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순서·조리법으로 혈당 상승 늦출 수 있어…식후 가벼운 산책도

[더팩트ㅣ조성은 기자] 민족 대명절 추석이 다가왔지만, 당뇨병·고혈압 등 만성질환자에겐 달갑지 않은 시기일 수 있다. 기름지고 짠 명절 음식과 불규칙한 생활 리듬, 활동량 감소가 겹치면서 혈당과 혈압이 급격히 치솟는 '위험 구간'이 되기 때문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당뇨병 환자는 약 533만명에 달했고, 고혈압 환자는 1200만명을 넘었다. 여기에 전 단계까지 포함하면 성인 인구의 절반 이상이 혈당·혈압 관리 위험군이다. 특히 최근 40대 이하 젊은 층에서도 당뇨병 환자가 빠르게 늘고 있어 '명절 밥상'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한 내분비내과 전문의는 "연휴 직후 혈당이 평소보다 급등한 환자들이 찾아오기도 한다"며 "음식과 생활습관 관리가 흔들리면 합병증 위험까지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추석 밥상에 빠지지 않는 송편 세 개(90g)에는 약 35g의 탄수화물이 들어있다. 이는 공깃밥 반 공기와 맞먹는다. 전이나 튀김류는 밀가루 반죽과 기름이 더해져 열량이 높고, 잡채는 당면(정제 전분)이 혈당을 빠르게 올린다. 강정이나 약과 같은 한과류는 설탕과 조청, 꿀이 다량 들어 있어 혈당 스파이크(급상승 현상)의 원인이 된다.
게다가 후식으로 먹는 식혜 한 컵에는 설탕 4~5스푼에 해당하는 당이 포함돼 있다. 식후에 음료·후식까지 곁들이면 평소보다 두세 배 많은 열랑과 당을 섭취하게 되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먹는 순서만 바꿔도 혈당 상승을 늦출 수 있다고 조언한다. 나물·버섯 등 채소를 먼저 먹고, 두부·살코기 등 단백질을 곁들인 뒤 마지막에 밥·송편 같은 탄수화물을 소량 섭취하는 방식이다.
조리법을 바꾸는 것도 방법이다. 전은 기름을 최소화해 굽거나 에어프라이어로 조리하고, 잡채는 당면 양을 줄이고 채소 비율을 늘린다. 갈비찜은 조리 전 고기를 뜨거운 물에 데쳐 기름기를 제거하면 칼로리를 10% 이상 줄일 수 있다. 국물 음식은 작은 그릇에 덜어 먹고, 간은 조리 마지막에 하거나 개인 접시에서 덜 짜게 조절한다.
추석 연휴에는 활동량이 줄어드는 것도 혈당 관리의 적이다. 전문가들은 "식후 10분 산책만으로도 혈당 상승을 완화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TV를 보면서도 거실을 걷거나 발뒤꿈치 들기, 스쿼트 같은 간단한 근력 운동을 해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허벅지와 종아리 근육은 혈당 소모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또한 한 번에 많이 먹는 대신 소량씩 나누어 먹는 것이 좋다. 술은 되도록 자제하고, 간식은 곶감·대봉시 대신 무가당 요거트·구운 콩·채소스틱 등으로 대체하면 혈당 급등을 막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명절 밥상을 피할 수 없다면 먹는 법과 움직이는 법을 지켜야 한다"며 "조금의 습관 변화로도 합병증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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