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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곽 드러난 '마스가 프로젝트'…한국 기업, 주도 속 '핵잠'도 역할
대통령실 "선박금융 포함"…조선업계, 수주 확대 기대
李 '핵추진잠수함' 언급…한화 필리·HD현대 SMR 주목


지난 29일 오후 경주시 국립박물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방명록에 서명하는 모습을 이재명 대통령이 지켜보고 있다. /APEC 2025 KOREA
지난 29일 오후 경주시 국립박물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방명록에 서명하는 모습을 이재명 대통령이 지켜보고 있다. /APEC 2025 KOREA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2025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를 계기로 방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이재명 대통령이 관세 후속 협상을 타결하면서 조선산업 협력 사업 윤곽이 드러났다. 이 대통령이 쏘아 올린 '핵추진잠수함'도 조선업계가 예의주시하는 모양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 정부가 지난 29일 합의한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는 한국 기업 주도로 진행된다. 한미는 3500억달러 대미 투자액 가운데 1500억달러를 마스가 프로젝트에 투입하기로 했다.

투자금 1500억달러는 조선사가 선박을 수주할 때 RG(선수금 환급보증) 형태로 지원될 것으로 보인다. RG는 조선소가 선주로부터 선박 건조 계약에 따라 선수금을 받았는데 계약을 이행하지 못하는 경우 은행이 선수금을 대신 돌려주는 보증이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신규 선박 건조 시 장기 금융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선박금융을 포함하기로 하면서 우리 기업 선박 수주 가능성을 높일 수 있게 됐다"라며 "선박금융이 RG가 꽤 많은 부분을 차지할 것 같고 일부 대출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특히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등 국내 업체가 미국에서 수주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월 이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에서 "한국으로부터 배를 구매하고 동시에 한국이 자국민을 활용해 미국에서 선박을 건조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업체가 현지 조선소 인수·현대화부터 첨단조선기술 개발 등 협력은 시작된 상황이다. HD현대는 8월 한미 정상회담 직후 미국 사모펀트 서버러스 캐피탈, 한국산업은행과 공동 투자 프로그램 조성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바 있다.

HD현대는 미 해군 함정 공동 건조도 추진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 26일 미국 최대 방산 조선사 헌팅턴 잉걸스와 상선·군함 설계·건조 협력에 관한 합의 각서(MOA)를 체결했다. 양사는 미국 해군 차세대 군수지원함 설계·건조에 협력하기로 했다.

HD현대와 헌팅턴 잉걸스는 지난 26일 경북 경주 라한셀렉트 호텔에서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부 주원호 사장과 헌팅턴 잉걸스 에릭 츄닝 전략 개발 총괄 부사장(사진 왼쪽에서 세 번째와 네 번째)이 참석한 가운데 '상선 및 군함 건조 협력에 관한 합의 각서(MOA)'를 체결했다. /HD현대
HD현대와 헌팅턴 잉걸스는 지난 26일 경북 경주 라한셀렉트 호텔에서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부 주원호 사장과 헌팅턴 잉걸스 에릭 츄닝 전략 개발 총괄 부사장(사진 왼쪽에서 세 번째와 네 번째)이 참석한 가운데 '상선 및 군함 건조 협력에 관한 합의 각서(MOA)'를 체결했다. /HD현대

한화그룹은 지난해 12월 인수한 미국 필라델피아 필리조선소에 50억달러(7조원)를 추가로 투자한다고 밝혔다. 필리조선소 생산 능력을 10배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필리조선소를 통해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수요를 소화하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백악관은 29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APEC 기간 한국을 방문하며 수십억달러 규모 거래를 본국에 가져왔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HD현대와 서버러스 캐피탈이 50조달러 규모 투자 프로그램을 조성하고, 한화가 필리조선소에 50억달러를 추가 투자한다고 소개했다.

삼성중공업과 HJ중공업은 미국 해군 MRO(유지·보수·정비) 사업 수주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HJ중공업은 다음 달쯤 미국 정부와 MSRA(함정정비협약)를 체결하고, MRO 사업을 수주할 것으로 기대한다. 삼성중공업은 미국 비거 마린 그룹과 손을 잡았다.

조선업계는 마스가 프로젝트와 함께 핵추진잠수함에도 주목한다. 핵추진잠수함을 보유한 나라는 미국과 러시아, 중국, 영국, 프랑스, 인도 등이다. 이 대통령은 한국 핵추진잠수함이 대중 견제에 활용할 수 있는 점을 어필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긍정적 입장을 냈다.

핵을 군사적으로 이용할 수 없다는 한미 원자력 협정 개정 등 디테일을 보완할 점 등이 있으나, 우선 조선업계는 핵추진잠수함 사업이 추진된다면 혜택을 볼 것으로 기대한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건조지로 한화 필리조선소를 언급했다.

핵추진잠수함 엔진인 SMR(소형모듈원자로)에서는 HD현대 역할이 커질 전망이다. 지난해 12월 빌 게이츠가 설립한 테라파워에서 원통형 원자로 용기 제작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미국선급(ABS)에게 SMR 기술을 적용한 1만5000TEU급 컨테이너선 설계 모델 기본인증(AIP)을 얻었다.

핵추진잠수함은 첫 함이 완성되는데 10년이 소요되고 최소 4척이 만들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필리조선소를 보유한 한화오션과 SMR 분야에서 두드러지는 HD현대 각자 사업 진척 과정에서 역할을 탐색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핵추진잠수함 사업이 한중 관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핵추진잠수함과 관련해) 유관 부서와 유기적인 협력체계를 구축해 손색이 없도록 준비하겠다"라고 말했다.

bel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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