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도 크러시 집중…확장보다 시장 안착에 무게

[더팩트|우지수 기자] 롯데칠성음료의 맥주 사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2023년 11월 선보인 '크러시(KRUSH)'가 출시 2년을 앞두고도 존재감을 입증하지 못한 가운데 올해 2분기 맥주 매출액이 전년 대비 30% 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의 올해 2분기 맥주 부문 매출은 14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04억원) 대비 31.2% 감소했다. 상반기 누적으로도 전년보다 39.8% 줄어든 266억원에 그쳤다. 2분기 국내 주류 부문 매출은 1677억원으로 1년 전보다 7.9% 줄었는데, 감소폭의 절반가량이 맥주 부문에서 발생했다.
내수 전반이 위축된 상황을 감안해도 롯데칠성음료의 맥주 실적은 업계 평균보다 심각하다. 같은 기간 오비맥주는 약 7~9% 국내 맥주 매출액이 줄었고 하이트진로는 1% 안팎으로 감소했다고 증권가에서는 분석했다. 롯데칠성음료의 맥주 매출은 전체 음료·주류 카테고리 가운데 두 번째로 감소폭이 컸다. 감소율이 가장 높은 스피리츠(31.6%↓)보다 매출 비중과 실적 기여도가 더 큰 만큼 주류 사업 분위기에 미친 영향이 더 뚜렷하다.
롯데칠성음료의 2분기 연결 기준 전체 매출액은 1조87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 줄었고, 영업이익은 624억원으로 3.5% 늘었다. 음료 부문이 원재료비 부담과 소비 둔화로 부진했지만, 글로벌 부문이 실적 방어 역할을 하며 수익성을 끌어올렸다. 다만 음료주류 부문이 내수 위축과 맥주 부진이 겹치면서 전체 실적 발목을 잡았다.
롯데칠성음료는 '크러시' 출시에 맞춰 기존 제품인 '클라우드 생드래프트'를 단종시키고 유흥용과 가정용을 나눈 투트랙 전략을 세웠지만, 시장 반응은 예상보다 냉담했다. 초기 유흥시장 진입이 여의치 않자 출시 한 달 만에 편의점 등 가정용 채널로 확대했다. 이후 광고 모델 기용과 '풀오픈캔' 패키지 도입 등 외형 변화를 시도했지만 실질적인 소비자 반응으로는 이어지지 못한 모양새다.
라이트·제로 중심으로 재편되는 시장 흐름에서 점유율 확보도 과제다.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가 카스 라이트, 테라 라이트 등 제품을 출시하며서 전체 맥주시장 70% 이상 점유율을 차지한 가운데 크러시의 점유율은 클라우드를 포함해도 3%대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크러시 브랜드에서는 아직 라이트 제품군 등 확장 계획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크러시와 클라우드 중심으로 브랜드 차별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현재로선 라이트 제품군을 별도로 확장할 계획은 없다"며 "기존 세 가지 제품군(크러시·클라우드·논알콜릭)에 집중해 브랜드 안착을 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하반기 마케팅 전략과 관련해서는 "맥주 성수기인 여름 시즌을 맞아 소비자 접점을 늘리기 위한 스포츠 마케팅과 현장 프로모션을 강화하고 있다"며 "FC서울, 롯데자이언츠와의 브랜드 데이 외에도 캐리비안베이 현장 마케팅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실적 전망에 대해서는 "1분기 맥주 매출이 전년 대비 47.2% 감소했으나, 2분기엔 감소폭이 31.4%로 축소됐다"며 "앞으로도 성적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맥주처럼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시장에서는 브랜드 쏠림 현상이 강하다"며 "크러시처럼 후발 주자 제품의 경우 외형보다 제품력 중심의 전략이 뒷받침돼야 점유율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index@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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