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 짧고 경쟁은 치열한 뷰티업계…본격 시험대 오를 듯

[더팩트 | 문은혜 기자] '한국형 로레알'을 표방하며 공격적인 인수합병(M&A)으로 몸집을 불려온 구다이글로벌이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본격 행보에 나섰다. 유례 없는 K-뷰티 호황 속에 일각에서는 구다이글로벌의 기업가치가 10조원까지 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다만 글로벌 시장에서 K-뷰티의 프리미엄이 언제까지 지속될지에 대한 우려도 함께 제기되는 상황이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구다이글로벌은 향후 3년 내 IPO를 완료한다는 조건으로 최근 800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IMM PE, IMM인베스트먼트, JKL파트너스, 프리미어파트너스, 키움PE, 컴퍼니케이파트너스 등 재무적투자자(FI)들은 현재 구다이글로벌의 기업가치를 약 4조원 규모로 산정해 총 8000억원의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다이글로벌이 3년 내 IPO에 실패하면 투자금을 모두 되갚아야 하는 만큼 업계에서는 구다이글로벌이 조만간 IPO를 위한 작업에 본격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구다이글로벌은 지난 2019년 조선미녀 인수를 시작으로 '티르티르', '라카코스메틱', '크레이버코퍼레이션' 등을 잇달아 사들이며 'K-뷰티 브랜드 레이블' 전략을 펼쳐왔다. 올해 들어서도 '서린컴퍼니'와 '스킨푸드'를 추가로 인수한 구다이글로벌의 총 매출 규모는 1조원 후반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시장에서 검증된 뷰티 브랜드를 인수하는 전략으로 몸집을 불린데다 글로벌 시장에 불고 있는 K-뷰티 열풍까지 더해져 구다이글로벌의 몸값은 빠르게 치솟는 중이다. 일각에서는 K-뷰티 호황이 이어진다는 전제 하에 구다이글로벌의 기업가치가 10조원까지도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최근 IPO에 성공한 K-뷰티 기업들을 보면 에이피알의 경우 상장 후 1년 반 만에 시가총액이 9조원까지 돌파하며 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을 제치고 화장품 업계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 5월 상장된 달바글로벌도 최근 주가는 주춤하고 있지만 공모가 대비로는 이미 2배 이상 오른 상황이다. 이에 구다이글로벌 IPO에 대한 시장의 관심도 날로 커지는 중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단기간 외형 불리기에만 집중하는 구다이글로벌의 전략에 우려도 내놓고 있다. 실제로 구다이글로벌은 지난해 6월 지분 88%를 425억원에 인수한 라카코스메틱을 약 1년 만인 지난 8월 다시 시장에 내놨다. 인수한 브랜드를 불과 1년 만에 매각하는 일은 흔치 않다는 점에서 업계 이목을 끌었다.
구다이글로벌은 라카코스메틱 매각 이유에 대해 "실제 내부 운영 과정에서 브랜드력을 자체적으로 진단해본 결과 (라카코스메틱이) 당초 기대했던 수준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라카를 인수하기 전 브랜드 경쟁력과 성장세, 기존 브랜드와의 시너지 등과 관련해 충분한 검토가 이뤄졌음에도 불구하고 1년 만에 사실상 '손절'했다는 점에 의문이 남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구다이글로벌이 각종 브랜드를 흡수해 단기간 몸집을 불리는데는 성공했지만 인수 방향성이나 전략적인 부분은 미흡했던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뷰티 브랜드의 짧은 생명주기도 구다이글로벌의 경쟁력에는 변수다. 한때 폭발적인 인기를 끈 브랜드라도 유행 주기가 짧고 빠른 화장품 업계에서 경쟁력을 꾸준히 유지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아울러 글로벌 시장에서 K-뷰티가 누리고 있는 프리미엄이 언제까지 유지될지도 미지수다. 이미 중국은 물론이고 유럽, 미국 브랜드들도 K-뷰티의 강점을 적극 벤치마킹하는 상황에서 브랜드 차별화는 갈수록 어려워지는 상황이다.
한 뷰티업계 관계자는 "'메이드 인 코리아'의 프리미엄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알 수 없다"며 "개별 브랜드의 고유한 정체성과 스토리가 없으면 살아남기 어려운 상황에서 단순히 K-뷰티 열풍에 편승한 브랜드들은 도태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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