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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순이익 감소에 결제 데이터 '버팀목'…스테이블코인에 '쏠린눈'
NFT·메타버스 카드업계 디지털 도전 '무덤'
3분기 순익 16% 감소, 신사업 성과 '글쎄'


신용카드사의 순이익이 악화했고 신사업 개척에도 난항을 겪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뉴시스
신용카드사의 순이익이 악화했고 신사업 개척에도 난항을 겪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뉴시스

[더팩트ㅣ김정산 기자] 신용카드사가 돌파구 모색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3분기까지 순이익이 감소하는 흐름을 이어갔다. 한때 미래 먹거리로 부상했던 대체불가토큰(NFT)이나 메타버스 등이 유명무실해진 가운데 스테이블코인의 뚜렷한 활용 방안도 안갯속이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카드사 6곳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총 1조6893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16% 감소한 수준이다. 특히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가 두 자릿수 감소세를 보이며 부진한 실적으로 기록했고, 나머지 카드사들은 한 자릿수 범위 내에서 소폭의 등락을 나타냈다.

카드사들의 실적이 부진한 배경에는 수익성 악화와 비용 부담이 동시에 자리 잡고 있다. 지난 2월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로 성장동력이 떨어졌고, 최근에는 연체율이 해소되는 흐름이지만 여전히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 밖에도 하반기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에 카드론 등 신용카드 대출이 포함되면서 수익성이 떨어진 것 또한 실적 타격에 영향을 줬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기존 사업은 축소되면서도 새 먹거리 발굴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카드사들이 스테이블코인 상표권을 연달아 출허하면서 신사업 활로 개방을 시사했지만 뚜렷한 성과물은 없는 상황이다. 당초 지급 방식을 스테이블코인으로 대체하는 등 활성화 방안이 논의됐지만 정부 차원의 제도 도입 없이 카드사 자체적으로 움직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스테이블 코인에 관한 관심도가 카드사뿐 아니라 전 금융권에 확산하고 있는 만큼 타 업권의 움직임을 살피면서 보수적인 행보에 나서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과거 시행했던 디지털 사업의 트라우마 또한 신사업을 경계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카드업계가 디지털 전환(DT)에 본격적으로 나서기 시작한 시기는 지난 2018~2019년인데, 당시 도전했던 디지털 사업이 대부분 일회성에 그치거나 수포로 돌아갔다.

한때 유행했지만, 자취를 감춘 사업 중 하나로는 NFT가 손꼽힌다. 과거 카드업계는 NFT를 두고 미래 먹거리로 내세우면서 사업에 착수했지만, 이제는 존재감이 미미한 상황이다. 2021~2022년 가상자산 열풍에 힘입어 기술 특허와 시범 서비스 등에 경쟁적으로 나섰지만, 주력 수익모델로 이어진 사례는 거의 없다. 대부분 사업이 중단되거나 홍보 수준에 그치고 있다. 당시 업계에서는 결제 영수증을 NFT로 발행하거나 멤버십 포인트 및 한정판 디지털 굿즈에 NFT를 결합하는 등 실험을 진행했다.

메타버스도 마찬가지다. 하나카드는 지난 2021년 '제페토'에 '하나카드 월드'를 열고 10~20대 고객의 유입을 유도했지만, 현재는 사실상 운영이 중단된 상태다. 가장 최근 올라온 게시물은 지난 2021년 12월이 마지막이다. 이어 신한카드 역시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ZEPETO)와 손잡고 '제페토 카드'를 선보이며 젊은 세대를 겨냥했으나, 이후 후속작이나 추가 협업은 이어지지 않았다.

그나마 카드사가 장기적으로 유지하고 있는 분야는 데이터 사업이다. 카드업계가 결제 데이터를 활용해 소비자의 연령, 지역, 업종별 소비패턴을 가장 세밀하게 파악할 수 있는 대펴적인 업권인 만큼 독주 체제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기준 금융데이터거래소에 등록된 상품 총 8717건 중 전업카드사 9곳(신한,삼성,KB국민,현대,하나,우리,롯데,비씨,NH농협카드)이 취급하는 상품은 7735건으로 전체 상품의 88.7%를 차지하고 있다.

디지털 전환 과정에서 진통을 겪는 만큼 스테이블코인마저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결국 본업인 카드 영업에서 경쟁력 강화를 모색할 수밖에 없다고 진단한다. 그러나 일시적으로 소비가 확대될 요인이 떨어지고 긴축 기조가 지속되는 현 상황에서는 단기간 내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카드업계는 스테이블코인 사업 성공 여부를 두고 낙관적인 분위기다. NFT나 메타버스는 부수적인 역할에 그치지만 스테이블코인은 원화를 담보로 발행하는 신규 화폐인 만큼 결제 분야에 직접 적용이 가능할 것이란 관측이다. 금융권에 움직임에 발맞춰 인프라를 구축하고 결제 편의성을 높이는 등 사업 전면에 확대할 수 있다는 구상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그동안의 디지털 사업은 카드사 주 업무를 보조하는 기능에 그쳤다면 스테이블코인은 결제 분야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라며 "데이터 사업을 장기간 이끌어가는 것과 마찬가지로 강점을 지닌 사업에선 성공적인 성과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kimsam11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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