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반도체 투톱인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높아진 눈높이를 맞추는 기대 이상의 2분기 실적을 거둘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16일 반도체 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올해 2분기 실적 전망은 긍정적인 편이다. 매출과 영업이익 전망치로 각각 20조원, 8조원 이상이 제시되고 있다. 3개월 전 7조원대 영업이익과 비교하면 실적 눈높이가 크게 높아졌다. 실적의 막판 변수로는 환율이 거론된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날 "환율 하락 영향이 존재하지만 레거시 메모리 가격 상승과 출하량 증가로 개선된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8조원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5조4685억원)와 비교해도 대폭 늘어난 수준이다. 이러한 호실적을 거둘 수 있었던 데는 고대역폭메모리(HBM) 효과가 있다. HBM 중심의 전략이 인공지능(AI) 수요 확대와 맞물리고 있다.
지난 1분기 호실적도 HBM이 이끌었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전년 동기 대비 157.8% 증가한 영업이익 7조4405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1분기 기준 역대 최고 실적이기도 하다. 당시 SK하이닉스는 "AI 개발 경쟁과 재고 축적 수요 등이 맞물리며 메모리 시장이 예상보다 더 빨리 개선되는 모습"이라며 "이에 맞춰 HBM3E 12단, DDR5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를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시장 점유율 면에서도 유의미한 결과를 얻었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 D램 시장에서 점유율 36%로 1위를 기록했다. 특히 D램 이익 중 절반 정도가 HBM에서 발생한 것으로 관측된다. SK하이닉스 입장에서는 이러한 HBM 독식 구도를 이어가는 것이 목표다. 회사는 HBM 수요에 대해 "고객과 1년 전 공급 물량을 합의하는 제품 특성상 올해 변함없이 전년 대비 약 2배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 매출 79조1405억원, 영업이익 6조6853억원을 기록했다. 전체적으로 상반기 야심작 '갤럭시S25' 시리즈가 실적을 이끌었지만, 반도체(DS) 부문도 영업이익 1조원을 넘겨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2분기 실적 전망도 크게 나쁘진 않다. 2분기 실적 눈높이가 지속해서 높아졌고, 최근 하향 조정됐음에도 영업이익 컨센서스 6조원을 웃돌고 있다.
물론 반도체 업황 회복에 힘입어 분기 영업이익 10조원(DS 6조4500억원)을 넘어선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실망스러운 성적표다. 다만 HBM 효과를 누릴 수 없는 점과 사업 환경을 둘러싼 불확실성을 고려한다면 반등 여력을 보였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무역 환경 악화와 경제 성장 둔화 등 거시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2분기 실적 예측에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2분기 삼성전자가 실적 바닥을 다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DS 부문 이익이 일반 D램 가격의 전반적인 상승으로 전 분기 대비 개선되나, 환율 하락과 HBM3E 12단 시장 진입 지연에 따라 개선이 제한적일 것"이라며 "2분기 실적이 바닥이 될 가능성이 있다. 하반기로 갈수록 좋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실적을 놓고 기대감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이에 못지않게 경계심 또한 커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중국의 물량 공세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시장이 불안정성을 안은 채 움직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SK하이닉스의 CEO인 곽노정 사장은 최근 "관세 여파나 불확실성으로 변동성이 더 커질 것"이라고 경계하며 "현재까지는 계획과 유사하게 가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DS 부문은 오는 18일 전영현 부회장 주재 글로벌전략회의를 열고 불확실성 속에서 반도체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는 방안을 집중 논의할 예정이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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