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오일뱅크-롯데케미칼 수직계열화 논의

[더팩트ㅣ장혜승 기자] 석유화학 기초제품인 에틸렌을 감축하기 위한 석유화학업계 구조조정 논의가 정유사와 석화업체 간 수직통합 모델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다만 기업 간 자율 협상 원칙을 바탕으로 하는 만큼 정부와 업계가 협약을 맺은 지 한 달이 다 돼가지만 결론을 도출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석유화학 업체인 LG화학이 정유사인 GS칼텍스와 여수NCC(나프타분해시설) 통·폐합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LG화학이 여수NCC 공장을 GS칼텍스에 매각하고 합작회사를 설립해 NCC를 통합 운영하자는 제안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정부는 나프타분해시설(NCC) 생산능력 25% 감축을 뼈대로 하는 구조개편안을 발표했다. 연말까지 업계는 구체적인 사업재편 계획안을 내야 한다.
유력한 구조조정 방안으로 정유사와의 수직 통합 모델이 거론된다. 석유화학 업체가 보유한 NCC 설비를 정유사에 넘기고 석유화학 업체는 2차 제품 생산에 집중하는 형태다. 석유화학 업체가 원유를 다루는 정유사와 협력하면 원재료인 나프타의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어 원가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LG화학은 에틸렌을 연 338만톤 생산하는 국내 최대 석유화학 회사다. GS칼텍스도 2022년 준공한 여수NCC에서 에틸렌 연 90만톤을 생산한다.
김상민 LG화학 석유화학본부장은 지난 7월 국회미래산업포럼에서 "정유사와의 협력은 납사 경쟁력과 설비 합리화를 동시에 추진해 원가를 5% 이상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정유사와 경쟁력 있는 석화사 간의 우선적 통합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충남 대산 석화단지에서는 HD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이 수직 계열화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케미칼의 NCC를 HD현대케미칼로 통합하고 여기에 HD현대케미칼 모회사인 HD현대오일뱅크가 추가 출자하는 방식이다.
석유화학 기업 간 논의도 활발하다. 롯데케미칼과 여천NCC는 NCC 통합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현실적인 숙제들이 뒤따른다. LG화학과 GS칼텍스 간 구조개편 논의에서는 GS칼텍스 지분 절반을 보유한 미국기업 셰브론의 결정이 중요하다. 셰브론은 최근 한국의 정유 및 석유화학 부문에 대규모 투자를 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미 올레핀생산시설(MFC)을 보유한 GS칼텍스의 기업결합에 동의할지는 미지수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와 감산에 따른 공동행위 인가 문제도 넘어야 할 산이다.
업계에서는 원활한 구조조정을 위해서는 정부 지원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여수산단 기업들과 함께 5개년 발전계획을 세운다든지, 기업들 간담회를 통해 원하는 요구사항을 들어준다든지, 전기료 감면 등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지난달 발표한 정부대책은 먼저 업계에서 자구노력을 해야 지원을 해준다는 원칙인데 업계가 원하는 방향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앞서 정부와 금융권은 '선 자구노력, 후 정부 지원'을 원칙으로 제시했다.
정대옥 HD현대케미칼 기획부문장은 지난 1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석화 산업 특별법 제정을 위한 국회 공청회'에서 "신속한 석화 산업 재편을 위한 특별법 제정으로 근본적인 (산업) 경쟁력 회복을 위한 기반이 마련돼야 한다"며 "사업 통폐합에서 발생하는 양도소득세와 법인세 등 세금 면제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zza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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