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근무시간 단축 공약 탄력…금융권 '자신감'

[더팩트ㅣ김정산 기자] 금융권을 중심으로 주 4.5일제 근무 도입 논의가 활발하다. 금융권이 선제적으로 단축근무를 시행해야 전방위적인 확산이 가능할 것이란 구상이다. 앞서 단축근무를 시행한 금융사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이 나온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8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9.26 총파업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금융권이 주4.5일제를 우선 적용해야 전 산업으로 확대될 수 있을 것이란 주장이 골자다. 오는 26일부터 총파업을 시행하겠다는 건데 실제로 총파업에 돌입하면 약 3년만에 이뤄지는 은행권 파업이다.
금융권에서는 주 4.5일제 도입 이후에도 생산성이 저하될 우려가 없다는 입장이다. 디지털전환(DT)과 함께 비대면 영업 비중을 확대하면서 효율성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과 상호금융권을 제외하면 창구에서 소비자를 직접 응대하는 빈도도 낮아졌다. 평일 운영시간을 30분 확대하는 등 근무시간 단축으로 인한 소비자 불편은 최소화하겠단 방침이다.
일부 금융회사는 관련 논의가 나오기 전부터 근무시간을 단축을 시도했다. 지난해 4월 SBI저축은행은 저축은행권 최초로 월 1회 주 4일제를 운영하고 있다. 임금 삭감 없이 근무일만 하루 줄였다. 도입 초기 생산성 저하를 우려하는 시각도 있었지만 SBI저축은행의 실적은 꾸준히 우상향하는 흐름이다. 다음해 말까지 약 3년간의 시범운영을 거친 뒤 주4일제 근무 확대를 논의할 예정이다.
올 상반기 SBI저축은행은 일반기업회계기준 56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근무시간 단축 도입 직전해인 2023년 상반기(105억원)와 비교하면 증가세가 뚜렷하다. 지난 2023년에는 고금리 여파와 부동산 시장 침체 영향으로 2금융권 전반에 걸쳐 업황이 악화했다. 결국 생산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영업환경과 업황이라는 의미다.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내부적으론 생산성에 문제가 없다고 본다. 직원 입장에선 유급으로 쉬는 만큼 단점이 없다고 본다"라며 "다음해 말까지 시범기간을 가진 뒤 확대 논의가 이뤄질 예정이다. 아직까지는 관련 이야기는 나오지 않고 있다"라고 했다.
금융권의 주 4.5일제 도입 논의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21년 신한은행과 기업은행이 근무시간 단축을 논의했지만 끝내 실제 적용에는 실패했다. 업계에서는 노사간 합의점을 도출하기 위해선 생산성 저하와 비용증가 우려를 잠식시켜야 한다고 설명한다.
이재진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위원장은 금융권 근무시간 단축이 생산성을 낮춘다는 의견을 두곤 "금융권의 경우 뚜렷한 결과물을 생산하지 않는 만큼 생산성 저하 우려가 없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과거 신한은행과 기업은행의 근무시간 단축 실패 요인을 두곤 일괄 도입의 부재라고 진단했다. 은행 1~2곳이 근무시간을 단축하는 것이 아닌 모든 은행이 함께 쉬어야 속도감 있는 추진이 가능할 것이란 의견이다.
한편, 업계에서는 연내 금융권을 시작으로 산업 전반에 걸쳐 근무시간을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하는 분위기다. 이재명 대통령이 주 4.5일제 도입과 함께 점진적으로 주 4일제 전환을 공약한 데다 근로시간 단축을 통한 삶의 질 향상을 강조했기 때문이다. 이에 고용노동부는 주 최대 근로시간을 줄이는 방안을 검토 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권이 선제적으로 근무시간을 단축해야 다른 업권도 도입할 수 있다. 지난 2002년 금융권이 근무시간을 선제적으로 줄이면서 지금의 근무 환경이 만들어졌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kimsam119@tf.co.kr
-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 이메일: jebo@tf.co.kr
-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