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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신청 안하면 손해 본다"…신용카드 혜택 절벽 시대 '성큼'
물가·비용 상승…'혜자카드' 단종 러시
가맹점 수수료 인하 여파, 체질 개선 불가피


카드업계가 수익 효율을 높이면서 소비자 혜택은 줄어들고 있다. /뉴시스
카드업계가 수익 효율을 높이면서 소비자 혜택은 줄어들고 있다. /뉴시스

[더팩트ㅣ김정산 기자] 신용카드사가 연회비는 높이고 혜택은 축소하는 방식으로 생존활로를 찾고 있다. 올해 상반기 단종 신용카드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가성비 혜택을 탑재한 '혜자카드'가 사라지고 있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오늘 발급하는 카드가 제일 좋다"는 의견이 중론으로 자리 잡고 있다.

2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전업 카드사 8곳(신한·삼성·KB국민·현대·하나·우리·롯데·비씨카드)이 연회비로 벌어들인 수익은 7653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569억원 늘어난 수치다. 카드사의 연회비 수익은 매년 500억원 안팎으로 우상향했다. 그러나 올 상반기 역대급으로 많은 종류의 카드 상품이 단종되면서 카드 혜택 절벽이 가속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올해 새마을금고에서 가입을 받은 'MG+S 하나카드'는 출시 3개월만에 단종 수순을 밟았다. 해당 상품은 전월실적 100만원을 충족하면 동영상재생서비스(OTT)와 맴버십 등 구독 영역에서 50% 할인과 함께 간편결제 영역에서 10% 할인 혜택을 월 최대 6만원까지 이용할 수 있다. 연간 최대 72만원까지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것이다. MZ세대 사이에선 필수템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가입 마지막 영업일인 지난 17일에는 발급 행렬이 이어졌고 목표치인 10만매를 훌쩍 뛰어넘었다는 설명이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MG+S 카드 단종 5일만에 후속작인 'MG+W 하나카드'를 공개했다. △학원 △병원·약국 △쇼핑 △여가생활 등 영역 4곳에서 5%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앞서 MG+S 카드로 MZ세대 공략에 성공했던 만큼 차기작으로 중장년층 금융소비자를 사로잡겠다는 셈법이다.

그러나 MG+S 카드와 비교하면 소비자 부담은 늘고 혜택은 줄었다. MG+W 카드의 연회비는 국내전용과 국내외겸용 모두 1만9000원으로, 이전보다 2000원 인상됐다. 아울러 할인율은 5%로 동일하지만, 월 통합할인한도가 6만원에서 4만원으로 줄면서 '피킹률'이 낮아졌다. 결과적으로 연간 기준으로 MG+S 카드보다 최대 24만원가량 적은 혜택을 받게 되는 셈이다. 피킹률이란 전월실적 대비 할인율을 의미한다.

업계는 연회비 인상과 할인 혜택 축소를 두고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물가와 인건비 등 제휴처 확보에 필요한 유지비용은 매년 오르고 있지만, 한 번 발급한 신용카드 혜택은 5년간 유지되는 만큼 상황에 발맞춰 단종과 개편을 시행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매달 신규 제휴처를 발굴하면서 통합혜택을 제공하는 것도 소비자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가 신용카드를 단종시키는 것은 단순히 이익 증대에만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다. 연회비가 저렴한 상품의 경우 상대적으로 '역마진' 우려도 높은 만큼 상황에 맞춰 건전하게 관리하기 위한 조치로 봐야한다"고 했다.

점진적으로 연회비를 높이고 연회비 10만원 이상의 '프리미엄 카드' 비중이 확대될 전망이다. 지난 2월 신용카드사에 적용되는 가맹점 수수료율이 인하되면서, 본업에서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하기 위한 체질 개선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올해 카드사들이 영업통 출신 대표를 선임한 것 또 이 같은 전략과 맞닿아 있다. 신용카드 영업방식도 대부분 비대면으로 전환된 만큼, 경쟁력 있는 대형 제휴처 확보가 더욱 중요해진 시점이다.

카드업계는 신용카드 혜택의 효율을 높이고 싶다면 신규 가입을 서두르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연회비 인상과 혜택 조정이 이어지는 만큼, 기존 조건이 유지되는 시점에 발급받는 것이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네이버, 토스 등 플랫폼사를 통해 단순 비교도 가능한 만큼 전월실적과 피킹률 등 여건에 따져봐야 한다는 의견이다. 통상 카드업계는 피킹률 3% 이상을 두고 가성비 카드로 분류한다.

신용카드 해지를 고려하고 있다면 해지보단 유효기간 전까지 일시정지를 신청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1년 이상 이용 실적이 없으면 별도의 연회비가 부과되지 않고, 연체가 아닌 자발적 정지의 경우 신용점수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일시정지 상태에서도 카드 혜택을 비교하며 언제든 재사용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올해 역대급으로 많은 카드 상품이 단종된 배경에는 판매 부진도 있겠지만 가성비 카드 유지 여력이 떨어졌다는 의미일 수도 있다"라며 "점차 신용카드의 효율은 수밖에 없는 만큼 해지를 고려하고 있다면 정지를 우선적으로 고려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kimsam11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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