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실적 및 보상 발표안 발표, 연임 '분수령'

[더팩트ㅣ김정산 기자] 롯데카드 해킹 여파가 조좌진 대표의 연임 여부를 흔들 변수로 부상했다. 공식 임기 만료까지 6개월을 남겨둔 가운데, 금융당국이 소비자 보호와 내부통제를 강조하면서 조 대표 연임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여신전문금융사 CEO 간담회'에서 "최근 금융권의 사이버 침해사고가 단기실적에 치중해 장기투자에 소홀한 결과는 아닌지 뼈아픈 자성의 계기로 삼아야한다"라며 보안 강화와 소비자 보호를 직접 주문했다. 신용카드사가 소비자 정보를 폭넓게 취급하는 만큼 경각심을 환기하겠단 취지였지만, 최근 발생한 롯데카드 해킹 사태를 겨냥한 직접적인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간담회에서 조 대표의 참석 여부가 관심을 모았으나, 결국 불참했다. 앞서 조 대표는 '금융소비자보호 거버넌스 간담회' 참석을 예고했다가 돌연 불참하기도 했다. 금감원 조사가 한창인 상황에서 불필요한 논란을 차단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금감원은 현재 조사 일정을 특정하지 않은 채 자료 검증을 이어가고 있다. 업계는 통상 한 달 안팎이면 마무리되는 사이버 사고 조사가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고 관측했지만, 최근 분위기는 이르면 이번 주 내 종결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다만 유출된 정보가 당초 추산치인 1.7GB를 크게 웃돌 수 있다는 점은 여전히 부담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명확한 검사 일정을 정해놓은 것 없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계속 확인이 필요한 상황이다"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조 대표의 연임에 제동이 걸렸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업계 다수는 이번 사태로 책임론을 피하기 어려워졌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이 원장이 카드업계를 지목해 '제로 톨러런스' 원칙을 강조한 만큼, 보안 리스크가 재발하면 대표이사 책임을 묻겠다는 메시지로 읽히기 때문이다.
조 대표의 과제가 롯데카드 M&A(인수합병) 성사라는 점도 어깨를 무겁게 만든다. 이번 사태로 상표가치 훼손이 불가피한 상황에 놓이면서다. 현재 롯데카드의 대주주는 지분 59.83%를 보유한 MBK파트너스다. 지난 2019년 인수를 추진했고 여러 차례 엑시트를 시도했지만, 지난 2023년 자회사인 '로카모빌리티' 매각을 제외하면 마땅한 성과가 없는 상황이다.
반면 일각에서는 조 대표가 피해 사실 인지 직후 사과문을 발표하고 피해 전액 보상을 약속한 점을 들어 "사태 수습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롯데카드는 금감원 조사 종료 시점에 맞춰 대국민 사과와 피해 대책을 공식 발표할 계획이다.
조 대표는 2020년 3월 취임해 올해 3연임에 성공한 장수 CEO다. 첫해 당기순이익 1307억원을 거두며 전년 대비 2배 이상의 실적을 내는 등 성과를 거뒀지만, 남은 임기 동안 해킹 사태 수습과 소비자 신뢰 회복이라는 과제를 짊어지게 됐다. 임기 만료는 다음 해 3월 29일이다. 차기 후보자 내정 등 대표 선출 과정까지 고려하면 올해 순이익과 향후 내놓은 피해 보상 대책안이 조 대표 연임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현재로선 롯데카드가 내놓을 소비자 피해 보상안이 최선의 대응책이 될 것"이라며 "조 대표의 거취에도 적잖이 영향을 줄 것이다. 또한 불특정 다수가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만큼 만족스러운 결과를 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롯데카드 관계자는 "해킹과 관련해 금감원 감사가 진행되는 상황인 만큼 해킹 사고 수습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kimsam119@tf.co.kr
-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 이메일: jebo@tf.co.kr
-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