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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포스코퓨처엠, 미래 동력 확보…전구체 공급망 '탈중국'
탈중국으로 미국 시장 경쟁력 강화…"유증 통해 '도약'"

노수진 포스코퓨처엠 광양 전구체 공장 공장장이 10일 오전 취재진에게 공정을 설명하고 있다. /포스코퓨처엠
노수진 포스코퓨처엠 광양 전구체 공장 공장장이 10일 오전 취재진에게 공정을 설명하고 있다. /포스코퓨처엠

[더팩트ㅣ광양=최의종 기자] "광양 전구체 공장으로 원료·반제품·양극재 자급체계를 구축해 국내 배터리 산업계 발전에 이바지하겠습니다."

10일 오전 포스코그룹 친환경 미래 소재 회사 포스코퓨처엠 광양 전구체 공장 노수진 공장장이 취재진에게 밝힌 포부다. 포스코퓨처엠은 이날 광양 전구체 공장 준공식을 열며 연산 4만5000톤(전기차 50만대분) 전구체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포스코퓨처엠은 전기차 시대가 반드시 올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 업계가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 차량 투자를 지속하고 있으나, 전기차 시대가 왔을 때 뒤처지지 않도록 투자를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포스코퓨처엠은 지난달 13일 총 1조1000억원 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취지다. 그룹 지주사 포스코홀딩스는 5296억원을 출자해 지분율(59.7%)만큼 신주 100%를 인수한다. 최근 전체 임원이 회사 주식을 매입하기도 했다.

금융감독원은 같은 달 23일 포스코퓨처엠에 증권신고서를 보강하라며 정정신고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포스코퓨처엠은 같은 달 26일 정정신고서를 제출한 뒤 지난 5일 자진 정정 형태로 정정신고서를 거듭 제출했다.

포스코퓨처엠은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한 자금을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합작해 짓는 캐나다 양극재 공장과 포항·광양 양극재 공장 증설 등 국내외 양·음극재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투자 사업에 쓸 예정이라고 말했다.

포스코퓨처엠 양극재 광양공장 정문. /최의종 기자
포스코퓨처엠 양극재 광양공장 정문. /최의종 기자

2만2400㎡(약 6800평) 규모 전구체 공장은 포항·양극재 공장과 GM과 합작사인 캐나다 퀘벡주 얼티엄캠 공장 등에 제품을 공급한다. 전구체는 니켈·코발트·망간 등 원료로 구성된 양극재 중간소재(반제품)다. 고온에서 리튬과 결합해 양극재가 된다.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국내 전구체 대중 수입 의존도는 90% 이상이다. 포스코퓨처엠은 전구체 공장을 만들며 '공급망 독립'을 이뤘다. 미국 대중 규제 분위기 속 선제적 투자로 결실을 이룬 셈이다.

한동수 광양양극소재실장은 "미국 IRA(인플레이션감축법) 보조금을 받으려면 국내산으로 커버해야 한다. 포스코퓨처엠은 100% IRA 적격이다. 가격이 비쌀 수 있으나 프리미엄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노 공장장은 공장에 들어서자마자 취재진에게 안전 보호구(안전모·보안경·방진 마스크)와 이물 유입 방지 복장(방진 가운·덧신·헤어캡) 착용을 당부했다. 광양 전구체 공장은 전구체 10억개 중 이물 15개 이하를 관리하고 있다. 이물이 유입되면 불량품이 돼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전구체 공장은 원료 용해→반응→세척 및 탈수→건조→분급 및 탈철(자성이 있는 물질을 탈철하는 과정)→포장 단계로 나뉜다. 공장은 총 10개 라인으로 구성돼 있다. 10개 라인을 총괄하는 중앙운전실에 들어서자 커다란 모니터 10개와 작은 모니터 30여개가 눈에 띄었다.

형광 작업복을 입은 중앙운전실 직원 눈은 모니터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눈이 아플 만한데도 세밀하게 공정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원료 물류 이동과 탱크 레벨 관리, 용액 흐름 등 10개 라인과 20개 반응기를 모니터링한다.

중앙운전실을 나서자, 전구체 공장 핵심 공정인 반응 공정이 눈에 들어왔다. 반응 공정은 용해된 니켈·코발트·망간 원료가 이송돼 레시피에 따라 화학 약품이 투입되는 작업이 진행되는 공정이다. 셀 용량이나 전기화학 특성은 반응 공정에서 나온다.

엄기천 포스코퓨처엠 대표이사 사장이 10일 광양 전구체 준공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포스코퓨처엠
엄기천 포스코퓨처엠 대표이사 사장이 10일 광양 전구체 준공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포스코퓨처엠

노 공장장은 "반응을 하기 위해서는 물이 필요한데 일반 물이 아닌 순수를 사용한다. 순수가 필요하기 때문에 공장 안에는 별도 순수 제조 설비를 갖추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분급 및 탈철 공정을 거친 전구체는 포항·광양과 캐나다 얼티엄캠 양극재 공장으로 이동된다.

전구체 공장 옆에 있는 양극재 공장에 들어서자 후끈한 공기가 온몸을 덮쳤다. 양극재 공장 역시 비자성 이물(구리 또는 아연)이 5μg(마이크로그램)이라도 들어가면 품질 불량으로 부적합 판정을 받아 반품된다. 4.5톤이 품질 불량 판정을 받으면 최소 1억원 이상 손실이 발생한다.

전구체 공장에 이어 덮개와 덧신을 착용해 양극재 공장에 들어서자 벽에 붙은 출입 수칙이 눈에 띄었다. 출입 수칙을 위반하면 1차는 경고, 2차는 1개월 출입 정지, 3차는 영구 출입 정지 조치를 받는다. 그만큼 이물에 대한 경계심이 큰 셈이다.

연간 6만톤을 생산하는 양극재 2공장은 총 6개 라인을 갖추고 있다. 1개 라인은 소성로 3개가 있어, 총 18개 소성로가 있는 셈이다. 소성로 9개씩 위치하고 있다. 이 중 2개 소성로는 1차로서 리튬 전구체를 합성하는 곳이다. 2차는 코발트를 합성하는 곳이다.

양극재 2공장 고재민 공장장은 "양극재 품질 관리를 위해 모든 문, 창문을 닫고 있다. 임의로 개폐하지 못하게 한다. 조업 자재가 들어올 때도 대물용 에어샤워를 거치게 된다. 품질 관리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전구체 원료인 니켈 가격 변동성이 큰 상황은 고민이다. 이소영 에너지소재기획그룹장은 "그룹 차원 역할 분담이 있다"며 "리튬과 니켈 광물 자원 투자를 포스코홀딩스에서 하고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이것을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bel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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