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적 집객 효과 기대, 장기화엔 상품 경쟁력 필요

[더팩트|우지수 기자] 유통업계가 앞다퉈 5000원 미만 상품을 내세우며 '초저가 전쟁'에 돌입했다. 고물가와 경기침체로 가격에 민감해진 소비자들이 소용량·가성비 상품을 찾으면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마트가 최근 자체 브랜드 '오케이 프라이스(5K PRICE)'를 통해 전 품목을 5000원 이하로 판매하면서 초저가 상품 출시에 불이 붙기 시작했다. 이마트는 가공식품과 생활용품을 중심으로 162종을 신제품을 선보였고 연내 250종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가격은 최저 880원에서 최고 4980원으로 기존 브랜드보다 최대 70% 저렴한 수준이다. 이마트에브리데이 합병으로 마련한 통합 매입 체계를 활용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고 공급망 효율화를 통해 가격을 낮췄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이같은 행보는 균일가 모델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다이소를 정조준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이소는 전 품목 5000원 이하 정책을 내세워 지난해 매출 3조9689억원, 영업이익 3711억원을 기록하며 영업이익률 9%를 달성했다. 영업이익률 9%는 대형마트나 온라인 업체의 1~2%와 비교하면 높은 편에 속한다.
생활용품에 강점이 있는 다이소와 달리 이마트 오케이 프라이스는 식품 카테고리에서 차별화를 시도했다. 히말라야 핑크 소금김, 닭강정, 김치만두 등 다이소에 없는 신선·가공식품을 포함해 선택지를 넓혔다. 롯데마트는 신규 점포를 중심으로 5000원 이하 뷰티 매대를 늘려가고 있다. 편의점업계도 가세했다. GS25는 평균 3000원대 화장품과 5000원 이하 건강기능식품을 소용량 패키지로 내놓으며 전문 매대를 전국 500여 개 점포에 도입한다. CU와 세븐일레븐은 기초 화장품과 건기식 상품군을 늘리며 5000원 이하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이커머스업계에서는 초저가 경쟁이 꾸준히 벌어져 왔다. 알리익스프레스는 '1000원 마트 한국발송관'을 열어 5000원 이하 상품을 상설 판매하고 있으며, 쿠팡 역시 대규모 매입을 바탕으로 일부 품목을 초저가로 공급한다. 특히 쿠팡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38조원을 돌파하며 이마트를 앞지르기도 했다. 온라인에서 시작된 초저가 전략이 오프라인 시장으로 번지며 온·오프라인 실적 구도에도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다만 초저가 경쟁이 장기화되면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시적으로 고객을 모을 수는 있지만 가격 인하만으로는 충성 고객을 확보하기 어려워 출혈 경쟁이 가속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가격뿐 아니라 상품 경쟁력까지 뒷받침돼야 한다는 데 무게를 두고 기획을 이어나갈 방침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5000원이 소비자 구매 기준선으로 자리 잡으면서 유통업체들이 소용량·가성비 상품으로 충동구매와 재방문 수요를 늘리려 한다"며 "가격 중심 전략이 단기적 성과를 낼 수는 있어도 상품 경쟁력 확보 없이는 장기적 성장으로 이어지기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index@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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