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불확실성 완화, 신뢰 회복 과제

[더팩트|우지수 기자] 카카오가 2년 가까이 이어 온 'SM 시세조종 의혹' 재판에서 한숨 돌리게 됐다. 창업자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카카오는 사법 불확실성 해소의 첫 번째 과제를 마쳤다.
21일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5부(양환승 부장판사)는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 센터장과 카카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배재현 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에게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8월 결심공판에서 김 센터장에게 징역 15년과 벌금 5억원을 구형하며 "시세조종 의도가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시세조종 의도를 입증하기 어렵다"며 카카오의 장내매수 행위를 '공개매수 방해'가 아닌 '지분 확보 목적'으로 봤다.
김 센터장은 선고 직후 취재진에게 "오랜 시간 꼼꼼히 자료를 검토해 이 같은 결론에 이르게 해주신 재판부에 감사드린다"며 "카카오에 드리워진 주가조작과 시세조종의 그늘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카카오 측도 "이번 무죄 선고로 오해가 바로잡혔다"며 "그동안 2년 8개월간 이어진 수사와 재판으로 큰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를 계기로 시장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판결로 카카오에 대한 시장의 불확실성이 완화됐다. 김 센터장이 유죄를 받을 경우 금융위원회의 인터넷전문은행 대주주 적격성 재심사가 불가피했지만 무죄로 판단되면서 카카오뱅크(지분 27.17%)의 경영 안정성 우려가 해소됐다.
카카오의 거버넌스 리스크도 일부 해소될 전망이다. 카카오는 SM엔터테인먼트 인수전을 계기로 불거진 무리한 확장 논란 이후 주요 계열사와 투자 구조를 재정비하며 안정화에 집중해 왔다. 이번 무죄 판단으로 창업자의 법적 불확실성이 해소된다면 카카오그룹 전체의 의사결정 체계의 신뢰도 회복할 수 있다.다만 이번 무죄가 김 센터장의 혐의를 '혐의 없음'으로 최종 확정한 것은 아니다. 검찰이 항소할 경우 2심 재판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사법 리스크의 불씨가 완전히 꺼진 것은 아니라는 관측도 나온다.

카카오는 이번 판결로 경영 불확실성의 상당 부분을 덜게 됐지만 내부적으로는 여전히 '신뢰 회복'이 남은 과제다. 최근 카카오톡 UI 전면 개편 이후 이용자 불편과 반발이 이어졌고, 광고 노출 방식과 뉴스탭 개편을 둘러싼 논란도 지속되고 있다. 카카오는 사용자 이탈을 최소화하기 위해 서비스 편의성 보완과 개인화 추천 기능 고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또 법정 방어전에 집중했던 카카오가 경영 본연의 리듬을 되찾을 기회를 마련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카카오는 지난해 신설한 '준법과신뢰위원회'를 중심으로 내부 통제 체계를 강화하고 책임경영·윤리경영 체계를 재정비 중이다. 이번 판결을 계기로 카카오는 경영 투명성을 높이고 대외 신뢰 회복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카카오그룹은 최근 △플랫폼 사업 구조 효율화 △콘텐츠·AI 중심 성장 전략 △핵심 계열사 책임경영 강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 그동안 수사와 재판이 그룹 의사결정에 일정 부분 제약으로 작용했던 만큼, 이번 무죄 판결이 신사업 드라이브의 단초가 될 수 있다.
김범수 센터장은 카카오의 중장기 전략을 총괄하며 그룹 미래 청사진을 그리는 역할을 맡고 있다. 법원의 무죄 판단으로 경영 복귀에 대한 부담이 줄었고 재판이 최종 무죄로 확정될 경우 김 센터장이 경영 전면에 복귀할 가능성도 거론되는 상황이다.
index@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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