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료 출신 이현승, '대관·규제 대응' 강점
'38년 증권맨' 황성엽, 풍부한 경험

[더팩트ㅣ박지웅 기자] 제7대 금융투자협회 회장 선거가 3파전으로 치러지게 됐다. 서유석 협회장이 역대 회장 가운데 처음으로 연임에 도전하는 가운데 이현승 KB자산운용 전 대표와 황성엽 신영증권 사장이 출사표를 내밀었다. 업계는 이번 선거가 코스피 5000 시대를 앞두고 자본시장 운영 방향을 결정할 주요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19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금융투자협회(금투협) 차기 회장 후보추천위원회(후추위)는 이날 오전 출마 지원서 접수를 마감한 결과, △서유석 현 금투협 회장 △이현승 KB자산운용 전 대표 △황성엽 신영증권 대표 등 3명이 공식적으로 지원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유력 후보로 거론되던 정영채 메리츠증권 상임고문(전 NH투자증권 사장)은 고심 끝에 출마를 접으며 사실상 '3파전' 구도가 확정됐다.
서유석 회장은 2009년 금투협 출범 이후 첫 연임 도전자다. 그는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코스피 5000 이후의 시대를 열어갈 적임자"라며 출마를 공식화했다. 서 회장은 지난 3년간 금융당국, 국회, 유관기관과 구축한 네트워크를 강점으로 내세우며 "새로운 후보가 관계를 형성하는 데 최소 2년 이상이 걸린다"며 업무 연속성을 강조했다. 이어 "향후 몇 년은 한국 자본시장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골든타임"이라며 "리더십의 연속성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주장했다.
서 회장은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 출신으로, 상장지수펀드(ETF)·리테일·마케팅 등 다양한 업무를 두루 거친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재임 기간 중에는 증시 호황기 대응, 종합투자계좌(IMA) 도입, 디딤펀드(노후자금 펀드) 출시, 토큰증권(STO) 제도화 논의 등 굵직한 사안을 진행해왔다. 다만 미래에셋 측이 최근 서 회장의 연임에 반대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지면서 표심의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미래에셋은 전체 투표 비중 약 10%를 차지하는 대형사로, 향후 표 분포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현승 전 KB자산운용 대표는 행정고시 출신 관료로, 공정거래위원회와 재정경제부를 거쳐 업계로 자리를 옮긴 후 SK증권, 현대자산운용, 코람코자산운용, KB자산운용 등에서 대표이사를 맡았다. 업계 CEO를 16년간 역임한 경력과 관료 시절 대관 경험을 내세우며 인허가·규제 환경 대응 능력을 강조하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취임 후 한 달 내 금융투자 인가지원센터를 설립하겠다"며 회원사의 신사업 진출을 지원하는 실무 공약을 내놓았다. 다만 주된 경력이 자산운용업권 중심이라는 점에서 대형 증권사 표심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황성엽 신영증권 대표는 1987년 입사 후 38년간 신영증권에 몸담은 정통 '신영맨'으로, IB·법인사업·WM·경영총괄 등 전 분야를 거친 현장 경험이 강점이다. 현재 자본시장 CEO 모임의 회장을 맡고 있어 업계 네트워크도 탄탄한 것으로 평가된다. 황 대표는 대형·중소형 증권사별로 필요한 정책을 나눠 접근하는 '맞춤형 공약'을 앞세우며, 생산적 금융 확대와 시장 구조 개선을 주요 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이번 선거의 핵심 변수로는 업권별 표심 분포가 꼽힌다. 금투협 회장 선거는 회원사 규모와 회비 납부액에 따라 투표권이 차등 부여된다. 전체 표의 70%는 분담금 비중에 따라 산정되기 때문에 대형사의 선택이 사실상 승부를 가른다. 한국투자금융지주, 미래에셋금융그룹, KB금융지주, 신한금융투자 등 주요 대형사 표심이 어디로 이동하느냐가 승부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정책 환경 또한 중요한 판단 기준이다. 차기 협회장은 코스피 5000 시대 진입 여부를 가를 지배구조 개선, 자본시장 세제, 기관투자자 역할 확대, 기업공개(IPO) 활성화, IB 경쟁력 제고 등 여러 현안을 다뤄야 한다. 디지털자산 입법과 STO 제도 구축 등 신시장 과제도 협회장의 주요 역할로 자리 잡고 있어 후보별 디지털자산 이해도와 정책 대응 역량이 표심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금투협 후보추천위원회는 제출된 서류를 검토한 뒤 다음 달 초 면접을 진행해 최종 후보군(숏리스트)을 압축한다. 최종 회장은 12월 중순 열리는 금투협 총회에서 회원사 비밀투표로 선출되며, 임기는 2025년 1월 1일부터 2028년 12월 31일까지 3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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