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CMO 기능까지 아우르며 글로벌 제약사와 경쟁 본격화

[더팩트ㅣ조성은 기자] 셀트리온이 미국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릴리의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을 인수하며 미국 내 직접 생산거점을 확보했다. 이번 투자로 미국발 관세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동시에 현지 생산·판매까지 이어지는 공급망을 구축,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셀트리온은 지난 20일 미국 뉴저지주 브랜치버그(Branchburg)에 위치한 일라이 릴리 생산공장을 4600억원(약 3억3000만달러)에 인수하는 본계약을 체결했다고 23일 밝혔다. 밝혔다. 지난 7월 해당 시설 인수 우선협상자로 지정된 지 약 2개월 만이다. 인수 주체는 셀트리온의 미국 법인 셀트리온USA다.
인수 대상 공장은 약 4만5000평 부지에 생산시설·물류창고·기술지원동·운영동 등 4개 건물을 갖춘 대규모 캠퍼스다. 향후 증설이 가능한 1만1000평 규모 유휴 부지도 포함돼 있어, 향후 수요 증가에 따라 선제적으로 대응이 가능할 전망이다. 셀트리온은 초기 인수금액과 운영비로 7000억원을 투입하고, 최소 7000억원을 추가 투자해 생산능력을 확장할 계획이다. 총 투자 규모는 1조4000억원 이상이 될 전망이다. 자금은 셀트리온이 차입을 통해 조달하고 이를 셀트리온USA에 유상증자로 투입할 계획이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이날 온라인 간담회에서 "미국의 관세 압박은 상수가 됐다"며 "메이드 인 USA 생산으로 불확실성을 완전히 해소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구축된 시설확보, 전 직원 승계, 물류비 등을 통해 약 1조5000억원을 절감하는 것은 물론, 신규 공장을 짓는 데 드는 6년의 시간을 절약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계약에는 기존 공장 인력의 고용 승계와 함께 릴리와의 위탁생산(CMO) 계약도 포함됐다. 이에 따라 공장 생산능력의 50%는 릴리 제품을 지속적으로 생산해 곧바로 수익 창출이 가능한 구조다. 나머지 절반은 셀트리온 제품으로 채워질 예정이며 세부 생산품목은 연말 확정된다. 미국 정부의 승인 절차, 릴리와의 업무 인수인계, 자체 제품 벨리데이션 및 재승인 등을 거쳐 본격적인 생산은 내년 하반기부터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투자금 조기 회수와 안정적인 매출 확대가 기대된다.
CMO 증설까지 완료되면 인천 송도 제2공장(9만리터) 대비 1.5배 수준의 생산능력을 확보할 수 있다. 서 회장은 "추가 투자까지 완료해 생산능력을 키우는데 3년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보이며 올해 안으로 설계를 마칠 계획"이라며 "해당 시설이 풀가동할 경우 미국에서 CMO를 통해 생산하는 것 대비 현저하게 비용이 줄어들 것"이라고 부연했다.
특히 이번 생산시설 인수로 생산거점과 연구·개발(R&D) 거점을 동시에 확보했다는 평가다. 셀트리온은 앙초 보스턴에 미국 현지 연구소 설립을 추진했으나 이번에 인수한 릴리 생산시설이 전략적 요충지로 부상하면서 계획을 전환했다.
서 회장은 "이번에 인수한 생산시설은 단순 제조 인력뿐 아니라 R&D 인력과 생산기술 인력까지 갖추고 있어 미국 연구소 이전·통합의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고 했다. 그는 "뉴저지 주립대 약학대학을 중심으로 한 제약 산업 단지에 자리잡고 있다"며 "주변에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BMS), 존슨앤드존슨(J&J), 릴리 등 글로벌 에갸사들이 집결해 있어 R&D 및 사업 시너지가 기대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인수는 관세 방어를 넘어 현지 R&D 거점과 CMO 사업 기회를 동시에 확보한 것"이라며 "송도와 뉴저지를 양 축으로 하는 글로벌 연구·생산 체제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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