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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미뤄진 여신금융협회장 인선…리더십 공백에 업계 '표류'
공모방식 도입 후 협회장 5명 중 3명, 임기 연장 혹은 공백 발생
연초 수립 사업 점검 및 이행 단계, 리더십 공백 우려 진화


정완규 여신금융협회장의 공식 임기가 모두 끝났지만 차기 인선은 답답한 흐름이다. /임영무 기자
정완규 여신금융협회장의 공식 임기가 모두 끝났지만 차기 인선은 답답한 흐름이다. /임영무 기자

[더팩트ㅣ김정산 기자] 정완규 여신금융협회장의 공식 임기가 모두 만료됐지만, 차기 회장 인선은 또다시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신사업 발굴과 건전성 제고, 그리고 롯데카드 해킹 여파로 부상한 보안 과제까지 현안이 산적한 가운데, 리더십 공백을 조속히 메워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 회장은 지난 5일부로 임기를 모두 채웠다. 2022년 10월 6일 임기를 시작해 3년을 마쳤으며, 여신협회 정관상 차기 회장이 선출될 때까지는 직무대행 형태로 현 회장의 임기가 자동 연장된다. 여신협회장은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 구성과 후보자 모집, 서류·면접 심사 등을 거쳐 선발되며 통상 1~2개월이 소요된다. 이에 따라 정 회장이 올해를 넘겨 직무를 이어갈 가능성도 거론된다.

여신협회장 인선에 제동이 걸리면서 업계 안팎에서는 위기감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여신협회장은 여신전문금융회사의 개선, 요구사항을 놓고 금융당국과 조율하는 핵심 역할을 맡는다. 카드사뿐 아니라 캐피탈사, 신기술금융사 등 해결해야 할 현안이 산적한 만큼 새 수장이 명확한 기조를 제시해야 하지만, 공식 임기가 끝난 현 회장이 자리를 지키면서 사실상 '리더십 공백'이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여신협회장 인선이 늦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0년 공모 방식이 도입된 이후에도 김근수 10대 여신협회장은 이두형 9대 회장 임기 종료 두 달 뒤 선임됐고, 김주현 전 금융위원장 역시 추가 임기를 수행했다. 공모제 이후 선출된 5명 중 3명이 임기 공백을 만들거나 연장 근무를 한 셈이다. 여신협회가 1년 비상근 체제에서 3년 상근직으로 전환하며 전문성과 안정성을 강화하려 했던 취지가 무색하다는 평가다.

현재 차기 협회장 하마평에 오르는 인물은 서태종 전 한국금융연수원장과 김근익 전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이 있다. 두 인물 모두 전형적인 관료 출신으로 손꼽힌다. 이어 민간 출신에는 이동철 전 KB금융지주 부회장과 임영진 전 신한카드 사장 등이 거론되고 있으며 김상봉 한선대학교 교수가 유일한 학계출신 후보자로 출사표를 던졌다. 여신협회장의 연봉은 4억원 수준으로 업계 유능한 인력이 눈독을 들이기에 충분하다는 평가다.

다만 업계 기류는 관료 출신에 무게가 실린다. 한때는 민간이나 학계 인사가 새로운 판을 짤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있었지만, 최근 스테이블코인, 보안 강화 등 규제 이슈가 부상하면서 금융당국과의 조율이 핵심 과제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규제 완화와 제도 개선을 동시에 추진할 관료 출신의 네트워크가 더 적합하다는 분위기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일선 여전사는 금융당국의 기조에 발맞춰 영업을 펼치지만 협회가 전반적인 가이드라인을 잡아줘야 하는데 공식 임기가 종료된 만큼 업계를 대변해 목소리를 내거나 신사업 등을 제시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라고 했다.

협회는 차기 회장 인선이 지연되고 있지만 뚜렷한 리더십 공백은 없다는 입장이다. 올해 초 이미 사업계획을 수립했고 현재는 이를 집행하고 점검하는 단계에 접어든 만큼, 회장 공식 임기가 종료 됐다고 하더라도 업무 차질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의견이다. 통상 하반기는 통상적으로 상반기 추진 과제의 이행과 평가가 이뤄지는 시기다. 주요 정책 방향은 연초에 결정돼 큰 변동 여지가 적다는 설명이다.

여신금융협회는 오는 12월 회원사의 의견을 수렴해 다음해 사업 방향을 구체화할 예정이다. 내년 신사업 계획 수립을 위한 준비 작업이 시작되는 시점이지만, 협회는 정해진 일정에 따라 회원사의 요구사항과 건의 내용을 반영해 실무적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카드사뿐 아니라 캐피탈사, 신기술금융사 등 회원사별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절차도 병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차기 협회장 인선이 늦어지는 배경에 대해서는 협회 내부에서도 구체적인 사유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롯데카드 해킹 여파에 조좌진 대표의 국정감사 출석이 예고된 가운데 회추위 구성이 어렵기 때문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여신협회 관계자는 "4분기는 연초에 수립한 사업계획을 이행하거나 진행 여부를 점검하는 시기인 만큼 신사업 등에 요구되는 리더십 공백은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kimsam11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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