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머지 연내 마무리…6단지 속도 가장 빨라
"조합 설립 및 사업시행인가 서두를 듯"

[더팩트|황준익 기자] 서울 양천구 목동신시가지아파트가 서울 김포공항 고도제한 리스크를 피하고자 재건축에서 속도를 내고 있다. 대부분 단지가 정비구역으로 지정됐고 조합 설립은 물론 신탁 방식을 통한 소유주들의 단합이 잘 이뤄지는 모습이다.
2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목동 8·12단지는 지난 17일 양천구로부터 조합설립추진위원회 구성 승인을 받았다. 추진위 구성 승인 신청이 접수된 지 10일 만이다.
재건축 후 약 5만가구로 탈바꿈 예정인 목동 1~14단지 아파트는 1985~1988년 목동, 신정동 일대에 지어진 총 392개 동, 2만6000여 가구로 이뤄져 있다.
현재 14개 단지 중 10개 단지(4~10단지, 12~14단지)가 정비구역 지정이 완료됐다. 서울시는 나머지 단지들에 대해 연내 정비구역 지정을 목표로 하고 있다. 14개 단지 중 3·4·6·7·8·12단지 등 6곳이 조합 방식으로, 나머지 8곳은 신탁 방식으로 재건축을 진행하고 있다.
가장 속도가 빠른 곳은 6단지다. 6단지는 지난 5월 조합을 설립했다. 지난해 8월 정비구역 지정 후 9개월여 만이다. 통상 정비구역 지정부터 추진위원회 구성, 조합 설립 인가까지 평균 3년 9개월이 걸리지만 6단지는 '조합 직접설립 제도'를 통해 기간을 대폭 단축했다. 또 목동6단지 조합은 지난달 30일 총회를 열고 종합건축사사무소 건원을 설계사로 선정했다. 14개 단지 가운데 처음으로 설계사 선정을 마쳤다.
목동 단지들이 속도를 내는 것은 김포공항 고도제한 기준 개정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지난달 4일 자로 고도제한 국제기준 개정안을 발효했다. 양천구에 따르면 김포공항 반경 약 11~13km까지 광범위한 지역에 45·60·90m 등으로 고도를 제한할 수 있다. 현재는 활주로 반경 4km 이내에 있는 건물은 지상 45m로 제한돼 있다. 1955년 이후 처음 개정된 기준은 2030년 11월 전면 시행된다.
업계에서는 고도제한이 적용되기 전 사업시행계획인가를 받는 게 현실적인 대응 방안으로 본다. 사업시행계획인가는 재개발 계획을 시장이나 구청장이 인가하는 행정절차다. 사업시행계획인가를 받기 위해서는 교통영향평가, 환경영향평가, 재해영향평가, 건축심의 등 각종 심의를 통과해야 한다. 이 단계가 끝나면 관리처분계획인가 절차가 이뤄지기 때문에 사업시행계획인가를 받으면 통상 정비사업의 8부 능선을 넘은 것으로 판단한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지난 7월 목동6단지를 방문해 "2030년 이전에 조합을 설립하고 사업시행계획인가까지 마치면 개정안은 상관없게 된다"며 주민들을 안심시켰다.

목동신시가지 재건축 기대에 최근 신고가도 잇따르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목동6단지 전용 95㎡의 경우 지난 6월 30억4000만원에 거래되며 처음 30억원을 돌파했다. 지난 3월 24억5000만원에서 6억원가량 오른 것이다. 6단지 다음으로 속도가 빠른 14단지도 지난 4일 71㎡가 20억원으로 신고가를 기록했다. 역세권인 1단지도 전용 65㎡가 지난 7월 24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목동신시가지는 2021년부터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됐다. 내년 4월까지 1년 연장됐다. 실거주 의무가 부여돼 갭투자를 할 수 없지만 수요가 탄탄하다.
목동아파트 인근의 한 공인중개사는 "14개 단지 모두가 동시에 재건축을 진행할 수 없어서 단지마다 속도 경쟁이 치열하다"며 "향후 소유주들의 관심, 조합 내홍 등의 변수가 있어 사업시행인가까지 누가 먼저 도착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학군지 수요가 받쳐주는 데다 정비구역 지정 이후 계속 오를 거란 생각에 매물이 줄고 있다"고 덧붙였다.
plusi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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