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ACT

검색
경제
[르포] 폐자원 활용해 친환경 실천…한일시멘트 영월공장의 변신
최근 3000억원 투자해 친환경 설비 갖춰
유연탄 대신 순환자원…탄소 배출량 4.7톤↓


한일시멘트 영월공장은 최근 순환자원 투입 설비, 예열탑 개조 등 신환경 설비에 3000억원을 투자했다. /공미나 기자
한일시멘트 영월공장은 최근 순환자원 투입 설비, 예열탑 개조 등 신환경 설비에 3000억원을 투자했다. /공미나 기자

[더팩트 | 공미나 기자] 시멘트 산업은 환경오염의 주범이다? 이는 시멘트 제조 공정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발생하는 오해라고 볼 수 있다. 최근 시멘트 산업은 각종 폐기물 및 부산물을 환경친화적으로 재활용하며 대표적인 자원순환형 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지난 6일 강원도 영월군 한일시멘트 영월 공장을 둘러보니 시멘트 제조 과정이 어떻게 친환경으로 변모했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1992년 들어선 한일시멘트 영월공장은 우리나라 시멘트 공장 중 가장 최신식 시설로, 연 400만톤의 시멘트를 생산할 수 있다. 한일시멘트는 2023년부터 이곳에 약 3000억원을 들여 순환자원 재활용 설비, 폐열을 활용한 ECO발전 설비, 질소산화물 저감 장치, 염소더스트 재활용 시설 등 친환경 설비를 구축했다. 직접 110m 높이의 거대한 예열탑에 올라가 보니 최근 새롭게 지어진 친환경 설비들이 한 눈에 들어왔다.

영월공장은 석회석 저장부터 소성, 출하까지 생산설비가 공정 순서대로 일직선으로 배치돼 시멘트 제조 공정을 한 눈에 이해할 수 있다. /공미나 기자
영월공장은 석회석 저장부터 소성, 출하까지 생산설비가 공정 순서대로 일직선으로 배치돼 시멘트 제조 공정을 한 눈에 이해할 수 있다. /공미나 기자

시멘트 산업이 어떻게 친환경에 앞장서고 있는지 이해하려면 시멘트의 제조 과정부터 알아야 한다. 시멘트 제조는 크게 채광, 원료생산, 소성, 출하 순으로 진행된다. 이 중 가장 중요한 공정으로 꼽히는 소성 공정은 분쇄된 시멘트 원료를 1450℃ 이상의 고열로 가열해 시멘트 반제품인 '클링커'를 만드는 것이다. 이 공정은 에너지 소모가 많고, 탄소가 배출된다.

시멘트 산업이 탄소배출을 줄이는 방법 중 하나는 소성 공정에서 사용하는 주연료인 유연탄을 폐플라스틱 등 순환연료로 대체하는 것이다. 한일시멘트 영월공장도 이를 위해 생산설비 전반을 개보수했다. 두 개의 킬른 예열탑을 개조해 순환연료가 완전히 연소될 수 있도록 보조연소 장치를 설치했다.

킬른 2호기 공사는 지난해 1월, 1호기 공사는 올해 10월 마무리됐다. 순환연료가 유연탄을 대체하는 비율은 개보수 공사 전 33%였으나, 현재 약 51%에 달한다. 세계최고 수준인 유럽 시멘트 공장의 평균인 52%에 근접하다. 화석연료 연소 시 배출되던 탄소배출량도 설비 개조 후 약 4만7000톤 줄었다. 기존 대비 10% 가량 감소한 수치다. 질소산화물 배출농도도 약 17% 저감됐다.

한일시멘트 에코발전 설비는 폐열을 활용해 전기를 만들어낸다. 이곳에서는 연간 약 14만MWh의 전기 생산이 가능하다. /공미나 기자
한일시멘트 에코발전 설비는 폐열을 활용해 전기를 만들어낸다. 이곳에서는 연간 약 14만MWh의 전기 생산이 가능하다. /공미나 기자

한일시멘트의 친환경 노력은 연료 대체에 그치지 않았다. 2024년 완공한 에코발전(폐열발전) 설비는 고온의 배기가스를 보일러로 보내 증기를 생산하고, 터빈을 돌려 전기를 만들어낸다. 이러한 에코발전 시스템은 다른 발전설비보다 경제적이고 대기오염물질 발생이 없다.

에코발전을 통한 온실가스 감축 효과도 연간 6만4000톤으로 추정된다. 한일시멘트 관계자는 "영월공장의 에코발전설비는 연간 약 14만MWh의 전기 생산이 가능하다"며 "이는 영월공장 전기 사용량의 30%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킬른에서 나오는 부산물인 염소더스트를 처리해 비료로 만드는 '염소더스트 수세 설비'도 2024년 완공돼 가동중이다. 소성 과정에서 생기는 부산물인 염소더스트는 주기적으로 제거하지 않으면 예열탑과 킬른의 고장을 유발할 수 있다. 영월공장의 염소더스트 수세설비는 킬른에서 포집한 염소더스트를 모아 염화칼륨(KCl)을 만들고, 이를 비료로 재활용할 수 있게 만드는 설비다.

한일시멘트 영월공장은 전문 선별업체에서 선별한 순환연료를 활용한다. /한일시멘트
한일시멘트 영월공장은 전문 선별업체에서 선별한 순환연료를 활용한다. /한일시멘트

영월공장은 비산먼지 저감 설비에도 투자를 이어왔다. 미세먼지의 원인이 되는 질소산화물이 소성 과정에 발생하는데 이를 저감시키는 장치 SNCR(selective non-catalytic reduction, 선택적 비촉매 환원법)을 최근 개조해 성능을 향상시켰다. 요소수를 분사해 질소산화물과 결합시켜 무해한 물질로 변환시키는 원리의 장치다. 석회석 이송로, 순환자원 이송로는 모두 밀폐형으로 건설돼 비산먼지를 차단하고 있다. 약 200억원을 투자해 마련한 전기 집진기와 백필터는 분쇄설비 및 소성 설비에 설치돼 비산먼지 확산 방지 역할을 다하고 있다.

허권회 한일시멘트 영월공장 공장장은 "건자재 수요 감소 등 시멘트 업계가 처한 상황이 녹록지 않지만 탄소중립의 목표 아래 친환경 설비 투자를 지속해왔다"며 "앞으로도 탄소저감을 위한 노력을 꾸준히 이어나갈 것"이라고 각오를 전했다.

mnmn@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인기기사
회사소개 로그인 PC화면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