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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 규모 ESS 입찰 2차전…삼성SDI·LG엔솔·SK온 '사활'
1차전 삼성SDI 압승…LG엔솔·SK온 '절치부심'

지난 8월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25 기후산업국제박람회 SK그룹관 내 SK온 컨테이너형 ESS 제품. /SK온
지난 8월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25 기후산업국제박람회 SK그룹관 내 SK온 컨테이너형 ESS 제품. /SK온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1조원 규모 제2차 에너지저장장치(ESS) 중앙계약시장 입찰 전쟁이 시작됐다.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화재 여파로 평가 항목 중 화재 안전성 점수 비중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는 우위를 점하기 위해 분주한 모양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전력거래소는 최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2025년도 제2차 ESS 중앙계약시장 사업자 설명회를 열었다. 2027년 12월 공급되는 2차 사업은 총 540MW 규모로 진행되며 액수로는 1조원대로 평가된다.

앞서 2025년 1차 ESS 중앙계약시장 입찰에서는 삼성SDI가 약 76%를 수주하며 SK온과 LG에너지솔루션을 제치고 압승했다. 당시 삼성SDI는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배터리를 내세우면서, 파격적인 입찰가를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SDI는 전체 8개 사업지(진도·고흥·광양·영광·무안·안좌·읍동·제주 표선) 중 6곳에 배터리를 공급하기로 했다. NCA 대비 화재 위험성이 낮은 LFP(리튬·인산·철)를 내세운 LG에너지솔루션은 광양과 제주 표선만 확보했다. SK온은 경쟁 입찰에서 고배를 마셨다.

지난 7월 선정된 1차전 이후 시장 상황은 급변했다. 지난 9월 대전 국정자원에서 화재가 발생하면서 화재 안전 중요성이 보다 커졌다. 전력거래소는 비가격평가 변별력이 상대적으로 낮고, 가격평가가 상대적으로 높아 비가격평가 중요성이 약화했다고 봤다.

전력거래소는 2차 사업 설명회에서 가격평가·비가격평가 비중을 기존 60대 40에서 50대 50으로 조정했다. 비가격평가 지표 배점도 바꿨다. 출력제어 수준 등 계통연계, 경제 기여도는 기존 24점에서 25점으로 늘렸으며, 특히 화재·설비 안전성은 22점에서 25점으로 대폭 늘렸다.

반면 보증수명과 운전 효율 등을 따지는 기술 능력은 16점에서 14점으로, 지역 수용도와 사업계획 적정성, 사업 준비도 등 주민수용도·사업 준비도 지표는 10점에서 8점으로, 신용등급평가와 자본 조달 계획 적정성 등 사업 신뢰도 지표는 4점에서 3점으로 낮췄다.

업계에서는 우선 비중이 줄기는 했으나 여전히 가격은 무시할 수 없는 요소라고 본다. 다만 국정자원 화재 여파로 지표 배점이 높아진 '화재 안전성'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경제 기여도 등 지표가 높아진 점에서 소재·부품을 국내에서 조달하는지 등도 승부처가 될 전망이다.

LG에너지솔루션이 충북 오창 에너지플랜트에서 지난 17일 국내 ESS용 LFP 배터리 생산 추진 기념 행사를 열고 기념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기후에너지환경부 분산에너지과 현성보 사무관, LG에너지솔루션 ESS cell개발담당 김기웅 상무, 충청북도청 이복원 경제부지사, LG에너지솔루션 ESS전지사업부장 김형식 상무, 커뮤니케이션센터장 김우섭 전무. /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이 충북 오창 에너지플랜트에서 지난 17일 국내 ESS용 LFP 배터리 생산 추진 기념 행사를 열고 기념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기후에너지환경부 분산에너지과 현성보 사무관, LG에너지솔루션 ESS cell개발담당 김기웅 상무, 충청북도청 이복원 경제부지사, LG에너지솔루션 ESS전지사업부장 김형식 상무, 커뮤니케이션센터장 김우섭 전무. /LG에너지솔루션

SK온은 사전 예방·사후 대책을 동시에 확보한 상태다. SK온은 전기화학 임피던스 분광법(EIS) 기반 배터리 진단 시스템을 갖춰 화재 발생 시 최소 30분 전 위험 신호를 조기에 감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상 징후가 감지된 모듈만 간편하게 꺼내 교체할 수 있다.

사후 대책으로는 열 차단막이 있다. 냉각 플레이트 등을 적용한 열확산 방지 설루션이다. 환기 시스템과 폭압 패널 시스템 이중 안전 메커니즘을 접목한 폭발 방지 설루션도 있다. 경제 기여도 측면에서는 충남 서산에 ESS용 배터리 체계를 구축해 높은 점수를 받을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도 국내에 ESS용 LFP 배터리를 생산하는 거점을 마련할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17일 충청북도와 오창 에너지플랜트에서 ESS용 LFP 국내 생산 추진 기념 행사를 열었다. 올해 말부터 생산라인을 구축해 2027년부터 ESS용 LFP를 생산할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오창 에너지플랜트 시설이 일회성이 아니라고 강조하고 있다. 자사 모든 제품 개발·제조 허브로 삼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열폭주로 인한 화재와 폭발 사고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자사 LFP 제품이 안전성 인증인 UL9540A도 획득했다고 설명했다.

1차에서 '압승'한 삼성SDI는 높은 에너지밀도와 안전성을 갖춰 미국 ESS 시장에서 선호도가 높은 각형 배터리를 무기로 2차전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낼 전망이다. 삼성SDI 역시 울산 공장에서 ESS용 배터리 셀 대부분을 생산하고 있다.

삼성SDI는 지난달 20일 한국전기안전공사와 'ESS와 무정전전원장치(UPS) 등 배터리 관련 산업 발전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기도 했다. 협약서에는 ESS 등 설비 안전관리 정책 발굴과 안전성 강화를 위한 개선안 마련, 전문인력 양성 등이 담겼다.

한편으로는 스펙이 비슷하다면 '계통연계'가 관건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계통연계는 ESS가 기존 전력계통에 안전하게 연결돼 전기를 저장하거나 공급할 수 있도록 하는 절차다.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소와 연계돼 생산된 전기를 저장하는 절차 등이다.

2025 전력거래소 업무계획에 따르면 전력거래소는 재생에너지 자원 중장기 효용성 증대를 위해 재생에너지와 ESS를 결합한 '전력거래 신 비즈니스 정착'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재생에너지 연계형 ESS 부하감축 제도를 마련해 올해 정착한다고 설명했다.

결국 배터리 업체들은 '성능'이 좋아야 한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급변하는 전력 현상을 얼마나, 어떻게 대응하는지는 결국 성능에 달려있다"라며 "결국 '실력'을 갖췄는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0일 삼성SDI는 전기안전공사와 ESS 등 배터리 관련 산업 발전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박진 삼성SDI 중대형사업부장 부사장(오른쪽)과 김성주 전기안전공사 기술이사(왼쪽)가 기념사진을 찍는 모습. /삼성SDI
지난달 20일 삼성SDI는 전기안전공사와 ESS 등 배터리 관련 산업 발전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박진 삼성SDI 중대형사업부장 부사장(오른쪽)과 김성주 전기안전공사 기술이사(왼쪽)가 기념사진을 찍는 모습. /삼성SDI

bel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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