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중작용·금육보존 등 차별화 전략…기술수출 기대감↑

[더팩트ㅣ조성은 기자] 국내 제약사들이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 성장에 발맞춰 개발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존 주사형 치료제의 한계를 보완한 경구제와 패치형 신약을 앞세워 차세대 시장 공략에 나섰다. 업계는 이르면 연내 국내 기업의 기술수출 성과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 일동제약, 대웅제약, 종근당 등을 비롯해 주요 제약사들이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계열 비만약 개발을 핵심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종근당은 최근 신약개발 전문 자회사 '아첼라'를 설립해 경구용 GLP-1 작용제 개발에 착수했다. 아첼라는 비만·당뇨병을 동시에 타깃으로 하는 신약을 3개 핵심 파이프라인 중 하나로 육성할 계획이다.
대웅제약과 자회사 대웅테라퓨틱스는 주 1회 부착으로 투여할 수 있는 세마글루타이드 마이크로니들 패치형 비만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최근 인체 약동학 시험에서 주사 대비 상대생체이용률이 약 80% 수준으로 확인했다고 회사는 밝혔다. 통증이 없고 냉장보관이 필요하지 않아 장기 복용 순응도 향상 효과가 기대된다는 평가다. 대웅은 이와 별도로 GLP-1와 포도당 의존성 인슐린 촉진 펩타이드(GIP) 이중작용제 후보물질의 특허도 보유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GLP-1, GIP, 글루카곤 등 세 가지 호르몬에 동시에 작용하는 삼중작용 비만치료제 'HM15275'를 핵심 파이프라인으로 개발 중이다. 체중감소율을 극대화하면서 대사질환 개선 효과를 높이는 것이 목표다. 또 근육량을 유지하거나 증가시키는 'HM17321'을 차세대 후보물질로 추진하고 있으며,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임상 1상 시험계획을 제출했다. 경구용 GLP-1 작용제인 'HM101460'도 전임상 단계에서 개발 중이다.
일동제약 자회사 유노비아는 경구용 GLP-1 수용체 작용제 'ID110521156'의 임상 1상에서 최대 13.8%, 평균 9.9%의 체중감량 효과를 관찰했다. 현재 다수의 해외 제약사와 기술수출 협상을 진행 중이며 이르면 올해 안에도 거래가 성사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동아에스티 자회사 메타비아는 GLP-1과 글루카곤 이중작용제 'DA-1726'을 개발 중으로 다음 달 미국비만학회에서 임상 1상 결과를 발표한다. HK이노엔은 중국 사이윈드로부터 도입한 '에크노글루타이드'의 국내 비만 3상 임상을 개시했으며, 대원제약은 GLP-1·GIP·글루카곤 삼중작용제 후보물질을 개발 중이다. 이 밖에도 인벤티지랩, 디앤디파마텍, 케어젠 등도 장기지속형 주사제 및 경구제형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모건스탠리는 향후 비만치료제 시장 규모가 2030년 전후로 1000억~1500억달러(약 135조~2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시장은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와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가 양분하고 있으나 두 제품 모두 주사제라는 점에서 복용 편의성을 높인 경구제나 패치형 제제 개발이 새로운 경쟁 축으로 떠올랐다.
전문가들은 국내 비만약 개발 경쟁이 단순 체중감량 효과에서 근육 보존, 복합 기전, 복용 편의성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업계 관계자는 "한미·일동을 중심으로 올해 안에 기술 수출 사례가 나올 수도 있다"며 "경구제와 패치형 제제 등으로의 전환이 기술수출의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 이메일: jebo@tf.co.kr
-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