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윤정원 기자] 태광산업에 이어 KCC도 교환사채(EB) 발행을 골자로 하는 자사주 활용 계획에 백기를 들었다.
30일 KCC는 정정공시를 통해 "회사의 경영환경과 주주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반영했다.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보다 명확하고 안정적인 방향을 택하고자 내린 결정"이라며 자사주 활용 계획 철회 배경을 설명했다.
지난 24일 KCC는 보유 자사주 절반 이상을 EB 발행에 쓰겠다는 내용의 자사주 처분 계획을 밝혔다. 자사주 17.24% 가운데 3.9%만 소각하고, 9.9%는 EB 발행, 3.4%는 사내근로복지기금에 출연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KCC의 자사주 활용 계획이 전해지자 주주들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EB는 기업 입장에선 유용한 자금 조달 수단이지만 주가 하락을 야기하기 때문이다. 실제 처분 계획이 공시된 24일 KCC 주가는 전 거래일(41만7000원) 대비 11.75% 하락한 36만8000원에 장을 마쳤다.
KCC 주주인 라이프자산운용 역시 자사주 활용 계획 공시 이튿날인 지난 25일, "지분가치 희석을 유발하는 EB 발행 결정은 시장에 큰 충격이다. 보유 중인 삼성물산 지분부터 유동화해야 한다"는 내용의 주주서한을 KCC 측에 발송한 바 있다.
KCC의 자사주 EB 발행 철회 소식이 전해지자 주주들은 반색하고 있다. 주주 행동주의 플랫폼 액트(ACT)은 이날 논평을 내고 "KCC의 용기 있는 결단을 환영한다"며 "자사주를 대주주의 '만능 치트키'처럼 활용하는 낡은 관행에 제동을 거는 의미 있는 신호탄"이라고 평가했다.
KCC의 주가도 웃고 있다. 이날 오후 2시 23분 기준 KCC는 전 거래일(35만9000원) 대비 7.80%(2만8000원) 상승한 38만7000원을 호가하고 있다. 이날 35만8500원으로 개장한 KCC는 장 초반 34만7000원까지 하락하기도 했으니, 철회 소식이 알려지자 오후 장중에는 39만1500원까지 오르며 40만원선을 앞두기도 했다.
한편, 지난 6월 태광산업은 24.41% 자사주 전량을 EB 발행에 쓰겠다는 처분 계획을 밝혔다가 주주들의 논란이 일파만파 번지자 계획을 잠정 보류했다.
이달 24일 회사는 "교환사채 발행 관련 가처분 소송 판결 이후 주주 등 이해관계자의 의견과 정부 정책 및 시장 환경 변화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회사와 주주의 공동 이익을 위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10월 중 이사회를 개최하여 교환사채 발행 여부 및 구체적 계획이 확정되는 경우 재공시할 예정"이라고 정정공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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