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형 멤버십으로 진화…고객 락인에 사활
[더팩트 | 문은혜 기자] 이용자를 늘리려는 배달 플랫폼 간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가운데 최근에는 OTT 서비스를 결합한 상품까지 출시하며 고객 락인 전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배달비 무료나 할인 혜택을 넘어 콘텐츠 소비까지 아우르는 생활형 멤버십으로 진화하는 모습이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배달앱 '쿠팡이츠'를 운영하고 있는 쿠팡은 이미 일찌감치 통합 구독 모델을 구축했다.
쿠팡은 월 7890원의 유료 구독 서비스 '와우 멤버십'에 쿠팡플레이와 쿠팡이츠 무료배달 혜택을 동시에 얹어 쇼핑·배송·배달·콘텐츠를 원스톱으로 제공하고 있다. 와우 멤버십 이용자는 로켓배송비 무료, 쿠팡이츠 무료배달, OTT인 쿠팡플레이 시청까지 한 번에 누릴 수 있다.
이는 고객의 이탈을 막고 생태계 안에 오래 머물도록 만드는 대표적 락인 전략이다. 실제로 와우 멤버십은 쿠팡이츠의 월간 활성 이용자(MAU) 성장세에 긍정적이 영향을 주고 있다.
배달 플랫폼 업계 1위인 배민도 대응 카드를 꺼냈다. 지난해 9월 선보인 월 1990원 구독 서비스 '배민클럽'에 티빙, 유튜브 등을 결합한 상품을 출시한 것.
배민은 먼저 지난 6월 티빙과 손잡고 배민클럽과 티빙 스탠다드 광고형 요금제를 합친 구독 상품을 출시했고 신규 가입자에게는 첫 달을 사실상 무료에 가까운 수준으로 제공해 진입 장벽을 낮췄다.
이어 오는 24일에는 배민클럽-유튜브 프리미엄 제휴 상품도 내놓을 예정이다. 월 구독료는 1만3990원으로 유튜브 프리미엄을 개별 구독했을 때 보다 가격이 더 저렴하다. 배민 관계자는 "티빙, 유튜브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서비스와의 제휴를 통해 고객 만족을 높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배달앱들이 OTT에 눈을 돌리는 배경은 뚜렷하다.
먼저 소비자의 생활 패턴 변화다. 1인 가구와 혼밥이 늘면서 '배달 음식 주문+영상 시청'이 결합된 소비 습관이 일반화됐다. 또한 플랫폼 간 혜택 차별화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도 서비스 확장의 배경으로 작용했다.
업게 관계자는 "무료 배달과 할인은 이미 기본 혜택으로 굳어져 경쟁 우위 요소가 되기 힘들다"며 "소비자들이 여러 배달앱을 동시에 사용하는 ‘멀티호밍’이 일상화된 상황에서 OTT와의 제휴는 소비자를 한 플랫폼에 묶어두는 장치"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OTT와의 결합을 통한 배달앱들의 구독 경쟁이 단순한 마케팅 차원을 넘어 '생존 전략'으로 자리 잡았다고 본다. 시장 포화로 신규 고객 확보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멤버십과 콘텐츠는 기존 고객의 이탈을 막고 이용 빈도를 높이는 해법이기 때문이다.
향후 배달앱과의 제휴 범위는 영상 OTT를 넘어 음악, 게임 등으로 확장되거나 세대별·가구형태별 맞춤형 구독 상품이 등장할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관건은 OTT와의 결합 모델이 단기적 판촉을 넘어 장기적인 고객 락인 효과로 이어질 수 있냐는 것"이라며 "고객의 여가와 생활 전체를 아우르는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경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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