875개 △2024년 5만4856개로 지난해부터 감소하기 시작했다. 반면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 수는 △2022년 320만명에서 △2023년 1103만명 △2024년 1637만명으로 매해 빠르게 늘고 있다.
이마트24 관계자는 "성수동은 새로운 관광 명소로서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바나나맛 우유나 한강 라면 등을 전략 상품들로 갖췄다"며 "앞으로도 이태원이나 홍대 등 외국인 관광객들이 주로 찾는 관광지 특성에 맞게 편의점을 다양하게 만들어갈 것"이라고 했다.
tellm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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