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업인 의류와 자전거 침체는 계속

[더팩트ㅣ문화영 기자] 영원무역이 본업인 패션·자전거 사업에서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 보유 부동산을 활용한 신사업에 나선다. 성래은 영원무역그룹 부회장이 '부동산 개발업'을 본격적으로 주도하지만 이미 아픈 손가락으로 전락해버린 의류와 자전거 부문을 대체할 수 있는 사업으로 성장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영원무역은 이날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성래은 부회장의 '부동산 개발업 추가' 안건을 가결했다. 현재 지주사 영원무역홀딩스의 최대주주인 YMSA 지분 50.1%를 확보해 그룹 지배력을 키워나가고 있는 성 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선 것이다.
이번 안건은 영원무역 이사회가 계열사 영원아웃도어와 서울 강북구 번동에 위치한 건물을 공동 개발·운영하기로 의결한 데 따른 후속 절차다. 현재 영원무역은 사옥·물류센터 등을 계열사에 임대해 임대료를 벌어들이고 있다. 지난해 사업보고서 기준 영원무역의 임대료 수익은 214억원이다.
그러나 단순 임대가 아닌 개발 사업으로 방향을 튼 것은 회사가 기존에 갖고 있는 부동산 가치를 극대화해 높은 수익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현재 영원무역의 투자부동산 가치는 약 2800억원 규모로 알려져 있다.
부동산 개발이라는 새로운 돌파구 모색은 본업인 의류와 자전거 침체와 맞물려 있다. 영원무역의 지난해 매출은 3조5178억원, 영업이익은 3155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4% 줄었고 50.5% 줄었다.
영원무역은 노스페이스 등 글로벌 아웃도어 브랜드 제품을 생산·수출하는 OEM 사업을 주력으로 하지만 국내 패션 시장이 침체되고 내수 소비가 쪼그라들면서 실적 반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기에 미래 성장동력으로 키워온 프리미엄 자전거 브랜드 스캇도 실적 부진을 면치 못했다. 스캇의 지난해 매출은 9537억원으로 전년 대비 23.2%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2123억원에 달한다.
영원무역은 지난 2013년 스캇 지분 20%를 인수한 데 이어 2015년 추가 매입으로 최대주주에 올랐다. 총 1500억원 이상을 투입했으나 코로나19 이후 고급 자전거 수요 둔화로 현재는 적자의 늪에 빠졌다. 스캇 매출은 영원무역 전체의 27%를 차지해 본업 부진에 더욱 힘을 싣고 있다.
실적부진은 계속되고 있지만 성 부회장의 보수는 반대로 급증했다. 올해 상반기 성 부회장은 영원무역과 영원무역홀딩스로부터 총 62억원을 수령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무려 275% 늘어난 규모다.
업계에서는 영원무역의 부동산 개발 시도가 단순한 자산 운용을 넘어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한 포석으로 보고 있다. 다만 본업 경쟁력 회복 없이 이뤄진 '부동산 개발'이라는 점에서 우려도 뒤따르고 있다. 현재 영원무역 측은 부동산 개발 계획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영원무역 관계자는 "오늘 이사회에서 결의를 받은 것은 번동 건물이 맞지만 다른 건물 관련해선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며 "회사가 갖고 있는 부동산 자산 재고 등 자산가치가 증가해야 결국 회사가치, 주주 가치로로 이어지다보니 주총에서 주주들에게 (부동산) 개발의 필요성을 전했다"고 말했다.
-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 이메일: jebo@tf.co.kr
-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