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ACT

검색
경제
국내 제약바이오, R&D 투자 늘렸지만…글로벌 빅파마 따라잡기 '먼길'
국내 7개사 상반기 9442억원 투입…매출 대비 9~15%
"절대적 투자 규모 필요…정부 지원 뒷받침돼야"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올해 상반기 연구개발(R&D) 투자를 늘렸다. 신약 개발을 통한 성장동력을 확보하려는 의지로 풀이된다. 사진은 기사와 상관 없음. /픽사베이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올해 상반기 연구개발(R&D) 투자를 늘렸다. 신약 개발을 통한 성장동력을 확보하려는 의지로 풀이된다. 사진은 기사와 상관 없음. /픽사베이

[더팩트ㅣ조성은 기자]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올해 상반기 연구개발(R&D) 투자를 늘리며 신약 파이프라인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글로벌 빅파마의 투자 규모에는 미치지 못해 정부의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유한양행, 한미약품, 종근당, GC녹십자, 대웅제약 등 주요 7개사의 올 상반기 R&D 투자액은 약 9442억원으로 1조원에 육박했다.

전통 제약사보다 바이오 기업들의 공격적 투자가 눈에 띄었다. 셀트리온은 상반기 R&D에 2297억원을 집행하며 전년 동기 대비 11.1% 늘렸다. 매출 대비 비중은 12.7% 수준으로, 지난해와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회사는 항체-약물접합체(ADC), 다중항체 등 차세대 신약을 미래 성장축으로 삼고 오는 2028년까지 13개 후보물질에 대한 임상시험계획(IND) 제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286억원을 투자하며 셀트리온과 비슷한 규모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1770억원) 대비 29.1% 증가한 수치로, 7개사 중 가장 큰 증가율을 보였다. 매출 대비 비중은 8.8%로 가장 낮지만, 공정 개선, 생산성 향상,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 연구개발 비용이 반영됐다.

전통 제약사 가운데는 유한양행이 가장 많은 금액을 투자했다. 유한양행은 상반기 1073억원을 투입해 전년 동기(1048억원)보다 2.4% 늘렸으며, 매출의 약 10%를 연구개발에 썼다. 항암, 비만·대사, 면역·염증 질환 분야 파이프라인을 중심으로 임상을 진행 중이다.

한미약품은 같은 기간 1062억원을 집행해 전년 동기 대비 7.4% 늘렸다. 매출 대비 비중은 14.1%로, 지난해 상반기 12.6%에서 상승했다. 한미약품은 비만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연내 허가 신청과 함께 근육량 증가 효과를 노린 신개념 비만약 'HM17321' 임상 진입을 앞두고 있다.

종근당은 상반기 831억원을 투자해 전년 동기보다 23.3% 늘리며 증가 폭이 두드러졌다. 미국 FDA로부터 항체약물접합체(ADC) 항암 신약 'CKD-703' 임상시험계획을 승인받는 등 글로벌 임상 확대가 비용 증가로 이어졌다. 매출 대비 비중은 9.95%로 집계됐다.

GC녹십자도 같은 기간 827억원을 집행, 전년 동기 대비 3.2% 늘렸다. 매출 대비 비중은 9.4%로 다소 줄었지만, 미국 관계사 큐레보를 통한 대상포진 백신과 성인용 Tdap 혼합백신 등 백신·희귀질환 파이프라인을 확대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1066억원을 투자했고 매출 대비 비중도 15.7%로 가장 높았으나 투자액 자체는 전년 동기 대비 10.2% 감소해 상반기 7개사 가운데 유일하게 줄었다. 회사 측은 "일부 신약 개발이 완료하면서 자연스럽게 감소한 것"이라며 "실제 경상연구개발비는 전년 동기 대비 3.32% 증가한 약 779억원으로, R&D 고정 비용 규모는 커졌다"고 설명했다. 대웅제약은 현재 폐섬유증 치료제, 탈모 치료제 등 난치성 질환 신약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의 투자 규모는 확대되고 있지만 글로벌 빅파마와의 격차는 여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20개 글로벌 제약사들이 1개의 신약을 개발하는 데 드는 평균 비용은 지난해 22억3000만달러(한화 약 3조9000억원)에 달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지난해 매출 대비 25%인 136억달러(18조9000억원)를 R&D에 투자했다. 머크(MSD)는 매출의 28%에 달하는 179억달러(24조8000억원)를 R&D에 투입했다. 로슈와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도 매출 대비 20~22% 수준의 R&D 투자 규모를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국산 신약 성과가 나오고 있지만 대규모 임상과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선 절대적 투자 규모가 더 필요하다"며 "정부 차원의 제약산업 육성 펀드, 세제 혜택 등 제도적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pi@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인기기사
회사소개 로그인 PC화면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