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국으로 사업 확장…글로벌 방산 시장 수출 모색
[더팩트ㅣ황지향 기자] 대한항공이 세계 최대 방산기업인 미국 록히드마틴과 손잡고 미국 육·해·공군 전력 강화를 위한 미 군용기 후속 군수지원에 나선다.
대한항공은 22일 록히드마틴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 2025에서 인도-태평양 지역 및 제3국 내 미군 전력자산의 정비지원과 적기전력화에 기여하기 위한 파트너십 프레임워크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체결식에는 조현철 대한항공 군용기사업부 부서장과 스티브 시히 록히드마틴 운영·유지 사업개발 담당 부사장 등이 참석했다.
이번 협력은 미국 국방부(전쟁부)가 최근 발표한 지역 정비 지원 체계(RSF) 정책 기조에 따라 진행됐다. RSF는 미국이 직접 담당해온 해외 정비를 인도-태평양 지역 동맹국의 역량을 활용해 효율화하겠다는 거점 구축 정책이다. 미군 자산을 본토로 이송하는 데 드는 시간과 비용을 줄이고, 현지에서 즉시 전력화할 수 있는 정비 체계를 구축하려는 취지다.
대한항공은 RSF 정책에 최적의 파트너로 평가받고 있다. 인도-태평양 지역 내 지리적 이점과 세계적 수준의 기술력, 그리고 50여년간 축적한 군용 항공기 정비 경험을 모두 갖췄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F-15, F-16 전투기, 다목적 헬리콥터 등 인도-태평양 전역에서 운용 중인 미군 항공기 3700여대의 유지보수·수리·창정비 및 성능개량(MROU) 사업을 수행한 국내 유일의 업체다.
대한항공은 이번 협력을 바탕으로 제3국으로의 사업 확장도 기대하고 있다. 록히드마틴 항공기를 운용 중인 국가를 대상으로 정비 및 수출 기회를 적극 모색하며 글로벌 방산 시장 진출을 확대할 계획이다. 록히드마틴은 F-35, F-16, F-22 전투기를 비롯해 C-130J 수송기, MH-60R 해상작전헬기, UH-60 다목적 헬리콥터 등 다양한 군용 플랫폼을 공급하는 글로벌 방산 기업이다. 이 중 F-16은 1970년대 개발된 이후 현재까지 29개국 이상에서 운용되고 있으며, 한국 공군 역시 1980년대부터 F-16을 주력 전투기로 활용해왔다.
대한항공은 F-16 수명연장(SLEP) 사업을 통해 록히드마틴의 기술혁신을 지원하고 있다. 2022년 초도기를 성공적으로 출고했으며, 기골 보강으로 약 4000시간(약 20년)의 추가 운용이 가능하도록 했다. 또한 UH/HH-60, CH-53 등 주일미군의 회전익기 창정비 및 성능개량 사업도 수행하며 미 군용기 후속 군수지원의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이번 록히드마틴과의 협력은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동맹국에 대한 협력을 더욱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대한항공이 지난 50여년간 축적한 기술력과 인프라로 대한민국 방산 산업의 글로벌 위상을 높이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hya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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