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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NG 직도입하고 전력 직구매하고…석화업계 원가 절감 '몸부림'
HD현대케미칼, 업계 최초 한국가스공사 건너뛰고 LNG 직도입
LG화학 전력 직구매…"10원 한 푼이라도 아껴야"


장기 불황에 시달리는 석유화학 업계가 생산원가를 절감하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여수산단 전경. /더팩트 DB
장기 불황에 시달리는 석유화학 업계가 생산원가를 절감하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여수산단 전경. /더팩트 DB

[더팩트ㅣ장혜승 기자] 장기 불황에 시달리는 석유화학 업계가 생산원가를 절감하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에너지 구매 비용을 줄이기 위해 액화천연가스(LNG)를 직도입하거나 한국전력(한전)을 건너뛰고 전력을 직구매하는 등 원가 개선에 적극 나서는 모양새다. 중국발 공급과잉과 장기침체로 구조조정 속도가 빨라지면서 원가 절감으로 생존을 모색하는 '원가 전쟁'의 서막이 올랐다는 평가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원가를 절감하기 위해 에너지를 직도입하거나 전력을 직구매하는 석유화학 기업이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HD현대케미칼은 지난달 24일 업계 최초로 프랑스 종합 에너지 기업인 '토탈에너지스(TotalEnergies)'와 LNG 장기 직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은 한국가스공사나 국내 대형 에너지 기업을 통해 LNG를 수입해 왔다. 이번 계약을 통해 HD현대케미칼은 2027년 1월부터 2034년 12월까지 8년간 연간 20만 톤의 LNG를 해외에서 도입한다. 도입되는 LNG는 납사분해시설(NCC)의 연료로 활용될 예정이다. 기존 연료인 부생가스 대비 21% 수준의 연료비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 HD현대케미칼은 HD현대오일뱅크(지분 60%)와 롯데케미칼(40%)의 합작사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LNG 해외 직도입은 안정적인 연료 도입과 원가경쟁력을 확보하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실현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이라고 말했다.

LG화학은 지난 6월 말부터 전력거래소에서 전기를 사들이는 '전력 직접 구매 제도'를 통해 한전을 거치지 않고 전력을 직접 구매하고 있다. 대용량 전력을 쓰는 기업이 한전을 거치지 않고 전력거래소에서 직접 전기를 도매가격(SMP)으로 구매할 수 있는 제도다. 산업부가 기업들이 한전을 거치지 않고 전기를 직접 살 수 있도록 기존 제도를 개편했다.

그동안 주택용 전기요금보다 쌌던 산업용 전기요금이 2022년부터 3년간 7번 연속 인상돼 주택용보다 비싸지고 있는 상황에서 전력 직구가 더 원가를 절감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한국전력 전력데이터 개방 포털에 따르면 산업용 전기요금은 2021년(1~6월) 1킬로와트시(kWh)당 102.4원에서 2025년(1~6월) 179.2원으로 7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일반·주택용 전기요금은 1kWh당 118.1원에서 164.5원으로 39.3% 늘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케미칼은 지난달 24일 업계 최초로 프랑스 종합 에너지 기업인 '토탈에너지스(TotalEnergies)'와 LNG 장기 직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더팩트 DB
1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케미칼은 지난달 24일 업계 최초로 프랑스 종합 에너지 기업인 '토탈에너지스(TotalEnergies)'와 LNG 장기 직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더팩트 DB

4년 전만 해도 미국·중국의 산업용 전기 요금이 한국보다 비쌌지만 이제는 역전됐다. 지난해 10월 말 기준 한국의 산업용 전기요금은 ㎿h(메가와트시)당 122.1달러로 미국의 전기 요금 80.5달러에 비해 51.7%나 비쌌다.

이같은 급격한 인상은 전력 다소비 업종인 석유화학 업계에 치명적이다. 업계는 이미 중국발 공급과잉에 글로벌 수요 부진까지 겹치면서 장기 침체를 겪고 있다. LG화학은 올 2분기 석유화학 부문에서 90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롯데케미칼은 2449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지난달 24일 민간 에너지 싱크탱크인 전력산업연구회가 연 세미나에서 전우영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는 "중국에 추격당하고 있는 석유화학 산업은 한계에 놓여 있다"며 "에너지 집약적인 제조업에서 강점을 가진 한국은 핵심 수출 경쟁력이 약해지는 위기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당분간 이같은 생산원가 절감 움직임은 계속될 전망이다. 글로벌 수요 회복이 단기간에 나타나기는 어려운 데다 중국과 중동을 중심으로 설비 증설이 지속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10원 한 푼이라도 아껴야 하는 상황에서 전기요금이 너무 많이 올랐다"며 "내년 지방선거까지 가정용 전기요금은 안 올리고 산업용 전기요금을 또 올릴 텐데 이대로라면 앞으로도 전력을 직구매하려는 기업들이 많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석화산업의 불황이 지속되는 안 좋은 상황이다 보니 수익성 개선을 위해 기업별로 원가 절감을 위한 다양한 검토를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zza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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