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공장으로 생산 효율화, 투자금 6년 내 회수

[더팩트|우지수 기자] "불닭은 이제 브랜드가 아니라 문화다. 전 세계인이 즐기는 '한국의 코카콜라' 같은 제품으로 만들 것이다."
지난 10일 김동찬 삼양식품 대표는 경상남도 밀양시 삼양식품 밀양 제2공장에서 완공을 하루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이렇게 말했다. 그는 신제품 개발과 수출 전략, 공장 자동화 설계 과정을 직접 소개하며 삼양식품의 사업 비전을 열띤 표정으로 설명했다.
경남 밀양시 부북면. 새로 지은 공장의 정문을 지나자 유리와 알루미늄이 교차하는 직선형 건물이 길게 펼쳐졌다. 지상 3층 규모의 이 시설은 삼양식품이 새롭게 세운 밀양 제2공장이다. 지난 2022년 가동을 시작한 제1공장 바로 옆에 지어졌고 전 공정 무인 자동화를 구현한 ‘스마트팩토리’로 기획됐다.
공장 내부를 따라 걸음을 옮기자 자동 제면기에서 면이 뽑히고, 고온의 증숙기와 유탕기를 지나 포장기까지 이어지는 공정이 무인 컨베이어 위로 쉼 없이 흐르고 있었다. 여러 종류의 밀가루가 혼합돼 반죽이 되고, 꼬불꼬불한 면발로 성형된 뒤, 액상·분말 스프와 함께 봉지에 담긴다.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은 '불닭볶음면'은 그렇게 밀양에서 만들어지고 있었다.

삼양식품의 밀양공장은 단순한 생산기지가 아니다. 연간 7억3000봉지를 생산하는 제1공장에 이어, 제2공장에서는 연간 8억3000봉지 라면을 만들어낸다. 두 공장을 합치면 삼양식품의 연간 수출 물량의 절반 이상을 감당하는 규모를 생산하는 셈이다.
김동찬 대표는 이날 공장 곳곳을 돌며 새로 지은 공장과 라면 수출 전략에 대해 직접 설명했다. 김 대표는 경희대 식품가공학과를 졸업하고 롯데제과 공장장을 거쳐 2016년 삼양식품에 합류했다. 익산공장장, 면스낵 부문장, 생산본부장을 역임한 식품 제조 전문가로 통한다.
그는 "내년부터 밀양 1·2공장에서만 연 15억봉지 이상 생산할 수 있고 이 중 절반 가까이가 수출 물량이다"며 "글로벌 수요에 대응하려면 단순 공장 증설이 아닌 품질의 일관성과 유통의 효율성까지 확보할 수 있어야 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예전엔 오리지널 불닭 하나로도 수출 물량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불닭 자체의 수요가 몇 배로 커졌다"며 "기존 공장만으로는 대응이 어려워 품질 일관성과 물류 효율까지 고려한 제2공장을 설계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는 7월 중국 생산공장 착공을 계획하고 있고 글로벌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을 다방면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제2공장에 마련된 중앙 통제실에서는 실무자가 라인 전반을 설명했다. 중앙 통제 시스템을 통해 24시간 생산라인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관리하고, 전력 사용량까지 제어하고 있었다. 제2공장 건물 외벽에 설치된 태양광 설비로 생산하는 전력량을 기록해 공장의 ESG 성과도 한 눈에 볼 수 있게 했다.

삼양식품 밀양 제2공장은 6개의 라면 생산라인을 갖췄다. 1층은 제면과 유탕 공정, 2층은 포장, 3층은 스프를 담당한다. 1공장에서 만든 스프는 자율주행로봇(AMR)을 통해 2공장으로 이송되며 제품이 완성되면 공장 옆 43m 높이의 자동창고로 옮겨진다. 약 6000셀 규모의 이 창고는 3.5일치 재고 물량을 보관할 수 있다. 밀양 제2공장의 투자금 회수 기간에 대해서는 약 6년이 걸릴 것으로 회사 측은 전망했다.
삼양식품은 공장 증설로 수출량을 늘리는 만큼 커지는 물류 부담에 대한 전략도 고도화하고 있다. 물류 계열사 삼양로지스틱스를 통해 중동 해역 리스크, 미국 항만 파업 같은 변수에도 대응할 수 있도록 각 법인과 공조 체계를 갖췄다. 김 대표는 "물류 효율성이 수출 경쟁력 핵심"이라며 "현지 수요 대응능력까지 고려해 생산기지를 설계한 것"이라고 말했다.
삼양식품은 지난해 기준 전체 매출액의 70% 이상를 해외에서 올리고 있다. 수출 비중은 중국 28%, 미국 27%, 동남아 22%, 기타 국가 19%로, 글로벌 성장 기반을 확실히 다지고 있다. 김 대표는 "올해는 물론 시간이 갈수록 더 높은 수출 목표를 세울 것"이라며 "항상 매출 목표에 맞춰 생산능력을 확보하고 공장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방식으로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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