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년 만에 한국을 찾은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회장과 만나 전장(자동차 전기장치) 부품 등 미래 모빌리티 산업과 관련한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이 회장은 13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있는 승지원에서 칼레니우스 회장과 만찬을 가졌다. 승지원은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이 1987년 고 이병철 창업회장의 거처를 물려받아 집무실 겸 영빈관으로 활용한 곳이다. 현재 이 회장이 국내외 주요 인사와 만날 때 사용하고 있다.
이 회장은 이날 회동에서 칼레니우스 회장과 배터리 공급 확대, 차량용 디스플레이 관련 협력 강화 등을 모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주선 삼성SDI 사장, 크리스티안 소보트카 하만 사장 등 주요 경영진도 이 자리에 함께했다.
현재 삼성전자는 차량용 부품 자회사 하만을 통해 벤츠 전기차 EQS의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MBUX 플랫폼을 공급 중이며, 카 오디오 부문도 협력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차량용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 공급을 위해 벤츠와 협력에 나서고 있다. BMW와 아우디 등에 전기차용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는 삼성SDI는 벤츠와의 협력을 지속해서 검토해 왔다.
이날 회동을 계기로 삼성과 메르세데스-벤츠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전장 등 기존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동시에 차세대 전기차용 배터리, 자율주행 등 미래 모빌리티 분야의 공조 범위를 확대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글로벌 프리미엄 자동차의 상징인 벤츠가 최근 전기차 라인업을 강화하며 미래 모빌리티 혁신에도 적극 나서고 있어 차별화된 배터리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삼성SDI와의 협력 가능성도 제기된다.
또한, 지난 2016년 삼성에 인수된 이후 메르세데스-벤츠를 비롯한 주요 글로벌 완성차 업계에 핵심 전장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는 하만도 사업 기회를 확장하며 새로운 도약의 전기를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이 회장은 미래 먹거리인 전장 분야에서 사업 기회를 넓히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최근 전장 사업 강화 차원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레이쥔 샤오미 회장, 왕촨푸 BYD 회장 등을 잇달아 만났다.
지난해에는 경기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열린 '현대 N x 토요타 가주 레이싱 페스티벌'에 참석해 토요다 아키오 토요타그룹 회장과 회동했다.
한편, 칼레니우스 회장은 이 회장과의 만찬 전 LG그룹 경영진과 만나 협업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조주완 LG전자 CEO, 정철동 LG디스플레이 CEO,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CEO, 문혁수 LG이노텍 CEO 등 자동차 부품 사업과 관련된 LG 주요 계열사의 경영진이 총출동했다.
회동 이후 칼레니우스 회장은 "LG와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인공지능(AI), 차량용 에이전틱 AI, 배터리 등 여러 사업 분야에서 기술 협력을 논의했다"고 말했다.
또한, 칼레니우스 회장은 조현상 HS효성 부회장과도 만난 것으로 추정된다. HS효성 계열사인 HS효성더클래스는 메르세데스-벤츠 공식 딜러사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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