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윤정원 기자] 김성현 KB증권 대표의 거취를 둘러싸고 금융권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2019년 취임 이후 다섯 차례 연임에 성공한 김성현 대표는 올해 말 임기 종료를 앞두고 여섯 번째 임기 도전에 나서게 된다. KB금융그룹이 오는 27일 계열사대표후보추천위원회(대추위)를 열어 대표 인사를 논의할 예정이어서, 조만간 연임 여부가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 탄탄한 실적에 6연임 가능성 '솔솔'
김 대표는 KB증권을 기업금융(IB) 기반으로 안정적인 성장 궤도에 올려놨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실제로 최근 실적에서도 그 존재감이 뚜렷하다. KB증권은 올해 3분기 기준 연결 누적 영업이익 6679억원, 누적 당기순이익 5024억원을 기록했다. 모두 전년 동기 대비 9%가량 감소한 수준이다. 다만, 이는 부동산 PF 자산의 선제적 충당금이 반영된 영향이다. 총 영업이익 3분기 누적 기준 자산관리(WM) 부문은 7289억원, 기업금융(IB)은 366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4.4%, 31.4% 증가했다.
KB증권은 3분기 누적 최대 금액 및 최다 주관 등 부채자본시장(DCM) 시장도 선도하고 있다. 아울러 초대형 기업공개(IPO)인 LG CNS의 성공적 상장을 기반으로 2025년 3분기 총 11건 상장을 완료했다. 9건의 유상증자를 기반으로 IPO 1위 수성 및 주식자본시장(ECM) 전체 주관 상위권(3위)을 유지했다.
이같은 실적은 김 대표가 검증된 리더십과 실적 기반의 연속성을 주장할 수 있는 강한 명분이 된다. 또한 그는 그룹 차원 기업금융 전략에 깊이 관여하는 인물로 여겨진다. 대추위 입장에서도 실적 안정성과 조직 리스크 제어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고려될 여지가 크다는 분석이다.
◆ 세대교체론 부상…양종희 회장 인사 기조에 쏠린 눈
반면 김 대표의 연임 도전이 순탄하지만은 않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핵심 변수는 KB금융그룹 내부에서 형성된 세대교체 흐름이다. 취임 초기부터 변화와 쇄신을 강조해온 양종희 회장은 과거에도 여러 계열사에서 세대교체 인사를 단행해왔고, 그 맥락이 이번 증권 대표 인사에서도 다시 부각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양종희 회장은 지난 2023년 말에는 KB손해보험, 자산운용, 저축은행 등에서 대대적인 세대교체 인사를 단행했고, 2024년에도 주요 계열사 대표를 상당 부분 교체했다. 김 대표가 1963년생으로 연차가 높은 대표 그룹에 속한다는 점도 세대교체 요구를 자극하는 요인이다.
KB증권이 IB·WM 각자대표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 또한 인사 결정의 변수로 꼽힌다. 지주가 단일 대표 체제로의 전환을 검토할 경우, 현 구조를 유지하는 것보다 리더십 교체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 있다는 평가다. 일부에서는 김 대표를 지주 본부로 이동시켜 IB 전문성은 살리되, 증권 리더십은 새 얼굴에게 맡기는 절충 시나리오도 나오고 있다.
◆ KB금융 경영 전략, 대추위 결정에 담긴다
이번 연말 대추위의 선택은 단순히 KB증권 대표만의 문제가 아니다. 금융권에서는 이를 통해 KB금융이 향후 조직 운영 철학과 리더십 전략을 어떻게 설계할지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시험대로 보고 있다.
만약 대추위가 김성현 대표의 연임을 결정한다면 그룹이 실적 중심의 안정 리더십을 우선시하는 쪽에 무게를 둔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특히 IB 부문을 중심으로 리스크 노출을 관리하면서도 현재의 성과 추세를 이어가려는 의지가 반영된 선택이 될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대표 교체나 단일 대표 체제 전환을 택한다면, 이는 변화와 쇄신 기조를 보다 본격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김 대표를 지주로 이동시키는 타협안까지 현실화하면 이는 그의 전문성을 유지하는 한편 그룹 전반의 새 리더십 구축을 위한 포석이 될 수 있다.
이번 인사를 통해 KB금융의 계열사 대표군 연령 구성, 경영 전반의 승계 구조, 그리고 지주와 계열사 역할 배분이 향후 어떻게 재정립될지도 주목된다. 세대교체와 리더십 안정성이라는 두 축 사이에서 어느 쪽에 무게를 둘지에 따라 KB금융의 중장기 전략이 달라질 수 있는 만큼, 대추위의 결정을 둘러싼 시장의 시선은 더욱 예리해지는 추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단순한 대표 교체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KB증권의 리더십 구조뿐 아니라 향후 지주 조직 개편 방향을 가늠하는 신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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