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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사업 우습게 봤나…서희건설 '로그인', 존재감 '로그아웃'
로그인 점포수 약 30곳으로 급감…올 들어 직영점 2곳도 문 닫아
시장 안착에 사실상 '실패' 평가


서희건설이 신사업으로 추진했던 편의점 '로그인' 점포 수가 30여 곳으로 급감했다. 왼쪽 사진은 서울 서초동에 위치한 '서희타워'에 편의점 '로그인'이 입접해 있던 지난 2022년 시기의 전경. 이 곳에 있던 로그인 직영점은 올해 2월 문을 닫고 현재(​​​오른쪽 사진) GS리테일에서 운영하는 편의점 'GS25'가 입점한 상태다. /문은혜 기자
서희건설이 신사업으로 추진했던 편의점 '로그인' 점포 수가 30여 곳으로 급감했다. 왼쪽 사진은 서울 서초동에 위치한 '서희타워'에 편의점 '로그인'이 입접해 있던 지난 2022년 시기의 전경. 이 곳에 있던 로그인 직영점은 올해 2월 문을 닫고 현재(​​​오른쪽 사진) GS리테일에서 운영하는 편의점 'GS25'가 입점한 상태다. /문은혜 기자

[더팩트 | 문은혜 기자] 서희건설이 신사업으로 야심차게 밀어붙였던 편의점 '로그인'이 시장에서 사실상 퇴장 수순을 밟고 있다. 지난 2015년 편의점 시장 진출 직후 빠르게 점포를 늘리며 '제2의 성장 동력'을 노렸지만 불과 10년 만에 존재감이 희미해졌다.

한때 160개까지 불어났던 점포는 현재 사실상 전멸 상태다. 이로 인해 편의점 업계에 도전장을 내밀었던 서희건설의 '사업 다각화 실험'은 실패 사례로 기록될 가능성이 커졌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전국에 남아있는 로그인 편의점 점포 수는 30여개 정도다. GS25·CU·세븐일레븐·이마트24 등이 과점하고 있는 국내 편의점 시장에서 로그인의 존재감은 미미하다.

서희건설은 사업 다각화를 명분으로 지난 2015년 9월 편의점 시장에 진출했다. 서희건설 계열사인 유성티엔에스의 종속회사 애플디아이가 로그인 96개 점포를 한꺼번에 인수하며 시장에 뛰어들었다. 애플디아이의 최대 주주는 서희건설 창업주인 이봉관 회장의 장녀 이은희 부사장과 차녀 이성희 전무다. 이에 업계에서는 오너 2세들이 '편의점'이라는 신사업을 통해 경영 전면에 등판한 것이라는 해석을 내놨다.

그러나 편의점 진출 10년이 지난 지금 성과는 전무한 상황이다.

로그인의 초반 확장은 빠르게 진행됐다. 편의점을 인수한 이듬해인 지난 2016년에는 점포 수가 160개까지 늘어나며 시장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서희건설이 건설업을 넘어 유통업으로 외연을 넓히는 것 아니냐"는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이후 점포 수가 감소세로 접어들었고 성장 곡선도 급격히 꺾였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정보제공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023년 기준 로그인의 전국 가맹점 수는 35개, 직영점 수는 2개로 총 37개까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서울 서초동에 위치한 '서희타워' 전경. 이 곳에 있던 편의점 '로그인' 직영점은 올해 2월 문을 닫고 GS리테일에서 운영하는 편의점 'GS25'가 입점한 상태다. /문은혜 기자
사진은 서울 서초동에 위치한 '서희타워' 전경. 이 곳에 있던 편의점 '로그인' 직영점은 올해 2월 문을 닫고 GS리테일에서 운영하는 편의점 'GS25'가 입점한 상태다. /문은혜 기자

올해 들어서는 직영점마저도 다 문을 닫았다. 애플디아이 관계자는 "현재 직영점 2곳 모두 폐점했다"며 "서초동에 있는 '서희타워'에 입점했던 직영점도 지난 2월 철수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현재 서희타워 건물 1층에는 로그인이 아닌 GS리테일에서 운영하는 편의점 'GS25'가 입점해있는 상황이다.

로그인은 출범 당시 기존 편의점과 달리 가맹점주에게 권한을 대폭 위임하는 '독립형 편의점'을 표방했다. 물류와 유통망은 기업형 편의점이 가지고 있는 장점인 대기업시스템을 그대로 적용하면서 개인 편의점이 가지고 있는 장점인 점주의 운영 자율성은 보장한 것이다. 실제로 로그인은 기존 기업형 편의점에서 강제 실시하던 '24시간 운영'이나 휴무일 결정과 같은 사안을 가맹점주의 선택에 맡겼다.

또한 가맹수수료 없이 일정 월회비만 본사에 지불하는 방식(정액제)으로 운영해 수익 100%가 점주에게 돌아가도록 수익구조를 짰다.

초창기에는 이러한 차별화 포인트가 점포 모집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정액제 모델은 점포에서 발생한 판매 수익을 점주가 모두 가져가기 때문에 월 매출에서 매출원가를 뺀 매출총이익을 본사와 가맹점이 나누는 로열티 모델에 비해 수익이 상대적으로 높아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액제 모델은 매출이 좋을 때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인 반면 매출이 부진할 경우 손실 부담이 더 크다. 즉 가맹점주 입장에서 수익 100%를 가져가는 만큼 부담해야 할 리스크도 높은 것이다.

신세계그룹이 지난 2013년 '위드미'를 인수한 뒤 2017년 이름을 바꾼 '이마트24'의 경우에도 초기에는 점주가 점포를 직접 임차하고 고정 월회비(65만~160만원)를 내는 정액제 모델을 주력으로 내세워 사업을 운영해왔다. 그러나 이러한 수익 구조가 취약하다는 결론을 내린 이마트24는 결국 2년 만에 로열티(정률제) 모델로 선회했다.

반면 같은 상황이었던 로그인은 이마트24와 달리 탈출구를 찾지 못하고 국내 편의점 시장에 안착하는데 실패했다.

업계에서는 로그인이 국내 편의점 시장에서 더이상 반등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점포수 포화로 시장이 성장 정체기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 편의점 점포수 증가율은 △1월(1.1%) △2월(0.9%) △3월(0.3%)로 내려앉더니 4월부터는 감소세로 전환됐다. △4월 (-0.2%) △5월(-0.6%) △6월(-1.3%) △7월(-2.0%)로 감소폭은 점점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 편의점 점포 수는 지난해 말 기준 인구 942명당 1개꼴로, 일본(2200명당 1개)보다 2배 이상 많다. 공급 과잉의 정점을 찍은 셈이다.

이런 가운데 브랜드 경쟁력이 부족한 로그인은 설 자리가 더욱 좁아졌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물류망이나 PB상품 경쟁력에서 CU·GS25·세븐일레븐·이마트24 등과 같은 경쟁업체와 맞붙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남아있는 30여 곳의 로그인 점포들도 빠르게 이탈할 것으로 보고 있다.

로그인을 운영하는 애플디아이 측도 사업 확장의 한계를 사실상 인정했다. 애플디아이 관계자는 "로그인 편의점의 가맹점 계약 기간은 일반적으로 3년"이라며 "점포수가 정체돼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moone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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