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마이' 적혀 있다면 쌀 알코올만 사용…쌀맛 중심

유통은 실생활과 밀접한 산업군입니다. 하루에도 수많은 상품이 쏟아져 나와 소비자들의 삶을 윤택하게 합니다. 하지만 이들 상품을 사용하면서 문득 떠오르는 궁금증도 많습니다. 이 코너는 유통 관련 궁금증을 쉽게 풀어드리기 위해 마련했습니다. 알아두면 쓸모 있는 유통 지식을 소개합니다. <편집자주>
[더팩트|우지수 기자] 일본 사케(니혼슈)는 최근 이자카야 등 주점은 물론 대형마트, 편의점 채널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는 주류 중 하나다. 하지만 사케를 처음 구매하려고 하는 소비자들은 라벨에서부터 난관을 마주친다. 제품마다 '준마이', '긴죠', '다이긴죠', 45%, 50% 같은 낯선 단어와 숫자가 빼곡하기 때문이다.
이 단어들은 하이트진로가 최근 수입을 시작한 일본 사케 '미야칸바이' 시리즈에도 쓰여 있다. 브랜드명인 미야칸바이 뒤에 '준마이다이긴죠 제이센 40%', '준마이다이긴죠 45%', '준마이긴죠 55%' 등 병마다 다르게 표기됐다. 이 문구들은 단순히 제품 이름이 아닌 술의 등급, 향의 농도, 맛의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주요 정보다.
주류업계에 따르면 사케는 원재료와 정미율(쌀을 도정해낸 비율)에 따라 분류된다. '준마이(純米)'는 쌀·물·누룩만으로 만든 술을 뜻한다. 여기에 '긴죠(吟醸)'가 붙으면 정미율 60% 이하, '다이긴죠(大吟醸)'는 50% 이하로 쌀을 도정했다는 의미다. 도정이란 쌀알을 깎았다는 뜻으로 '준마이긴죠 55%'는 쌀을 45% 만큼 깎고 남은 쌀 55%만으로 만든 사케다.
쌀을 깎는 이유는 맛 때문이다. 쌀의 바깥층에는 단백질과 지방이 많고, 안쪽은 전분이 대부분이다. 바깥층을 많이 깎아낼수록 곡물 특유의 텁텁함이나 쓴맛이 줄고 단맛이 강해진다. 정미율이 낮을수록 맛이 가벼워진다. 반대로 정미율이 높으면 쌀 단백질에 있는 고소한 맛과 감칠맛이 더 남게 된다.

일반적으로 정미율이 낮을수록 향이 맑고 목넘김이 부드럽다. 대신 도정에 손이 많이 가고 수율이 낮아져 가격도 높아진다. 반대로 정미율이 높으면 쌀 본연의 고소함이나 감칠맛이 두드러진다. 흔히 말하는 '쌀맛 나는 사케'가 여기에 속한다. 즉, 정미율은 사케의 맛의 방향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이지만, 절대적인 '우열'을 뜻하지는 않는다. 다만 정미율이 낮으면 수확한 쌀 대비 사용하는 양이 적기 때문에 가격대는 높아질 수밖에 없다.
정미율 다음으로 주목할 점은 라벨에 '준마이'라는 단어가 있느냐다. 준마이 사케는 쌀·물·누룩만으로 만든 술로 양조 알코올을 전혀 넣지 않은 제품이다. 만약 앞에 '준마이'라는 단어가 없고 '긴죠' 또는 '다이긴죠'라고만 쓰여 있다면 소량의 양조 알코올로 향을 첨가한 경우다. '준마이'는 쌀 맛 중심, 준마이가 아닌 사케는 향 중심의 스타일로 이해하면 선택에 도움이 된다.
한 주류업계 관계자는 "알코올이 들어간다고 품질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오히려 최고급 대회 출품용 사케들 중에서도 알코올 첨가를 활용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일 취재진은 하이트진로가 미야칸바이 사케 수입을 기념해 개최한 시음회에 참석했다. 기자가 이번 시음회에서 세 가지 사케를 마시고 가장 뚜렷하게 느낀 차이는 향과 단맛이었다. 세 종류 모두 준마이 계열로 쌀 향이 주를 이뤘고 정미율이 낮아질수록 그 향이 강하게 느껴졌다.
최근 사케에 대한 국내 소비자 수요가 늘면서 제품군이 다양해지고 있다. 하이트진로가 미야칸바이 사케를 수입하는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사케 분류법을 미리 숙지해둔다면 추후 취향에 맞는 술을 선택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index@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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