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금액 2020년 대비 약 3.3%↓…건설경기 위축 등 영향

[더팩트ㅣ세종=정다운 기자] 국내기업 등으로부터 임금을 받은 외국인 근로자들이 지난 5년(2020~2024년)간 약 25조원을 본국에 송금한 것으로 집계됐다. 불법체류 외국인들의 핀테크를 통한 소액해외송금, 스테이블코인 활성화 등을 고려하면 실제 외화 유출 규모는 통계에 잡힌 수치를 웃돌 전망이다.
16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실이 한국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외국인 근로자 본국 해외송금 현황’을 보면 지난 5년간 외국인 근로자(국내 장단기 취업자)들의 본국 송금액은 176억3080만달러(약 25조)로 집계됐다. 송금 건수는 597만6561건에 달한다.
연도별로는 2020년 36억850만달러, 2021년 37억8230만달러로 2년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코로나19 등으로 인력 수급이 어려워진 탓에 외국 인력들의 임금이 급증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2022년에는 30억9020만달러로 감소했는데, 출입국 문제가 일부 해소되며 임금이 다시 낮아진 영향으로 보인다. 2023년에는 36억6020만달러로 다시 늘었다가 지난해는 34억8960만달러로 줄었다. 이 기간 2022년 대비 고용허가제(E-9) 등의 비자 쿼터가 큰 폭으로 늘었다.
종합하면 지난해 송금액은 2020년 대비 약 3.3% 감소했다. 이는 △건설경기 침체에 따른 일자리 감소 △핀테크 소액해외송금 활성화 △스테이블코인 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고용노동부 ‘외국인 근로자 체류자격별 현황 및 임금’ 관련 자료에 따르면 방문취업(H-2) 비자 기준 외국인 근로자의 지난해 건설업 평균임금은 351만원으로 업종 평균 262만원을 크게 웃돈다.
주요 송출국 7곳의 지난 5년간 송금액은 △태국 69억2080만달러(39.3%·이하 전체 송금액 비율) △베트남 28억5190만달러(16.2%) △중국 16억4690만달러(9.3%) △미국 11억6160만달러(6.6%) △인도네시아 8억600만달러(4.6%) △우즈베키스탄 1억380만달러(0.6%) △네팔 7130만달러(0.4%) 순으로 집계됐다.
이 중 베트남과 태국의 등락 폭이 가장 컸다. 베트남의 송금액은 2020년 2억5340만달러에서 지난해 11억1970만달러로 약 4.42배 급증했다. 국내 체류 외국인이 2020년 21만1243명에서 30만5936명으로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태국의 경우 2023년 13억620만달러에서 지난해 10억9720만달러로 줄었는데, 이 기간 체류외국인은 20만2121명에서 18만8770명으로 감소했다.
또 불법체류 외국인 지난해 약 40만명인 것을 고려하면 통계에 잡히지 않는 사실상의 외화 유출 규모는 더 클 것으로 분석된다.
통장개설이 어려운 불법체류 외국인들은 브로커를 통해 송금을 진행하기도 하는데 위챗페이, 알리페이 등 핀테크를 통한 소액해외송금과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할 경우 통계로 구분하기 어렵다. 일반 은행과 달리 비대면 개설이 가능하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그로쓰리서치 스테이블코인 산업보고서에 따르면 국제송금 시 스테이블코인은 수수료가 신용카드 대비 약 78%, 국제 금융 네트워크 스위프트(SWIFT) 대비 약 85.9% 저렴하다. 송금 시간도 5분 내(은행 1~3일)로 가능하며 해외송금 통계에 잡히지 않는 사각지대로 볼 수 있다.
윤 의원은 "외국인 근로자들이 한국 산업의 중요한 구성원이지만, 통계에 잡히지 않는 비공식 해외송금은 국가 경제의 새로운 리스크가 될 수 있다"며 "정부가 핀테크·가상자산을 통한 불법 송금 차단과 합법적 송금 질서 확립을 위한 제도 정비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danjung638@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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