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올트먼 코드 레드 발령에 "좋은 메시지"
[더팩트ㅣ중구=이성락 기자] "우리 로드맵대로 가는 게 중요하다."
김경훈 오픈AI코리아 총괄 대표는 4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구글의 제미나이3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며 챗GPT를 위협하는 등 AI 업계 판도에 지각변동 조짐이 나타나는 것과 관련해 이같이 밝혔다. 김 대표는 오픈AI코리아 대표로 자리를 옮기기 전인 지난 9월까지 구글코리아 대표직을 맡았던 기업인이다.
김 대표는 이날 간담회에서 경쟁 AI 모델에 대한 언급을 자제했다. 그럼에도 구글이 제미나이3를 통해 맹추격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는 인식하고 있다는 듯, "우리는 우리 목표대로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AI는 아직 초기 단계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지금 다른 어떤 모델이 어떻게 가는지가 중요하지 않고, 저희가 어떻게 하는지가 중요하다"며 "오픈AI 내부적으로는 지금까지 잘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오픈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가 코드 레드(중대 경보)를 발령한 상황에 대해서도 "좋은 메시지"라고 평가했다. 앞서 올트먼 CEO는 챗GPT 성능 개선에 집중하고자 다른 서비스 출시를 연기하는 등 코드 레드를 발령했고, 이는 타사 AI 모델의 잇단 등장으로 자칫 챗GPT의 위상이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의식에 따른 행보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김 대표는 "(코드 레드 발령은) 좋은 모티베이션(동기부여)이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열심히 달려왔는데, 또 한 번 자극이 되는 메시지"라며 "(코드 레드 발령 이후) 한국팀은 크게 변한 건 없다. 열심히 하고 있고, 앞으로 더 빠르게 움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쟁사와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하지 않으냐'는 질문에는 "저희가 선도업체다. 다른 기업이 저희를 따라오고 있는 입장인데, 억지로 차별화하는 것은 좀 그렇다"며 "저희가 그냥 잘하는 것을 계속 잘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김 대표는 AI 모델들이 쏟아지는 상황에서도 챗GPT에 대해 꾸준한 관심을 보인 한국 사용자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그는 "한국은 챗GPT 인구당 유료 가입자 비율이 전 세계 1위"라며 "기술의 가치를 알고 돈을 내더라도 더 많은 효익을 얻어내겠다고 생각하는 한국 이용자가 많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는 챗GPT 출시 3년 이후 나타나고 있는 AI 도입 현황을 소개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에 김 대표는 챗GPT 사용량이 빠르게 증가해 일상 속으로 스며들고 있다는 점을 지속해서 강조했다. 실제로 전 세계 챗GPT 일일 메시지는 지난해 6월 4억5000만건에서 올해 6월 26억3000만건으로 약 6배 증가했다. 운동·건강, 생활 정보, 학습 조언 등 실용적인 조언을 위해 사용하는 경우가 약 29%, 정보 탐색을 위해 사용하는 비율이 약 24%로 비중이 컸다.
이와 함께 김 대표는 한국의 특수성을 제시했다. 챗GPT의 사용 패턴이 다른 나라와 비교해 조금 다르다는 것이다. 한국 사용자 29%는 문서나 계약서 번역, 문서 및 이메일 작성 등 업무 산출물을 생산하기 위한 용도로 챗GPT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1%는 과업 수행을 위한 방법을 조언하는 요청이었다.
이러한 사용 패턴은 기업의 AI 전환을 가속화할 수 있는 중요한 기반이 된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직원들이 챗GPT 사용에 이미 익숙한 만큼, 기업 내 AI 전환이 빠르게 이뤄질 수 있는 구조라는 분석이다.
김 대표는 "경제적으로 가치가 큰 일의 대부분이 기업 안에서 이뤄지므로 AI의 긍정적인 경제적 효과는 기업의 AI 전환을 통해 가장 크게 실현될 수 있다"며 "오픈AI코리아가 국내 기업들의 AI 전환을 돕는 최적의 파트너가 되겠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GS건설과 LG유플러스 관계자도 참석해 실제 AI 도입 사례를 소개했다. GS건설은 직원들에게 챗GPT 엔터프라이즈를 배포해 그 과정에서 나오는 다양한 AI 활용 사례를 조직 전반으로 공유, 업무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오픈AI의 테크놀로지를 활용해 에이전틱 콜봇 스탠다드를 오는 16일 선보일 예정이다. 내년 상반기에는 에이전틱 콜봇 프로를 출시한다.
김 대표는 "전 세계적으로 100만개의 기업이 오픈AI의 B2B 고객"이라며 "한국에서도 일단 B2B 위주로 사업을 벌인다. 인력 또한 B2B 중심이다. 이를 바탕으로 성장해 점차 B2C 영역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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