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체험형 콘텐츠 확대…실내 소비자 유치 경쟁
[더팩트｜우지수 기자] 연일 섭씨 35도를 넘나드는 폭염에 백화점이 여름철 대표 '피서지'로 자리 잡고 있다. 쾌적한 실내 공간에서 여가를 즐기려는 수요가 백화점을 비롯한 실내 쇼핑공간으로 집중되는 분위기다.
4일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17일까지 전국 점포의 전체 방문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약 10% 증가했다.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도 각각 10%, 14%씩 늘었다. 같은 기간 전체 매출액 경우 신세계백화점은 11.1%, 현대백화점은 10.7%만큼 늘었다.
최근 외부 활동이 어려운 기후가 지속되자, 시원한 백화점에 장시간 머무르며 식사와 쇼핑을 함께 즐기는 형태의 여름 소비가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 더위를 피해 잠시 들렀다가 디저트나 식사를 곁들이고 팝업스토어를 구경하며 시간을 보내는 방식으로 백화점을 이용하는 것이다. 이처럼 백화점 공간을 이용하는 문화는 동남아시아 등에서 나타나는 '몰링(malling)' 소비 행태와 유사하다. 몰링은 무더위나 폭우 등으로 외부 활동이 어려운 환경에서 대형 쇼핑몰 안에서 식사, 쇼핑, 여가를 함께 해결하는 소비 방식을 뜻한다.
쇼핑 자체가 목적이 아닌 방문객 비율이 늘어난 만큼 백화점별로 식음료 매출액이 특히 두드러졌다. 현대백화점의 지난달 1~27일 식음료(F&B)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했다. 롯데백화점은 15%, 신세계백화점은 7.5%만큼 늘었다.
백화점업계는 F&B 트렌드를 앞세운 팝업스토어와 미식 콘텐츠를 적극 유치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전 지점에서 하와이의 여름을 콘셉트로 한 '후이 후이 마우이' 테마 행사를 열고 호놀룰루 쿠키, 하와이안 포케, 열대 과일 음료 등 시즌 메뉴를 판매하고 있다. 여의도 더현대 서울의 휴식 공간 사운즈포레스트에는 하와이 마우이섬을 콘셉트로 꾸민 실내 공간을 마련하고 공연도 개최하는 중이다.
신세계백화점은 강남점 미식 공간 '하우스오브신세계'에 칵테일바 '슈퍼스타'를 정식 개점했다. 위스키와 칵테일, 간단한 식사를 함께 제공하는 구성으로 백화점에서 바캉스를 즐기는 고객을 겨냥했다. 강남점 델리 코너의 경우 즉석조리식 전문매장으로 리뉴얼할 예정이다.
롯데백화점은 이달 14일까지 '고메위크' 행사로 전국 주요 점포에서 여름 미식 메뉴와 디저트를 판매한다. 식음료 할인권, 구매 스탬프 적립 이벤트를 함께 운영하고 있으며, 수지점에서는 주류 브랜드 신제품을 소개하는 '비어 페스타'도 진행 중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여름 폭염은 오는 9월 중순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서울 기준으로 첫 폭염일은 6월 13일, 마지막은 9월 19일이었다.
여름 더위가 한 달 이상 남은 만큼 실내 공간에서의 체류 소비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여름철에는 쇼핑보다 더위를 피하고 시간을 보내기 위한 방문객을 고려해 식음 콘텐츠와 체험형 공간을 기획하고 있다"며 "실내 체류 수요가 유지될 것으로 예측돼 하반기까지 기업별로 관련 전략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index@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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