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결제 편의성 높이고 인기 상품군 늘려 매출 확대 나서
[더팩트 | 문은혜 기자] 내수 부진으로 매출이 정체된 편의점 업계가 외국인 관광객을 향해 눈을 돌리고 있다. K-콘텐츠 열풍으로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늘어나자 이들의 결제 편의성을 높이고 K-컬처를 접목한 협업 상품을 선보이는 등 외국인 맞춤 전략으로 매출 끌어올리기에 나섰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GS25는 올해 외국인 관광객 매출이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알리페이·위챗페이·유니온페이 등 외국인 결제 수단을 통해 집계된 매출은 올해 1~8월 기준 전년 대비 66.5% 증가했고 2023년 동기 대비로는 무려 312.9%나 뛰었다.
한국관광 데이터랩에 따르면 올해 1~7월 한국을 찾은 외국인은 1000만명 규모로 전년보다 130만명 이상 늘었다. 'K-편의점'이 한국 여행 필수 코스로 굳어진 흐름과 맞물려 외국인 매출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셈이다.
외국인들이 찾는 상품도 달라졌다. 바나나우유, 반숙란, 맥주 같은 전통 강세 품목 외에도 편의점 하이볼, 디저트빵, 그릭요거트, K-팝 앨범 같은 아이템이 관광객의 쇼핑리스트에 새롭게 자리 잡았다. 단순 기념품이 아니라 SNS에서 본 인기 상품, 한국 MZ세대가 열광하는 트렌드를 직접 경험하려는 수요가 뚜렷해진 것이다.
이에 GS25는 외국인 수요를 잡기 위한 혜택을 강화하고 나섰다.
먼저 중국인 단체 관광객 무비자 입국과 오는 10월 황금연휴를 겨냥해 알리페이·유니온페이·위챗페이와 손잡고 대규모 할인과 경품 이벤트를 연다. 또한 일본 관광객 대상으로는 일본 최대 간편결제 수단 '페이페이'를 도입한다. 사용자 7000만 명에 달하는 '페이페이'는 일본 내 점유율 1위 서비스로 매년 300만명 이상 한국을 찾는 일본인 관광객의 편의성을 크게 높일 전망이다.
여기에 글로벌 흥행작 '케데헌(케이팝 데몬 헌터스)' 협업 상품을 매장에 정식 출시하며 K-컬처 마케팅도 강화한다. 참치마요·전주비빔 반반김밥, 아이스 브륄레 골든망고 같은 상품은 출시 첫 날에만 5만개 넘게 팔리며 흥행을 입증했다. GS25는 외국인 밀집 지역에 '케데헌 특화 매장'을 운영해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CU도 외국인 공략에 가세했다. 한국관광공사와 손잡고 부가세 즉시 환급(Tax Refund) 서비스를 전국 600여 매장에서 운영 중이다.
환급 서비스는 지난해 이용 건수가 전년 대비 16배, 매출은 9배 급증했고 올해 들어서도 매출이 3.8배 증가했다. 특히 건당 결제액이 4만원에 달해 평균 객단가의 5배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만·중국·일본 등 중화권 고객의 비중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명동·홍대·제주 등 주요 관광지에서 효과가 두드러졌다.
CU는 중국 단체 관광객 무비자 입국과 2025 APEC 경주 정상회담을 앞두고 트립패스를 활용한 택스 리펀 고객에게 포인트를 지급하는 캐시백 이벤트를 연말까지 진행하기로 했다. 동시에 위챗페이, 알리페이, 라인페이, 타이완페이 등을 활용한 대규모 할인·적립 행사를 준비했다. 위챗페이 고객에게는 최대 188위안 할인 쿠폰을 제공하고 라인페이 이용객에게는 업계 단독 추가 적립 혜택을 준다. 알리페이·타이완페이 이용자도 각각 할인 쿠폰과 즉시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CU는 외국인 편의를 겨냥한 서비스도 다양화하고 있다. 38개 언어를 지원하는 AI 통역 서비스, 외국인 전용 선불카드, 무인 환전 키오스크 등이 대표적이다.
세븐일레븐은 한국 여행 시 필요한 환전, 선불카드, 교통카드 충전 등의 서비스를 모두 제공할 수 있는 무인환전 키오스크를 도입했다. 외국인 거주 밀집 지역 및 외국인 유입이 많은 도심 관광지 상권의 18개 점포를 시작으로 연말까지 전국 거점 점포 50여곳에 순차적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이 한국 문화를 체험하고 소비하는 '관광 인프라'로 확장되고 있다"며 "이에 해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편의점들의 차별화 서비스는 더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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