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MBK파트너스 졸속 매각 가능성↓

[더팩트ㅣ김정산 기자] MBK파트너스가 롯데카드 매각을 추진하고 있지만 해킹 사태 여파에 올해는 물론 다음해까지도 원하는 몸값을 받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상표가치 재정비 기간이 장기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눈높이를 낮추고 현실적인 협상에 나서야 한다는 조언도 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윤종하 MBK파트너스 부회장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진행한 해킹사태 청문회에서 롯데카드 매각 여부를 두고 "그렇다"고 답변했다. 롯데카드 해킹 사태로 M&A(인수합병)에 난항이 예고된다는 업계의 관측에도 매각 의사를 재차 다진 것으로 풀이된다. MBK파트너스는 롯데카드 지분 59.83%를 가진 대주주다. 인수 5~6년차부터 매각을 시도했지만 지난 2023년 맥쿼리자산운영에 로카모빌리티를 매각한 것 이외에는 뚜렷한 성과가 없는 상황이다.
롯데카드를 두고 금융권에서는 매력적인 매물이라고 입을 모은다. 해킹 사태가 발생하면서 상표가치가 훼손됐지만 앞서 '로카 시리즈'를 필두로 시장 내 존재감을 드러냈고 조좌진 대표 인수 이후 수익성 지표도 꾸준히 개선세를 나타내고 있다.
무엇보다 '카드업 라이센스' 자체만으로 경쟁력을 갖췄다는 의견이다. 여신전문금융업법에선 신용카드업을 영위하기 위해선 자기자본 400억원과 금융당국의 승인 허가를 거쳐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실제로 신용카드업 의지를 드러냈던 인터넷은행의 경우 금융당국의 빗장을 풀기 위해 관련 사업 준비에 착수했지만, 아직까지 신규 사업자의 인허가는 무소식인 상태다. 신용카드업이 과열경쟁구도로 흘러가고 있고 카드업보단 카드론, 현금서비스 등 대출서비스로 수익을 충당하고 있는 만큼 인가를 허용할 마땅한 요인이 없는 것으로 풀이된다. 사실상 롯데카드 인수가 카드업 진출의 유일한 통로인 셈이다.
과거 롯데카드 인수설이 나왔던 하나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의 경우 신용카드업을 영위하고 있는 만큼 라이선스 확보 측면에선 매력이 떨어진다. 그러나 양 금융지주 모두 롯데카드 인수 시 단숨에 업계 상위권으로 도약할 수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우리카드와 하나카드의 개인신용카드 승인잔액은 각각 38조3512억원, 37조3226억원이다. 여기에 롯데카드의 개인신용카드 승인잔액(53조5753억원)을 더하면 각각 91조9265억원, 90조8979억원으로 증가한다. 양 사 모두 단숨에 시장점유율 3위로 올라서는 것이다.
일각에서 인터넷의 은행의 롯데카드 인수에 기대감을 거는 모양새다. 카드산업이 고착화하는 가운데 '게임체인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면서다. 신용카드업이 단순 결제 시장에서 플랫폼, 데이터 등 디지털사업으로 발전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의 승부처는 아이디어와 디지털 활용방안이 될 전망이다. 인터넷은행 설립 취지였던 금융혁신을 통한 소비자 편익 증대를 카드산업에 적용할 시기라는 것이다.
그동안 인터넷은행이 간적접으로 카드사업을 영위했던 것도 장점으로 부각된다. 카드업에 관련 경험이나 제원을 충분히 축적한 데다 상표가치로 수립했던 만큼 인수 초기 소비자 혼선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그간 인터넷은행은 상업자표시신용카드(PLCC) 등의 형태로 기존의 카드사와 수익과 마케팅을 배분하는 방식으로 카드업을 시행했다. 선결제후지불(BNPL) 등의 형태로 신용사업을 시행했지만 개인당 월 30만원 정도로 한정되는 만큼 수백, 수천만원이 움직이는 전업 카드사와의 차이가 선명하다.
인터넷은행의 카드사 인수 적기라는 시각도 있다. 롯데카드 영업정지 가능성이 거론되는 상황에서 고려아연 경영권분쟁, 홈플러스 법인회생 절차 등 MBK파트너를 바라보는 당국의 시선이 따갑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도 사실상 MBK파트너스를 겨냥하면서 사모펀드 규제 강화 목소리가 나오는 만큼 명분도 뚜렷하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올해 협상은 졸속매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MBK파트너스가 연내 롯데카드를 두고 딜(Deal)에 참가할 가능성은 '0'에 수렴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사모펀드의 본 취지에 맞는 기업투자 활성화 능력을 입증해야한다는 분석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 카드사 전반적으로 업황이 나빠지고 있고 신사업 동력 발굴에도 애를 먹고 있다. 그나마 수익성을 확대한 현대카드 또한 기존에 신용카드 사업 노선을 벗어나 혁신에 방점을 찍고 있다. 게임체인저의 역할이 더욱 요구되는 시기다"라면서도 "MBK파트너스가 급하게 팔고 싶지 않을 것이다. 고려아연, 홈픔러스 등 운영능력에 물음표가 붙었던 만큼 롯데카드를 통한 반전을 기대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kimsam11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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