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뷰·단지 조경에 감탄…"영국보다 아름다워"

[더팩트 | 공미나 기자] "영국의 가을도 예쁜데 여기는 비교도 안되게 아름답네요. 이 자연 환경을 최대한 활용해 설계를 할 수 있도록 고민해보겠습니다."
세계적인 건축가 토머스 헤더윅은 15일 서울 여의도 대교아파트 단지를 둘러본 뒤 이같이 말했다. 이날 대교아파트 재건축 조합은 시공사 선정 총회 및 헤더윅 스튜디오와 방문해 비저닝 스터디(Visioning Study) 협약체결식을 앞두고 토머스 헤더윅과 약 1시간 동안 단지 투어를 하며 이야기를 나눴다.
1975년 준공된 대교아파트는 현재 576가구 규모다. 이 단지는 재건축을 통해 최고 12층, 4개동 576가구에서 지하 5층~지상 최고 49층, 4개동 912가구로 재탄생할 예정이다. 용도지역은 제3종 일반주거지역에서 준주거지역으로 종상향 되며, 용적률은 469.99%다. 대교아파트는 여의도 재건축 단지 중 가장 먼저 사업시행계획인가를 받아 사업 진행 속도가 가장 빠르다.
토머스 헤더윅은 오늘날 가장 영향력 있는 건축가 중 한 사람이다. 그가 설립한 건축 디자인 스튜디오 '헤더윅 스튜디오'는 대교아파트 해외특화 설계를 맡았다. 뉴욕 흐드슨 야드의 '베슬', 일본 도쿄의 '아자부다이 힐스'의 퍼블릭 공간, 구글의 신사옥 '베이뷰 캠퍼스'와 국내 '노들 글로벌 예술섬' 프로젝트 등은 그의 대표작이다. 정희선 대교아파트 재건축 조합장은 헤더윅 스튜디오에 설계를 맡기기 위해 직접 이메일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헤더윅은 단지를 둘러보며 여의도라는 지역의 특성과 단지 내 조경에 큰 관심을 보였다. 단지를 노랗게 물들인 은행나무를 한참 바라보던 헤더윅은 "나무가 예쁘다. 보존해야 하는 나무냐"고 묻는가 하면 "한강이 어느 방향이냐"며 입지적 특성을 살폈다.
입주민 정보도 세세히 질문했다. 그는 "대부분 입주자들이 새로 지은 집에 살고싶어 하냐 혹은 팔고 싶어하냐"고 물었다. 정 조합장은 "여의도가 섬이라 이곳 사람들은 섬 사람 같은 성향이 있다. 한 번 이 지역에 들어오면 잘 나가지 않는다"며 "50년씩 거주하신 분들도 많다. 여기서 '10년 살았다'고 하면 '얼마 안 살았네'라는 소리를 듣는다"고 설명했다.
단지와 붙어있는 두 개의 저층 상가는 아파트와 지번이 분리돼 재건축이 함께 추진되지 않고 있다. 헤더윅은 상가가 눈에 띈다며 "상가 건물도 함께 재건축할 방법은 없냐"고 묻더니 "단지 조화를 위해 함께 재건축하면 좋을 거 같다"고 의견을 냈다.

서울 집값에 큰 영향을 미치는 '한강뷰'에 대한 생각도 전했다. 헤더윅은 "과거엔 강은 하나의 수송로였으나 요즘은 그 뷰가 자산이 되고 있다"며 "영국인들도 강을 좋아하지만, 한강은 런던 템스강의 3배 폭이라 그만큼 자산가치도 더 높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강뷰 아파트 가격 높은게 충분히 이해가 간다"고 말했다.
단지를 모두 둘러본 뒤 정 조합장은 헤더윅에게 "단지를 새로 디자인할 때 헤더윅의 철학을 담아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헤더윅은 하이파이브로 정 조합장의 당부에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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