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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놓고 있을 순 없잖아"…현대차, EU 이어 인도서 존재감
현대차 미래 전략 '상수'…"2030년 글로벌 판매 비중 북미 다음"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지난해 인도 뭄바이에 있는 인도증권거래소(NSE)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지난해 인도 뭄바이에 있는 인도증권거래소(NSE)에서 기자들과 만나 "인도 시장을 거점으로 세계 시장에 추가로 진출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한미 관세 후속 협상이 장기화하면서, 현대자동차의 미국 시장 경쟁력 약화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이에 현대차는 현지화 전략에 속도를 내는 한편 유럽과 인도 시장 점유율 확대로 대응하는 모양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지난 8월 자동차 수출액은 55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8.6% 증가했다. 이는 역대 8월 기준 최고치다. 대미 수출액은 현대차·기아 등 국내 완성차 업체 현지화 전략 영향으로 줄었으나, 다른 지역 수출이 증가세를 이끌었다.

현대차는 미국 시장이 불확실성에 휩싸이자 우선 유럽연합(EU)을 대안으로 삼았다. 산업부에 따르면 지난달 EU 자동차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54% 증가했다. 기타 유럽 지역은 73.2% 늘었다. 캐스퍼 일렉트릭(현지명 인스터) 등이 인기를 끌기 시작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현대차는 이달 초 독일 뮌헨에서 열린 IAA 2025에서 소형 전기 콘셉트카 콘셉트 쓰리를 공개했다. 기아는 내년 소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EV2를 출시할 예정이다. 유럽 시장 점유율을 늘려서 미국 시장 불확실성에 대응할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미국과 유럽에 이은 또 다른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공략지로 인도 시장을 지목한다. 현대차는 1996년 인도법인을 설립했고, 기아는 2019년 인도 시장에 진출했다. 현대차 인도법인은 지난해 기업공개(IPO)를 하며 현지 전략에 박차를 가했다.

인도는 현대차의 미래 전략에서 '상수'이기도 하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개최한 2025 CEO(최고경영자) 인베스터 데이에서 2030년 글로벌 555만대 판매 목표와 함께 권역별 판매 비중도 제시했다. 1위는 북미로 26%다. 북미에 이은 2위 시장은 인도(15%)다. 한국은 13%로 제시했다.

호세 무뇨스 현대자동차 대표이사 사장이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더 셰드에서 열린 글로벌 투자자와 애널리스트, 신용평가사 담당자 대상 2025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발언하는 모습. /현대차
호세 무뇨스 현대자동차 대표이사 사장이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더 셰드에서 열린 글로벌 투자자와 애널리스트, 신용평가사 담당자 대상 2025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발언하는 모습. /현대차

현지 시장 상황도 나쁘지 않다. 인도 정부는 지난 22일(현지시간) GST(상품·서비스세) 2.0을 실시했다. 세제 개편 핵심은 기존 4단계이던 세율을 2단계로 단순화한 것이다. 소형차는 세율 인하 폭이 최대 11~13%, 대형차는 3~10%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시행 첫날 차량 1만1000대를 팔았다. 이는 현대차의 최근 5년 동안 일 최고 실적이다. 최근 8개월간 다소 주춤했다는 평가도 있었으나 장기적으로 성장세에 올랐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현지언론 타임즈 오브 인디아에 따르면 타룬 가르그 현대차 인도법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최근 GST 개정이 수요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판매량이 많이 증가하고 있다. 결과는 이미 나타나기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소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크레타를 통해 현지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15년 인도 시장에 모습을 드러낸 크레타는 올해 6월 말 기준 누적 판매 126만2578대를 기록했다. SUV뿐만 아니라 신분 중시 시장인 인도 특성을 고려해 베르나 등 세단 판매도 이어간다.

현대차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 인도 진출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현재 현지 시장 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GST 인하가 제네시스 인도 진출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전문가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선전하는 중국 업체가 인도 시장 공략 의지를 드러내는 만큼 원가 절감 등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야 한다고 본다. 이항구 전 자동차융합기술원장은 "중국으로 시장이 완전히 바뀔 수 있다"라며 "세부 전략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무뇨스 사장은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인도는 많은 회사가 어려움을 겪는 시장"이라며 "현대차는 가장 수익성이 높은 회사 중 하나로 2등을 유지 중이고 생산 능력도 올리고 있다. 연말에는 푸네에 새로운 공장을 가동해 수익을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bel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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